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 11시즌 후반부 잡담

2010.12.27 21:18

브랫 조회 수:1975

 

- 카운티 ER에서 11년 보낸 카터가 ER을 떠나네요.

10년 전에 카터의 골치거리 실습학생이었던 사람이 신경과 의사로서 (또다른 골치거리를 가지고)와서 카터를 보고 아직도 여기 있냐며 크게 놀라고

10년 전에 아내를 ER에서 잃을때 아내의 상태에 대해 정직하게 말해주지 않았던 카터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살고있는 할아버지도 와서 아직도 당신이 있을 줄은 몰랐다며 이를갈고

발목 골절로 온 11살짜리 소녀의 부모는 그 소녀가 태어날때 ER에서 응급으로 받은 의사가 바로 카터 당신이었다고 말해줍니다.

 

카터는 종신교수직을 얻고 기뻐하지만

후원금 모금에 점수를 얻지 못해 탈락한 수잔이 "나는 이곳에 있어야할 사람, 이곳밖에 없는 사람이지만 너는 아니잖아!"라며 카터를 원망하고...

결국 카터는 캠과 함께 남은 삶을 아프리카에서 보내기로 결정하네요.

어쩌면 그게 가장 카터다운 삶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슈아 카터 외래진료 센터' 건립과 함께 새삼 카터가 얼마나 부자 사람인지 느껴지면서

의대생, 레지던트일 때는 모르겠으나 계속해서 카운티 ER에 머무를만한 이유가 궁색해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요.

존 트루먼 카터는 더 큰 물에서 더 많은 사람을 살릴 능력이 있으니까요.

떠나는 카터의 뒷모습에는 밴튼과 그린의 그림자가 상당히 크게 드리워져 있네요...

프랑스, 영국, 아프리카 문화가 다 섞여있는 꾸밈없는 여인 캠(탠디 뉴턴)은 정말 매력적이예요. 내가 남자라도 반할듯.

 

- 조슈아 카터 외래진료 센터가 세워지면 카운티 ER의 환자군도 좀 변화가 오려나요.

한때, 벤튼과 위버가 앞장서서 ER에 '개흉술' 키트를 도입한 후로 한동안 엄청나게 가슴을 열어제끼더니 11시즌에는 아마 한 껀도 없었지 싶네요.ㅎ

뭐 아예 출연 외과의사의 씨가 말랐으니.. (변태같은 어탠딩 1명 빼구요;;)

벤튼, 엘리자베스, 로마노, 앤스퍼, (초반엔 카터까지)... ER은 거의 외과쪽에 치우쳐있었는데... 이젠 다르지요.

 

- 위버의 장애 원인이 '선천성 고관절 이형성증(congenital hip dysplasia)'이었군요. 생모를 만났을 때 처음 말하네요.

태어나서 버림 받고 겨우 생모를 만났으나 성정체성 때문에 다시 버림받았다고해서 더욱 심해져가는 위버의 히스테릭하고 비인간적인 모습이 정당화되지는 못할텐데요.

 

- 닐라 라스고트라를 누가 'Brainiac'이라고 부르더군요. 너무 딱인듯. 환자나 보호자 상대할 때 어리버리하고 순간 판단을 놓쳐 상심할 때는 많아도

거의 사전 수준으로 툭치면 좔좔 나오는 닐라의 머리가 부러워요. 옆에서 애비도 요긴하게 써먹기도 하고요.ㅋ

 

- 애비는 어째 좀 비호감 되어가네요. 간호사였을 때가 좋았어. ㅠㅠ

뭔가 노련하면서도 말수 적고 쿨했던 애비였는데 R1(인턴)되고는 갈수록 틱틱거리고 시큰둥한 말투에

환자 보는 앞에서 까마득한 스탭들에게 (확실하지 않은 주장을 가지고)대드는 모습까지. 업무가 너무 과중한가 싶습니다.

 

 

- 그냥 한 에피 한 에피 ER의 일상생활이 흘러가서 특별히 기억에 남을만한 에피가 따로 있는 건 아닌데, 후반부에서 두어 개 에피가 기억나네요.

먼저 'middleman' 제목의 에피.

middleman은 물론 응급의들을 말하는 거겠죠. 위급한 상태에서 구급차에 실려온 환자들을 살리고 안정시켜서 윗층으로 올려보내는 일을 하는 사람들.

급박한 상황에서 언제나 정확한 판단과 빠른 행동력을 발휘해야하는 일. 예고없이 밀려드는 온갖 초위급 환자들의 홍수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서 해결해내고 환자의 가족들을 챙기고 짬짬이 동료들끼리 농담을 하며 웃곤하는 그들을 보면 (드라마지만)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하지만 목숨 살려놓고 위층에 연락하면 내려온 각과 전문의들은 어슬렁거리며 나타나서 너무 일찍 불렀다느니 너무 늦게 불렀다느니 왜이랬냐느니 저랬냐느니

쉽게 말하면서 속을 긁어놓죠. 중요한 과정들을 보지도 않은 주제에.

그리고 환자를 데리고 올라가면 깨어난 환자와 환자가족들은 눈앞에 보이는 의사들을(만) 은인인 줄 알고.

어쩌면 전에 캐리의 여친 샌디(소방관)가 표현했듯이 응급실 의사들도 'fire fighter'로서 불을 끄는 일, 어떤 불인지 가리지 않고 꺼야하는 일.

그래서 윗층 양반들이 모르는 재미와 보람이 있는 거겠지요. 그래서 카터가 윗층의 외과에서 ER로 내려온 거였고요. 

그래서 ER이란 드라마가 15시즌을 변함없는 시청률로 달릴 수 있었겠구요. :)

 

- SATC의 미란다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30대 세 자녀의 엄마로 나오는 에피도 재미있었습니다.

의식은 말짱한데 언어중추가 마비되고  몸도 우측이 마비되어 누워있는 상태에서 그녀의 시각에서 카메라가 잡히고 관객이 그녀 머릿속의 말을 들을 수 있는데

그게 너무나 생생하고 그럴듯해서 재미있기도 했고 무섭기도했던 에피였어요.

다행히 심장의가 막힌 곳을 뚫어서 극적으로 회복이 되었는데 매우 드문 경우겠지요.

이때도 코바치와 간호사 1명이 시술실에 따라들어가서 cardiologist인 닥터 케이슨(이사람도 꾸준히 나오는듯)과 다투며(참견하며) 수술 성공하자 기뻐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응급의들이 환자와 환자 상태, 치료과정을 보는 시각과 윗층의 전문의들이 보는 시각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뭐 위에서 말한 애비가 스탭들에게 뎀비는 상황의 발단도 응급의로서 환자에 대한(수술 부작용) 생각이 컨설트 받고 내려온 외과의사들(수술만이 살길)과는 달라서지요.

 

 

- 12시즌은 꽤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 재미있었던 대사들입니다.

 

= 보험도 없는 청소아줌마가 계단에서 굴러가지고 갈비뼈와 여기저기 부러져서 왔는데 알고보니 유방암이 뼈로 전이되어 약해졌던 겁니다.

 

Ray(R1) : That's sucks. She's a nice lady.

Pratt(R3) : I've heard that's a risk factor for cancer.

 

 

= 애비가 실습의대생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수잔 왈,

 

" Hey, haven't you had enough of doctors?"

 

 

= 호기심 많은 여자아이가 다리를 다쳐서 내원. 종알대며 하는 말 :

 

"Are they call resident because they live in the hospital?"

 

 

= 프랫이 막 응급실에 배정된 인턴들을 데리고 다니며 오리엔테이션 시켜주고 있다. 스테이션에는 막 R2가 된 레이, 애비, 닐라가 챠트 정리를 하며 서있다.

 프랫이 인턴(R1)들에게 R2를 소개하는 말 :

 

"I want to take a look at these sad and tired faces. See, you're the before pictures and I want you to meet the after."

 

 

= 11시즌에 나온 대사는 아니고 8시즌 마지막 에피에 나왔던 갈란트의 대사가 넘 웃겨서 적어봅니다. 갈란트는 원래 군인이고 군대에서 의대를 보내준 상태.

카터가 갈란트에게 우왕좌왕하는 ER 환자들을 정리하라고 시켰다.

 

Gallant : Listen, everybody proceed to the north. We'll get you all taken care of.

Old man : Where the hell is 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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