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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자들이 교도소에 갈 때 흔히 "학교 간다"고 하지요. 사실 실제로 교도소나 학교는 그 목적을 공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학교에는 '처벌' 목적이 없긴 하지만, 하여간 둘 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성 및 지식을 교육해서 사회에 나가 적응하고 잘 살 수 있게 하는 기관이니까요.
죄수, 혹은 죄수후보자의 권리는 어찌보면 학생보다 훨씬 자세하게 명시되어 있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고, 고문을 당하지 않으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알고 있는 걸 불라면서 용의자를 패서도 안되고, 교도관도 적법한 처벌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용자를 때리거나 처벌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일부 문제 죄수들 때문에 교도관들이 심리적, 육체적으로 힘들어하고, 그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교도관에게 죄수를 팰 수 있는 권리를 주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그런데 왜 유난히 '학생'은 "패서 인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은 걸까요? 모르긴 몰라도 확률적으로는 그래도 교도소에 있는 사람보다는 학교에 있는 학생이 좀 더 착하지 않겠습니까? 사회에 나가서 사고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강하게 훈육해야 할 필요성도 학교보다는 교도소쪽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럼에도 누구도 "죄수는 교육 대상자니까 때려도 된다"고 대놓고 주장하지 못하는데, "학생은 교육 차원에서 때릴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은 메이저 신문에도 버젓이 나오는 이 광경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막나가는 학생들에게 쩔쩔매는 교사들을 보면서 "학생들을 장악하지 못하다니. 교사가 능력이 없네."라고 쉽게 비웃을 생각은 없어요. 모든 교사가 히메나 선생님일 수는 없습니다. 어찌보면 때리자는 의견보다 더 잔인하지만, 전 학교에서 최소한의 규율을 지키지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본인 및 보호자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가혹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겁을 줘서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겠다면, "때리겠다"고 겁주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협박 수단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차라리 그런 수단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열어주고 싶어요. 필요에 따라서는 형사미성년 제도에 예외를 둬야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하는 막나가는 학생들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때리는 건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p.s. 사실 이 문제는 단지 학교 현장만 두고 토론해서는 답이 안나온다고 봅니다. 미안하지만 결국 그 근본에는 가정교육이 있고, 지금 사회는 부모가 자녀의 가정교육에 힘쓰기 참 어려운 구조죠. 신경써줄 부모가 없을 경우에 대신 신경써줄 사회 시스템도 영 별로고. 뭐 그래도 사실 모든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어려운 법이니까, 그거 어렵다고 일단 패자는 의견은 역시 수용하기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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