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연애와 피자)

2019.12.22 14:18

안유미 조회 수:467


 1.지겹네요. 이제야 토요일이 사라졌어요. 아직 일요일을 삭제해야 하죠. 휴.


 나는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아하고 열심히 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쉬는 건 싫거든요. 쉬는 건...그냥 쉬는 거니까요. 열심히 쉰다는 건 없는 거잖아요.



 2.어제는 작가 모임에 갔는데 밥은 안 먹고 고기만 먹었어요. 오늘 2대2 소개팅인지 뭔지가 있어서 단백질만 먹은 거죠. 뭐 나는 마감도 시험공부도 벼락치기로 하니까요. 한데 빌어먹게도 저쪽 여자가 날짜를 하루 미루자고 했다네요. 짜증나서 피자랑 치킨을 시켜서 와구와구 먹고 싶어요. 데이트를 위해 딱 하루 굶으니까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어요.


 아 내가 '하루 굶었다'라고 말하는 건 실제로 하루를 굶었다는 뜻이 아니예요. '야식을 하루 안 먹었다.'라는 뜻이죠. 우리 인간에게는 야식이 필요하니까요.



 3.이브가 되니까 연애 얘기가 많이 올라오네요. 인터넷 블로그같은 곳들에는 '이런 남자는 피해라'라거나 '당신이 연애를 실패하는 이유'같은 글들이 난무하고 있고요. 그들은 연애를 몇번 해봤다고, 자신이 인간관계에 대해 무언가를 안다는 듯이 말하게 된 거죠.


 어중간한 경험이라는 건 이래서 안좋은거예요. 인간이나 케이스를 유형화시키는 나쁜 버릇이 들게 되거든요. 케이스의 유형화라는건 작가들이 이야기를 쓸 때 취할 건 취하고 이야기 흐름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버리기 위해 만든 거니까요. 어떤 이야기든 작위적이 되어버리거나 '너무 꼭 들어맞게 되어버리는' 이유는 바로 그거예요. 너무 앞뒤가 안 맞거나 너무 앞뒤가 맞아버리는 건 이야기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현실세계는 그렇지가 않죠. 어떤 사람을 다른 어떤 사람에 맞춰 유형화하려고 해봐야 꼭 들어맞는 법이 없으니까요. 



 4.휴.



 5.사실 연애에 빗대 말하는 건 너무 협소한 것 같고...친구관계까지도 그래요. 김영하 같은 사람들이 '나이가 드니 그 많은 친구들이 얼마나 덧없는지 알았다'라거나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느니 난 나를 위한 시간을 갖겠다'라고 말하곤 하죠. 하지만 글쎄요. 내가 보기에 그들은 제어할 수 없는 것을 포기하게 된 거예요. 


 늘 쓰는 거지만 사람들은 사실 어울리는 거 좋아하지 않거든요. 자신이 남을 거느리는 걸 좋아하죠. 그래서 사람들을 거느리는 게 낫다고 늘 쓰곤 하는 거예요. 표면적으로 대등한 사람끼리 모여봐야, 어울린답시고 모여놓고는 자기가 돋보이려고 애를 쓰니까요. 그냥 내게 처음부터 못 나대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사람들을 보면, 나도 좋고 그들도 좋은 거죠.



 6.이건 연애에서도 그래요. 전에 썼듯이 나는 광대가 되거나 지갑이 되거나 둘중 하나를 확실히 하거든요. 많은 여자, 남자들의 문제는 꼭 남의 덕을 보려고 한다는 거예요. 뭐 그것까지는 좋아요. 문제는, 남의 덕을 보고 싶으면 상대에게 납작 엎드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내가 만나본 대부분의 여자들은 내 덕은 보고 싶어하면서, 내 앞에 납작 엎드리는 건 싫어한단 말이죠.


 그래서 그냥 데이트비용을 몽땅 쓰는 여자를 만나는 게 나은거예요. 여자는 데이트비용을 몽땅 내고, 나는 그녀의 말에 3시간동안 맞장구치면 저울의 균형이 맞는 거니까요.


 물론 '몽땅 쓴다'라는 말은 실제로 몽땅 쓴다는 건 아니예요. 7~80%를 말하는 거죠. 나는 착하니까 여자가 두번 사면 나도 한 번 사거든요.



 7.피자를 먹으러 가야겠네요.


 물론 '가야겠네요'라는 말은 실제로 간다는 건 아니예요. 피자를 시켜먹으면 내가 피자에게 가는 게 아니라 피자가 내게 오는 거니까요. 늘 말하지만, 내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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