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7 22:25
으흠. 솔로된지 거의 1년쯤 되니까,
다시 사랑을 시작하기 겁나네요.
나이가 이제 20대 후반으로 향하다보니,
다시 어떤 사람을 쉽게 시작한다기가 두렵고,
워낙 영상분야가 불안정하고, 때 돈 벌기가 참 어려워 내몸하나 간수하기 벅찬 직종이라
여자친구에 대한 경제적 책임감도 생각하다보니, 오히려 혼자가 편해요.
거기다가
어떤 사람의 마음을 열기위해 부단히도 애써야한다는 남성특유의 사명이 부담스러워요
생각해보면,
약간의 외로움을 감수할 수 있는 자세만 주어진다면
혼자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커피숖에 항상 여친과 함께 가야하고,
영화를 항상 여친과 함께 봐야하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그런 고정관념이 드는 나이가 지나니까,
오히려 자유분방해지고 편한 건 좀 있죠.
남자 입장에서는 거진 여성에게 맞추는 게 강한데
( 지금까지 만난 여성들은 거의 자기가 원하는 걸 들어주길 원했죠.
그놈의 "항상 내가 필요할 때 있어줄 남자"타령......이제 지겹네요.)
정작 내가 필요할때 여자들은 없고
그걸 남자인 나에게" 내가 그럴 수도 있지 남자가 뭘 그것 가지고 그래?"라고 해버리면
디게 억울한 것도 사실인데
그냥 혼자 지내니까 그런것도 없고 편하긴 합니다.
뭐랄까 참... 연애경험도 여자도 별로 안만나본 20살 때엔,
그게 참 억울하고, 그래서 조급하기도 하고, 남들처럼 행복하지 못한게 자격지심이었는데,
솔직히 길가에 스킨쉽하는 연인들을 봐도 무덤덤하고,
또래 친구들끼리 여자얘기를 해도 이전처럼 호기심어린 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나는 그냥 이렇게 산다식의 인각극장이 되다보니
드디어 내가 20대 후반이라는게 느껴집니다.
예전에 아는 형이 20대 가 저물면
성적인 교감보다 정신적인 교감이 더 끌린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은 사실인가봐요
(몇 번 기회가 되어서 저보다 어린 여자들을 만나도. 이건 뭐 도저히 맞지가 않아요.
그 철없음 받아주기고 힘들고, 너무 생가하는 것도 어리고, 얕고, 징징거리고)
슬슬 전직 죽돌이었던 저도 초식남이 되어가나봐요.
2010.12.27 22:31
2010.12.27 23:48
2010.12.28 01:00
2010.12.28 08:20
2010.12.28 11:45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난 니네들이랑 노는것보다 풀이나 뜯는게 맛있다'면서 덤불속으로 뛰쳐들어가서 풀을 아그작 아그작 씹어먹어야 진정한 초식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