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그만두는 여성분에게 마지막 용기를 내서 다가가보았어요.


우선 그녀가 감기를 앓고 있기에 일요일에 문여는 약국을 찾아서 감기약을 사서


쉬는날임에도 호텔에 가서 몰래 그녀에게 전해줬어요.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쉬고 있었는데


밤10시에 그녀의 송별회가 있다고 해서...


처음엔 거절했어요. 그녀가 절 부담스러워하는 게 느껴졌거든요.


제가 있으면 그녀도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못할 거란 생각에...


그러다가 어쩌다 초대받아서 저도 송별회에 참석하게 되었어요.


근데 주변 사람들도 눈치를 채고 있었는지 아니면 그냥 놀리길 좋아하는 사람들인 건지


노골적으로 저랑 그녀를 엮어주려고 장난을 치는 거에요.


그리고 그녀의 표정이 썩는 것을 지켜봐야 했죠.


사실 이제와서 말하는 거지만 그녀는 제게 그녀의 비밀을 얘기해줬었어요.


그녀는 사실 동성애자였다는 사실을요. 아닌게 아니라 그녀의 프사도 커플링을 낀 여성 두명의 손 사진이었거든요.


그래서 전 그녀가 느낄 낭패감을 이해하고 미안해했어요.


그녀는 술을 잘 못마시는지 소맥 한 잔에 화장실로 가 토하고 쉬러 간다고 하고 방에 들어갔어요.


근데 그녀에게서 곧 톡이 왔더군요.


사실 자기가 동성애자라고 한 건 거짓말이었다고. 프사는 그냥 우정링이고


자신은 모태솔로이며 듬직한 남자가 좋다고.


슬픔씨가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건 알고 있었다고...


뒤통수를 한 방 거하게 맞은 느낌이었어요.


도대체 제가 얼마나 싫었으면...얼마나 부담스러웠으면


동성애자라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절 거부했을까요.


그 사실이 소름끼치게 무서웠고...사실 너무나 실망스럽기도 했어요.


그녀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전 존중해주고 끝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도 않았고


그녀만을 걱정하고 응원해주고 있었는데 그게 다 헛짓이었다는 사실이 어처구니 없더군요.


어쨌든 쓰나쓴 패배감을 삼키며 술이 목에 들어가는지도 모른체 계속 마셨어요.


그렇게...비참하고 씁쓸하게 차였습니다.


참 이렇게 밝히기도 부끄럽네요. 근데 어디다가는 이 감정을 글로 써야 좀 기분이 풀릴 것 같더군요.


제게 매력이 (더) 있었다면...이렇게 비참한 꼴을 당하진 않았겠죠?


가슴이 아픕니다. 제가 뭘 그렇게까지 잘못했나 생각도 들고요.


사랑받을 자격이 없나봐요...근데 사랑받고 싶고 사랑을 주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는데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42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50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768
110850 김동조 트레이더를 아세요? [11] Joseph 2019.12.26 1570
110849 [바낭] 학교생활기록부 [14] 로이배티 2019.12.26 846
110848 David Foster 1929-2019 R.I.P. [2] 조성용 2019.12.26 481
110847 뭉쳐야뜬다 번지점프 왜 여성들이 훨씬 겁이 없을까 [8] 가끔영화 2019.12.25 1069
110846 [바낭] 메리 크리스마스:) [7] skelington 2019.12.25 535
110845 [벼룩] 성탄절의 포근한 겨울옷 벼룩합니다 피뢰침 2019.12.25 431
110844 이런저런 일기...(리수, 크리스마스, 모임) [1] 안유미 2019.12.25 524
110843 [KBS1 발레] 호두까기 인형 [3] underground 2019.12.25 464
110842 [스포일러] 스타워즈: 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단평) [7] 겨자 2019.12.25 866
110841 여행과 변곡점 [13] 어제부터익명 2019.12.25 798
110840 [바낭] 말머리 그대로의 잡담 몇 가지 [18] 로이배티 2019.12.25 1032
110839 [캣츠] 저세상 영화입니다... 충격과 공포! [16] maxpice 2019.12.24 1833
110838 당신은 온라인에서 삶을 살게 됩니다. 매너를 지키는 걸 잊지 마세요. [7] 어제부터익명 2019.12.24 975
110837 듀게 분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8] 튜즈데이 2019.12.24 489
110836 [영업] 진산 마님의 고양이 귀 [2] 룽게 2019.12.24 606
110835 (바낭 화력지원) 아프리카 BJ도 참으로 고달픈 직업이군요. 귀장 2019.12.24 614
110834 (바낭X 근황O) 몸에 관하여, 회사 일상, 발레와 고양이, 노화의 가속도 [8] Koudelka 2019.12.24 947
110833 (맥락 없는 바낭) 요가수업, 멋진 사람들 [5] 그냥저냥 2019.12.24 655
110832 옳고 그름. [9] chu-um 2019.12.24 734
110831 우리는 언제쯤 마크롱처럼 훌륭한 대통령을 가질 수 있을까요? [26] Joseph 2019.12.24 154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