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리시맨.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절대 폰으로는 영화 보지 말아 달라고 했다던데.. 넷플릭스의 괘씸한 오류 M7353-5101 때문에 절반 가량은 폰으로 볼 수밖에 없었어요. 영감님 죄송..

마틴 스콜세지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 영화는 3시간 가까운 대서사의 끝에 마침내 찾아오는 후반부가 마음을 흔드는 작품이었어요. 마피아 영화에 흥미가 적은데다 사전 지식 없이 많은 정보량을 받아들이다 보니 중간에 좀 지루하기도 했는데, 마지막으로 갈수록 그 모든 건 별로 세세히 기억할 필요도 없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대와 한 사람의 인생, 지극히 건조하게 이루어지는 '페인트칠', 그 끝에 결국 다다르는 초라한 말년, 아빠를 바라보는 딸의 눈빛.. 다 끝나고 나니 이 영화의 분위기에 한 번 더 젖어보고 싶다는 감정도 밀려왔어요.

로버트 드 니로가 비행기 타러 갈 때 조 페시가 선글라스를 맡기고 가라 하는 부분이 여러 장면 중에서 묘하게 기억에 남았어요. 노회한 인간의 의리인지 협박인지 모를 행동 같다고 할까..               

  


- kbs 씨름의 희열 2회. 지난 주 첫 회에는 가장 경량급인 태백급 선수들이 경기를 했고, 이번 주는 한 체급 높은 금강급이 했어요. 소위 씨름계 아이돌 선수들은 태백급에 다 모여 있는지라 2회는 재미가 좀 덜하려나 했는데, 아니 웬걸? 지난 주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날 만큼 재미났어요! 혼자 박수를 치면서 봤다는.. 경량급 씨름의 화려한 기술에다 태백보다 한 체급 높은 중량감이 더해져서 박진감이 넘치더라고요. 씨름은 원래 금강급이 제일 재밌다고 하더니.. 사실 이미 몇 년 전에 유호진 PD가 '금강의 별'이라는 제목으로 씨름 예능을 기획한 적도 있었대요. 기획안이 통과가 안돼서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거의 백중지세인 태백급에 비해 금강급은 3강의 구도가 명확하고, 최강자인 임태혁 장사는 씨름으로 거의 예술가의 경지에 오른 사람 같더라구요. 비록 패기의 최정만 장사에 의해 모래판에 세배하는 굴욕을 당하긴 했지만ㅋㅋ 풍기는 아우라와 여유가 멋졌어요. 정도언 장사는 거의 주저앉은 상태에서도 돌려 뒤집는데 우와!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는.. 찰나에 이루어지는 수싸움이 치열하고, 선수 각자의 경기 스타일도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다음 주에는 태백-금강 체급 간 경기를 하는데, 보니까 한 체급 차이가 생각보다 너무 커보여서 태백급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거 아닌가도 싶고요.. 그래도 무려 지명 대결을 시키는 제작진은 예능 좀 아는 제작진.ㅋㅋ 박정우 태백장사가 넘사벽 선배인 임태혁 금강장사한테 너 나와!를 외치면서 끝이 나는데 너무 웃겼어요. 다음 주도 꿀잼 예상..  


   


4HuTK4n.jpg?1

(태혁이_나오셈.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57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43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636
110685 반자율 주행 [3] 모스리 2019.12.13 695
110684 오늘의 편지지 셋트 (스압) [1] 스누피커피 2019.12.13 663
110683 재판의 세가지 풍경 [4] 칼리토 2019.12.13 1003
110682 되는 일이 없는 영화 그래비티를 이제야 [6] 가끔영화 2019.12.12 727
110681 [석학에게 던지는 5!대질문] 대니얼 데닛 & 케빈 켈리 - 인간의 의식과 AI [2] underground 2019.12.12 482
110680 오늘의 편지지 셋트 (스압) [3] 스누피커피 2019.12.12 308
110679 핀란드 34세 최연소 총리 탄생…12명 여성 장관 임명 [6] McGuffin 2019.12.12 1010
110678 곰탕집 성추행 사건, 대법 최종 확정판결 [9] 좋은사람 2019.12.12 1784
110677 현대자동차 생산직에게 근무 중 와이파이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82] Joseph 2019.12.12 3892
110676 CGV강변 전도연관 헌정식 GV 후기(사진없음) [8] 예정수 2019.12.12 740
110675 [초바낭] 동네 치킨 체인점들 미스테리 [37] 로이배티 2019.12.12 1562
110674 영국 입국심사가 자동으로 바뀌었네요? [8] Wagoo 2019.12.12 1009
110673 이런저런 일기...(심심함, 포방터돈까스, 스파번개) [3] 안유미 2019.12.11 880
110672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1월 16일 개봉 예정! [1] ally 2019.12.11 579
110671 "검사님, 검사님. 저희 판단이 틀릴 수 있어요. 검사님은 검사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해 본 적 없습니까?" [8] 도야지 2019.12.11 1502
110670 오늘의 편지지 셋트 (스압) [3] 스누피커피 2019.12.11 323
110669 스포일러] 곽재식 작가의 ‘판단’, ‘결혼이야기’ 등 [10] 겨자 2019.12.11 1079
110668 공기청정기 청소를 어떻게 하세요? [9] 산호초2010 2019.12.11 947
110667 음식을 대하는 나의 자세 [17] 어디로갈까 2019.12.11 1176
110666 무죄 추정의 원칙 [29] Sonny 2019.12.10 204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