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2 11:59
- 스포일러는 없구요.
- 좀비 세상입니다. 주인공 1은 오랜 히키코모리 생활로 애초에 인간을 멀리하며 살던 생활 습관 덕에 좀비 감염도 피해간 젊은이 제시 아이젠버그. 주인공 2는 개인적으로 좀비에게 한이 맺혀서 틈만 나면 좀비를 죽이고 다니며 스트레스를 푸는 트윙키 매니아 우디 해럴슨. 주인공 3과 4는 좀비고 사람이고 다 믿을 수 없게된 판에 본인들이 다 속이고 털고 다니자는 신조로 생존 중인 자매 엠마 스톤과 아비게일 브레슬린이구요.
이 넷이 어찌저찌하다 만나서 관계를 맺고 좀비 세상에서 살아가는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 별로 길게 할 말이 없습니다. 제목에 적은대로 10년 묵은 영화인데... 글쎄요. 10년 전에 봤다면 감상이 달랐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냥 유명하고 잘 나가는 배우들이 우루루 나오는 B급 코미디일 뿐 별다른 의미도 감상도 없네요.
10년 전을 자꾸 강조하는 이유는, 이게 스스로 자기가 되게 참신하고 기발한 이야기라고 뽐을 내거든요. 근데 거기에 거의 공감이 안 됩니다. 솔직히 10년 전에 봤더라도 참신해보였을지 의문인 드립들이 대부분이라...
- 다들 자기 밥값 이상은 하는 배우들이라 배우들 트집을 잡을 건 없는데. 다들 캐릭터가 평평하기 그지 없어서 별로 구경하는 재미가 없어요. 특히 여자 캐릭터 둘은 뭘 굳이 이런 배우들을 데려다 놨나... 싶지만 10년 전의 엠마 스톤과 현재의 엠마 스톤은 위상이 전혀 다르니 이건 좀 과한 트집 같고.
암튼 그나마 우디 해럴슨 캐릭터는 나름 반전도 있고 또 설정도 (진부하지만) 재밌는 편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편이고 나머진 별로였어요.
게다가 보면 이게 분명히 캐릭터 코미디를 의도한 작품이고 그래서 캐릭터들 설정을 튀게 잡아 놨는데, 그게 이야기 전개의 편의를 위해 수시로 망가지고 무시되고 하다 보니 그냥 다 허탈합니다. 캐릭터들이 본인 성격대로 중심을 잡고 서로 부딪히고 어울리며 다양한 상황속을 통과하는 가운데 웃음이 나와야 하는데 그게 전혀 안 돼요. 걍 편의대로 똑똑이가 바보가 되고 소심이가 영웅이 되고 그러다보니 엄...;
- 그냥 엊그제 '버드맨'을 본 김에 엠마 스톤 영화를 하나 가벼운 걸로 보고 싶어서 본 건데, 그래서 10년 전의 엠마 스톤을 오랜만에 구경한 걸로 만족하는 걸로.
그리고 정작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들이 아니라 중후반에 잠시 등장해주시는 '그 분'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웃겨서 웃은 장면이 몇 안 되는데 그게 다 그 분의 분량이었네요. ㅋㅋ
- 결론적으로, 출연 배우들의 팬이 아니시라면 지금 시점에서는 굳이 챙겨 볼 필요는 없는 영화 같습니다.
사실 뭐 아예 재미 없는 영화는 아니에요, 그냥 허허실실 피식거리며 시간 죽일 정도는 되는데 큰 기대는 마시라는 거.
-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버드맨' -> 엠마 스톤 -> 이 영화... 라는 식의 흐름으로 보게 된 영화인데 글 적기 전에 제목으로 검색해보니 속편이 나오네요. 그것도 내일 개봉이에요. 영화 본편보다 이 우연의 일치가 10배는 더 재밌네요. ㅋㅋㅋ
근데... 속편 캐스팅을 보시면 자동으로 1편의 스포일러가 되겠네요. 뭐 벌써 10년전 영화이니 큰 의미 없긴 하지만요.
- 속편의 부제인 '더블탭'은 '확인 사살'이란 뜻입니다. 저도 원래 모르던 단어인데 1편에서 되게 여러차례 언급돼서 강제로 암기한;;
2019.11.12 12:22
2019.11.12 13:14
제가 엠마 스톤을 처음 본 게 '이지A'였는데 검색해보니 그게 이 영화 바로 다음해에 나왔군요. 아마 그 즈음부터 뜨기 시작한 게 맞는 것 같아요.
사실 본문에서 잘난 척을 잔뜩 해 놨지만 10년전의 저라면 지금보단 훨씬 재밌게 봤을 확률이 크겠죠. ㅋㅋ 생각해보면 좀비물이란 게 워낙 매년 수십편씩 쏟아지다보니 최근 좀비물과는 차이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2019.11.12 12:49
2019.11.12 13:16
저는 게임도 꽤 많이 하는 편인지라 좀비 게임들까지 포함시키면 '과장된 유머의 코믹 좀비물'엔 정말 이골이 나서요. ㅋㅋ
2019.11.12 12:55
엠마 스톤 때문에 봤다고 하셔서, 혹시 안 보셨다면 역시 넷플릭스에 있는 [Crazy, Stupid, Love] 살포시 추천 드립니다.
2019.11.12 13:20
출연진만 보면 이런 영화를 왜 몰랐지? 싶은 영화네요. ㅋㅋ
로맨스물이라니 취향은 아니지만 그냥 이번 주를 엠마 스톤 주간인 셈치고 얼른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11.12 13:29
그러니까요. 배우들 이름값도 쟁쟁하고 완성도도 높고 평도 좋은데 심심한 제목 때문인지 어쩐지 묘하게 안 유명한 것 같아요. 엠마 스톤 + 라이언 고슬링 조합만 따지더라도 저는 이 영화가 [라라랜드]보다 훨씬 좋았어요. 그나저나 [좀비랜드]가 별로 안 웃겼다고 하셔서, 로맨스보다는 코미디로서 추천 드린 거예요!
2019.11.12 13:57
이 두 배우 조합이면 <갱스터 스쿼드>도 있죠.
2019.11.12 13:01
2019.11.12 13:21
이 분은 참 나오는 역할들이 일관성 있달까... 그렇네요. ㅋㅋ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씬시티에서 역할이었는데. 이 영화는 코미디이니 그런 카리스마 있는 역은 아니겠죠.
2019.11.12 13:03
10년전 까지는 아니고, IPTV의 무료 VOD로 5~7년전쯤 본것 같은데, 그냥저냥 킬링타임용 영화였다고 생각나네요.
더블탭을 확인사살로 번역했나요? 상대를 확실히 죽이기 위해 몸통에 빠르게 두발 쏘는 권총사격술로 알고 있습니다. 이걸로도 안되면 한발 더 머리에 쏘는게 모잠비크 드릴..
2019.11.12 13:22
그러고보니 그 '모잠비크 드릴' 얘길 이 게시판에서 예전에 봤던 것 같은데...
암튼 '확인사살'로 번역했구요,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는 늘 두 번째를 머리에 쏘더라구요. 몸통에 한 발 쏴서 쓰러뜨리고 두 번째는 머리.
2019.11.12 14:04
TMI지만 근접전에서 첫발에 머리를 쏘기보다는 복부를 먼저 쏘는 것을 권장한다고 합니다.
상대방이 총기를 휴대했을 경우 머리를 맞으면 몸이 뒤로 젖혀지면서 반사적으로 손에든 총기를 발사할수도 있기 때문에 복부를 쏘아 몸을 앞으로 숙이게 함- 그 다음 확인 사살 순서로 교육한다고 하더라고요.
와... 써놓고 보니 되게 쓸데없는 정보네요.
저는 에이밍 컨트롤이 고양이 발 만도 못해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쏘질 못해 늘 총알이 떨어져 죽어요. (RDR2도 그래서 때려치움)
2019.11.12 14:15
2019.11.13 11:14
네 제가 예전에 '모잠비크 드릴'을 접했던 영상이 바로 이 영상이요. ㅋㅋㅋㅋㅋ
2019.11.12 14:29
넷플릭스 목록에서 보일 때마다 그때 재밌게 봤지란 생각이 들면서도, 웬지 다시 보긴 꺼려지더라고요 ㅎㅎ
그래도 그때는 좀비물이 지금처럼 과포화 상태도 아니었고, 재밌는 포인트도 많았고 그랬는데..
2019.11.13 11:18
끝도 없이 나오는 좀비물이지만 최근엔 좀 한 풀 꺾이는 느낌이 들죠.
그래도 대체물을 찾기 전까진 계속 나오겠지만... 암튼 뭔가 한 물 간 느낌입니다.
2019.11.12 15:01
저도 썩 재미있게 본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초반에 나오는 이웃집 예쁜 여자 좀비가 엠버 허드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 봤을 때는 몰랐습니다.
엠마 스톤은 몸매가 좋지 얼굴은 그닥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이 영화 볼 때만 해도 그냥 밉상인 영화 속 캐릭터로만 기억이 됐었습니다.
2019.11.13 11:21
음? 이 영화에서 엠마 스톤 캐릭터가 딱히 밉상짓을 하는 건 없는데... 얼굴 말씀이신가요. ㅋㅋ
되게 미인이라기보단 매력적인 마스크라고 생각합니다. 은근히 아무 역할이나 적당히 잘 어울려서 배우 하기 좋은 얼굴 같기도 하구요.
2019.11.12 22:44
영국에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있다면 미국에는 이게 있다고 해야할까 그런 의미의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싱겁다면 싱거운데 그냥 킬킬대며 보기 딱 좋더라구요.
2019.11.13 11:21
네 그냥 가볍게 즐기기 좋은 좀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상당히 재밌게 봤는데... 그것도 요즘 다시 보면 좀 시시할 수도 있겠네요.
사실 좀비 영화 붐이 한창 불고 좀 애매한 시점에 나온 영화이긴 하죠ㅎ
엠마 스톤은 당시에 봤을 때는 마스크도 신선하고 개성있는 배우라 눈에 확 띄었던 듯요 이영화 즈음을 기준으로 뜨기 시작했죠 아마?
저는 영화 자체도 재밌게 보긴 했어요ㅎ 10년 전이라 그랬나.. 물론 이 영화보다 5년 전에 나온 션오브더데드를 좀 더 좋아하긴 합니다ㅎ
근데 지금 안 사실이지만 좀비랜드가 제작비 2360만달러 쓰고 흥행 수익은 1억달러가 넘는군요
좀비물 한창 유행했을 때도 막상 저렇게 크게 흥행한 작품은 없던데 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