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제가 책 읽다가 핸드폰으로 뭐 검색하는 사이, 그 찰라를

놓치지않고 후다닥~ 폴짝 무릎위로 올라와 우아하게 오침을 준비하시는 꽁.

 

TV에서 <TV동물농장>이 시작되자 역시나 좋아라하며 잠이 깬 꽁군.

'나보다 더 많이 자는 저 녀석은 누구얏!!' 질투하면서 TV동물농장을 바라보더군요.

 

 


11월 20일 오늘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투견현장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꽁이가 아예 고개를 빼고 몸을 곳추 세워서 열혈시청자로 모드전환!

 

 

눈빛이 흔들리면서 끙끙~ 신음소리를 내더니.....휙!!

투견들이 지옥같은 훈련을 받는 장면에서 꽁이는 마음이 무거웠는지

 더이상 TV 시청을 거부하며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주 잠시만 흘깃..무서웠을까요? 

꽁이가 고개를 돌렸을때 화면에 나오는 런닝머신위에서 너무 고통스러운 투견의 저 장면!

 

정말 제가 인간이란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인간의 도박과 쾌락등

그 부끄러운 욕망때문에 저렇게 죽음의 링위에서 서로 물고 뜯고 싸우게 하다가

패배한 개는 보신탕집에 개고기로 팔아버리는 게 순서라니요..  

 

투견들은 싸우지않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을 하지만 투견들이 정말 싸우기 위해

태어났을까요?  투견 역시 투견으로 훈련되기 이전에는 달랐을 것입니다. 어떤 보호소에

투견으로 삶을 살았던 귀가 다 잘린 핏불테리어가 들어왔었는데 지내보니 사람들이 만져주면

너무도 좋아하고 애교도 많은, 단지 정이 고픈 그냥 개일뿐이더라는 말이 새삼 기억납니다.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처럼 힘든데도 러닝머신에 올려져

계속해서 달리지 않으면 목이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을 주는 투견훈련.

투견은 더 이상 모든 생각과 감정을 stop시키고, 그저 내 목숨을 지키려면

상대를 죽여야 한다는 반복학습된 본능만 강하게 만들어 지겠죠.

너무 야만적인 시스템입니다. 구역질이 날 정도예요.

 

비단, 이런 무서운 반복학습은 투견뿐만 아니라 인간들에게도 적용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소름끼쳤습니다.사회면 뉴스들 보면 가관이죠.

나도 모르는 사이, 판단을 멈춘 채 본능과 욕망에 끌려가지 않도록

항상 마음 단도질을 하고 스스로를 돌아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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