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는 정말 올해 본 가장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저를 사로잡았던 장면들에 대해 열거를....


1. 'Mina'의 칸초네

디키와 톰이 나폴리 여행을 갔을 때 여가수가 노래 부르는 걸 톰이 보면서 감동하는 장면.

이때 톰의 눈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 흑백이라서 돋보였던 그 눈물의 존재감!

노래 자체도 너무 좋아서 찾아보니 유명한 노래였군요. 다양한 가수들 버전으로 유튜브 순례를....


2. 카라바조와의 동질감

원작은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이 드라마에서 톰 리플리는 디키보다는 카라바조에게 더 자신을 투영합니다.

그런 생각이 순간순간 튀어 나올 때, 특히 살인을 할 때, 저는 '키야!!!!' 감탄하며 박수를....


3. 라비니 형사의 존재감

이 드라마에서 앤드류 스캇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더 존재감이 느껴지는 인물이 라비니 형사입니다.

마우리치오 롬바르디의 연기는 정말로 정말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소파에 털썩 앉아서 담배를 꺼내는 모습, 내뱉은 연기 한모금을 다시 빨아먹는 루틴의 일관성은 동작 하나하나가 아름다웠고,

코르티나, 아트라니라는 지명이 나올 때마다 "코르티나! 제 와이프가 코르티나 출신입니다." "아트라니! 제 와이프가 아트라니 출신입니다"로 서두를 연다는 거....ㅎㅎ

  

라비니가 "프레데릭 말레즈(Miles)의 친구죠?"라고 묻자 톰이 잠시 생각하다 '프레디 마일즈?'라고 되물으니까 '뭐 어쨌든...' 표정을 짓는 모습도 기억에 남네요.

라비니는 그 이후로도 계속 말레즈라고 말합니다. ㅎㅎㅎ


네, 라비니의 취조는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멋집니다.

특히 톰과 첫 만남에서, 톰이 문을 열자 아래위로 빠르게 훑어보는 라비니 형사의 시선과, 좌우로 그를 탐색하는 시선 촛점 또한 저에겐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4. 단 하나의 컬러!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입니다만....

단 한 장면의 단 하나의 색깔만 컬러입니다. 으아!!!!!!!! 너무 매력적이잖아!!!!!!!!!!!!!!


5. 끝나도 끝이 아니야!

보통 한 에피소드가 끝나면 다음 회 보기를 눌러서 빨리 넘어가실텐데요, 그걸 무시하고 계속 크레딧을 보다보면 소리가 들립니다.

화면에는 보이지 않지만 끝장면에 이어지는 뭔가가 진행됨을 소리로 알 수 있어요.

이야기 전개에 중요해서 꼭 봐야 하거나 하는 장면은 아니지만 듣다 보면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상상을 막 하게 되는...


6. 존 말코비치가 깜짝 출연합니다!!


7. 최종회의 마지막 장면

톰 리플리의 철자가 뭐냐 물어보죠. R.I.P.L.E.Y.

Roma, Imola, Palermo, Livorno, Empoli, Ypsilon....

그리고 강렬한 엔딩!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ㅎㅎㅎ

역시 크레딧을 보다 보면 소리가 들립니다.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톰 리플리가 계속 이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마지막엔....천둥치고 비오는 날 삽질하고 뭔가 둔탁한 것이 떨어지는 소리가....

그리고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톰 리플리는 어딘가에서도 계속.... 



리플리 시리즈가 넷플릭스에서 계속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8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57
126172 여러 가지... [11] DJUNA 2011.07.15 9313
126171 [공지] ‘듀나의 영화낙서판’과 함께하는 서울독립영화제2014 초대 이벤트 DJUNA 2014.11.12 9304
126170 '포화 속으로'의 실제 모델이 되었던 포항여중 전투 [4] 01410 2010.06.04 9303
126169 가장 불쾌한 형식의 전도 [21] Johndoe 2010.06.23 9301
126168 가난한 사람들은 착하고 선량한가? [24] canna 2010.06.06 9301
126167 갈등회피형 타입의 사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34] maxi 2013.01.21 9300
126166 80a보다 70a가 더 섹시한겁니다 [45] 나니아 2015.03.08 9299
126165 강남사람들 왜 욕하나요? [29] 늦달 2010.06.03 9298
126164 "징후적 독해"가 뭔가요? [23] 행인1 2011.08.28 9297
126163 인터넷 알바(혹은 댓글부대) 업계 이야기 [35] 피로 2012.01.06 9294
126162 이력서에 희망연봉 적으라는 건 어떻게 쓰면 되나요? [11] 머루다래 2011.09.03 9293
126161 [결혼바낭] 결심한 이후로 [53] 물고기결정 2013.08.21 9291
126160 토요일 오후에 홍대/영화보고 영어로 수다떨기모임에 대해.. [2] 라인하르트백작 2011.04.03 9290
126159 한국인의 찢어진 눈? (미국 스타벅스 사건) [83] 프레데릭 2012.02.14 9285
126158 <Cuvie>만화가<19금> [2] catgotmy 2010.08.25 9284
126157 찌질이 기자들이 여왕님을 노엽게 했었군요.... [6] soboo 2010.06.06 9278
126156 이게 최선입니다. [34] 라곱순 2013.10.18 9275
126155 라면에 버터를 넣었더니 [7] 오명가명 2013.04.07 9272
126154 요조 어느 대학 나왔어요? [22] 실천잉여비판 2010.11.05 9270
126153 고대 의대생 사건, 전북대 병원 사건, 연달아 빵빵 터지는군요. [17] 푸른새벽 2011.06.04 926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