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6 19:29
어딘가에서(아마 어떤 소설가의 수필이었던 듯) 읽었는데 에베레스트 등반에 적합한 나이가 35살이라고 하더군요. 체력적 하락선과 커리어의 상승선이 교차하는 점이 35살이라고... 그 문장을 읽었을 때는 '뭐야...너무 나이가 많은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하면 '그게 인생의 에베레스트 같은 지점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30줄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니 체력저하가 심해지네요.
인생의 엔트로피가 최고로 지나가는 지점은...개인적으로 보건데, 뭔가 큰 사건을 마주하는 인생사에 전환점이 되는 순간 같아요. 저는 '당신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같은 수식어를 혐오하는데, 기본적으로 열역학 제 2법칙이 작용하는 게 이 우주의 기본 법칙이잖아요?
그런점에서 인간이 살아오면서 병행해야 하는게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생업으로서의 자기계발이고 다른 하나가 가족구성원을 변경해야 하는 일 같아요. 통상적으로 나이가 많은 부모가 먼저 실직하거나 자녀부양능력이 사라지고 부양받게 될 시점이 도래하다가 생로병사의 이유로사망하니까 몇몇의 사람들은 자기 경제수준이건 무언가가 맞는 짝을 만나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야 하는 거죠. 그게 통념처럼 굳어져 있고요.
그 커리어 하이와 결혼의 지점이 묘하게 에베레스트 오르기와 비슷하단 말이죠.
그래서... '지금이 인생의 최고점이 아직 아닐 거야...'라고 한 때는 생각했지만, 어쩌면 이미 지나갔을 수도 있는 거죠. 35세가 넘어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면 연명 가능한 수준의 일을 하면서 제 분수의 짝을 만나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정년까지 연명가능한 수준의 이직이 어려우니 그냥 자기계발을 해야하는데... 뭐가 커리어 하이를 만드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잠시 혼자 계산하며 따져보니 서른다섯을 그렇게 잡는게 적합하다는 생각이네요.
어릴 때 액션 영화 주인공이 27살 먹은 걸 알고 충격이었죠 스무살 넘으면 노인으로 생각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