수첩이 A4용지보다 낫다

2019.12.02 22:47

휴먼명조 조회 수:797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낫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회의이든 기자회견이든 무슨 말을 하는 사람이 들고 나온 기억보조장치가 수첩이냐 A4용지냐에 따라 말의 내용과 수준이 달라진다는 가설을 이야기하려는 것입니다.

예전에 있던 조직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고위직들 회의가 있었어요.

이 회의에서는 의례적으로 실무진들이 만들어준 A4에 프린트된 자료를 고위직들이 들고 들어가서 말을 합니다.

언젠가 사장이 이런 관례를 타파합니다.

앞으로 회의에는 A4 들고 들어오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대신 작은 수첩을 들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실무진들은 회의자료를 안 만들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A4용지에 회의자료는 프린트되어 나옵니다.

고위직들은 그 내용을 수첩에 옮겨적어서 회의에 들어갑니다.


회의에 들고 들어가는 내용은 똑같습니다.

A4에 프린트된 것이든 수첩에 손으로 적은 것이든간에요.


그런데 회의의 품질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저의 가설은 수첩에 손으로 적는 과정을 통해서 내용을 더 잘 숙지하게 되었다라는 겁니다.

A4에 프린트된 내용을 열심히 읽어도 머리에는 잘 안 남습니다.

회의 준비용으로 수첩에 한번 적는 게 훨씬 머리에 잘 남습니다.


그래서 수첩이 A4용지보다 낫습니다.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낫다는 말은 아닙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58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46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681
110614 [인터뷰] 위정현 교수 "타다 막는 정부·여당 시대착오적.. 총선말고 국가 미래 봐야" [13] Joseph 2019.12.05 1023
110613 오늘의 편지지 세트와 스티커 (스압) [3] 스누피커피 2019.12.05 314
110612 청와대 - 검찰! 받아라 결전병기!! [18] 도야지 2019.12.05 1247
110611 독재정권들도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는 시늉이라도 했는데 [1] 도야지 2019.12.05 686
110610 보스턴 심포니 공연을 둘 중 어느 것으로 고를까 고민되네요 [2] 낭랑 2019.12.05 461
110609 2019 New York Film Critics Circle Award Winners [3] 조성용 2019.12.05 531
110608 근황 [10] 칼리토 2019.12.05 854
110607 <나>의 한계? [4] 어디로갈까 2019.12.05 692
110606 봉준호 감독님이 보면서 세 번 울었다는, 올해 본 최고의 외국영화로 꼽은 영화는? [4] crumley 2019.12.05 1427
110605 '윤희에게' 보신 분? [6] 가을+방학 2019.12.04 924
110604 조국 좀 그만 괴롭히십시오 휴먼명조 2019.12.04 593
110603 007 No Time To Die 예고편 [3] 예정수 2019.12.04 475
110602 백원우가 참석한 두 번의 장례식 [2] 휴먼명조 2019.12.04 548
110601 아이폰 여는 건 소셜 해킹 말고는 방법이 없나 보네요 휴먼명조 2019.12.04 850
110600 넷플릭스 - [힐다]가 바프타 애니부문 수상했군요 [6] eltee 2019.12.04 426
110599 [이시국에] 넷플릭스 배트맨 닌자 & 카케구루이 [3] skelington 2019.12.04 575
110598 팽당한 나경원씨 [12] 가라 2019.12.04 1553
110597 포드 V 페라리를 보고 [2] 예정수 2019.12.04 712
110596 [여론조사] 국회 마비, 한국당 책임론 53.5% 〉 민주당 책임론 35.1% [7] 왜냐하면 2019.12.04 1170
110595 청와대, 김진표 총리 카드 재검토 [7] 휴먼명조 2019.12.04 65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