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6 14:33
이게 겨울왕국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우울한 얘기 읽기 싫으시다면 스킵하시기를 바랍니다.
"겨울왕국2"에 대한 밑의 글을 읽으면서
"이 영화 참 대충 봤구나"싶어요. 여동생한테 이 영화보기 한 시간 전쯤에 돈을 빌려달라는 충격적인
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거의 제정신이 아닌데 그냥 집으로 가는 것보다
그래도 예매한 영화 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였어요.
적어도 영화볼 동안은 이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죠.
그런데, "겨울왕국2"를 보면서 이 영화가 하필이면 자매애를 중심에 놓고 있었다는 걸
내가 잊었구나 싶었어요. 안나가 엘사에 대해서 지켜주겠다는 이야기를 하는걸 들으면서
펑펑 울었거든요.
"겨울왕국"이 나오면 항상 이 상황이 기억날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디즈니가 가족애를 늘 주제로 쓰고 있는건 알지만
참 이번에는 잔인하게 느껴지네요. "코코"는 그래서 좋아했는데요.
여동생은 저에게 참 특별한 존재고, 저도 안나나 엘사처럼 평생
지켜주고 함께 해주고 싶은 존재지만 현실에서는 그럴 수가 없네요.
암담한 어린 시절의 한줄기 빛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평생 고마워하고,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동생은 참 위태위태하게 살았어요.
'이건 그냥 애니메이션일 뿐이야. 디즈니 애니메이션. 무슨 절대 진리가 아니라구'
나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그만 울긴 했는데 지금도 마음이 정리가 안되네요.
동생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냥 지금 암담해요.
부모님이 평생 빚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처럼 얘도 그러는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드는군요.
애초에 왜 은행 대출을 받았는지, 얼마나 받았는지 등등은 얘기를 안했는데
한번 이렇게 대출을 받고 과연 상환이 가능한지 모르겠어요.
버는 돈은 뻔한데 은행 이자를 어떻게 감당할것인지 모르겠네요.
동생에 대한 내 애정도 돈 앞에서는 별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구요.
2019.11.26 16:33
2019.11.26 18:25
동생한테는 거의 무조건적인 애정이 앞서는 편이에요. 정말 정말 화가 나는 상황이더라도 유일하게
금방 화가 풀리고 뭐든 다 주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거든요.
2019.11.26 16:39
빚 지는 습관이란 게 도박벽이랑 비슷해서 주변에서 필요할 때 금전적으로 도와주는 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죠.
정 그렇게 마음이 안 좋으시다면 대화를 할 방법을 찾아보셔도 좋겠지만 돈 안 빌려준 걸로 자책하실 필요는 없어 보여요.
2019.11.26 18:17
내가 지금보다 재력이 있었더라면 없는 셈치고 그냥 빚 전체를 한꺼번에 갚아줄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한번 갚아주기 시작하면 계속 의지할거라는 생각은 들지만요.
2019.11.26 16:53
은행대출이라면 걱정의 수준에서 가장 낮은 단계일 것 같아 다행스럽네요.
그후가 문제지만요. 그리고 은행빚이 맞는지 여부와 빚의 근원이 무엇이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2019.11.26 18:21
펀드가 아니라서 천만다행이다, 싶었는데 은행이라도 이자는 만만치 않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2019.11.26 22:08
산호초 님의 눈물의 의미는 동질감... 으로 이해했습니다만. 무조건적인 애정이라... 타인이 돈을 주어라말아라 조언할 수가 없는 것 같네요.
산호초 님은 여동생분과 같은 배를 타고 같이 위험을 헤쳐나가거나 혼자서 다 뒤집어쓸 의향이 있으신것으로 보입니다만..
타인들의 조언은 산호초님 혼자만이라도 안전한 곳에 있으라는 얘기죠.
2019.11.26 23:30
결국은 그 애는 그 애의 인생을 살고 나는 나대로 사는 것 뿐입니다. 돈문제에 해줄건 없으니까요.
뭐든 다 해줄거 같았지만 여기까지, 여기까지가 그 애한테 줄 수 있는 내 애정이라는 것이죠.
2019.11.27 13:57
2019.11.26 22:39
2019.11.26 23:34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정신 바짝차린 현실감각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하는데
마침 감정기복도 심하고 뭔가 감정적으로 많이 불안정하게 느껴져요.
동생은 돈문제를 최대한 알리지 않으려고 했으나,,,나한테때까지 손을 벌린거죠.
그런거 보면 나도 참 대책없이 산다 싶어도 경제적으로 그나마 나은게 나라는거에
안도감이라도 느껴야 할까요. 지금부터라도 정신 잘차리고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길을 찾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죠.
2019.11.27 14:01
기생충을 보다가 햇빛 안드는 자취방 때문에 빨래한 옷에서도 풍기는 냄새에 대단히 움츠러들던 제 과거가 생각나 대단히 우울했던 경험이 있네요. 상황은 다르지만 어떤 마음이신지 알 것 같기도 해요. 형제자매가 없는 외동이지만, 우선 대화가 시작이 아닐까, 싶은 주제넘은 조언도 드리고 싶네요. 동생분께 필요한 건 비단 물질적 도움만이 아닐수도 있어요. 누군가 자신을 조건없이 사랑하고 이해하고 신경 써준다는 확신이 있다면, 자신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 판단과 행동도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2019.11.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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