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7 20:00
작가의 책을 모두 다 읽지는 않았지만
나름 은희경 빠? 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번 소설은 굉장히 실망스럽네요
글은 유려하고 담담하면서 깔끔하고 부드럽습니다. 굉장히 잘 읽히고. 심리, 내면 묘사도 잘 되어있고요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성장소설이라기에도 미묘하고 풍자극은 더더욱 아니며 연애소설 또한 아닙니다
느낌을 굳이 말하자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의 은희경식 변주같은데
어울리지 않습니다
중반까지는 괜찮았지만 후반에 급속도로 이야기가 망가져가는걸 보고 이게 연재소설의 한계인가 안타깝기도 했고요
초기작인 새의 선물, 마이너리그에서 비교적 최근작인 단편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의 '지도 중독'에서 느껴진 전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그것은 꿈이었을까'보다는 좀 낫나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거보다 나쁘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제 박민규 더블이나 읽어야겠어요
판형이 거지같은 탓도 있겠지만 읽기 좀 힘드네요.
이번 소설은 인터넷소설로 써서 전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썼다고 하더군요.
이야기 구조라든가, 메시지 같은 걸 생각하지 못하고 즉흥적으로 써내려갔다고...
인터넷 소설은 매회 읽는 독자와 다 완성된 후 책으로 읽는 독자의 의견이 상당히 다를거 같아요.
회마다 리플들을 읽고 어느정도는 방영하게 된다는데, 일정부분 독자가 참여하는 형식의 글쓰기인 셈인데.
인터넷으로 읽는 독자들은 아무래도 좀더 후하게 점수를 주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