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에 대한 설왕설래가 워낙 많아서 아예 김앤장 출신 변호사 분의 유튜브에서 말하는 걸 좀 시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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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긴 하네요.


이 변호사님의 해당 유튜브에 인상 깊은 내용이 있어서 인용해봅니다.


"제가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이유는 제가 민희진 대표의 편이라서가 아니라, 이번 결정을 계기로 그동안 난무하던 비법률적 주장 간의 불필요한 다툼이나 선동적인 여론전의 전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발생과 국민적 피로감을 크게 줄여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사건마다 다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이번 건에 대해서는 법률적 분쟁 이외에 여론전이 너무 심했습니다.

이건 단순히 하이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이 사건을 받아들이는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것입니다.

사실 대기업이 기성 언론(연예계 관련 언론들)과 사이버 렉카까지 동원해버리면 그 순간 여론은 순식간에 이런 선동에 휘말려 버리죠...

당장 저도 민희진 대표를 일단 비난하고 봤으니... 이후 좀 꼼꼼하게 해당 이슈에 관한 말들을 찾아보게 되더군요.


재판 결과가 나오고나서 이 변호사님의 유튜브 영상을 살펴보니 좀 감회가 다르더군요.

사실 거의 모든 법조인들이 법적으로 배임을 증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이 진격의 고변 이라는 분도 유사한 의견을 보였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민희진이, "어도어"에 배임을 저질렀냐는 것입니다.

이걸 입증하려면 민희진이 어도어에 손해를 끼치면서 사익을 추구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민희진은 어도어에 손해를 끼친 게 없습니다. 하이브를 물먹이려고 했으면 모를까. 

그럼 여기서 어도어를 위해 하이브에 손해를 끼쳐도 되느냐, 라고 할 텐데 이것 역시도 많은 법조인들이 설명했었죠. 

공격적 M&A는 전혀 불법이 아닙니다. 

내가 경영자로서 다른 주주를 끌어들여서 경영자로 있는 회사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면 그건 불법이 전혀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이브 대주주로서 내가(방시혁이) 민희진을 어도어 대표로 앉혀놨는데, 이 사람이 지금 어도어에 손해를 끼쳤다고 언론에 기사를 푼 거죠.


여기서 나오는 이상한 용어가 "경영권 찬탈"입니다.

이건 제가 두번째 쓴 글에서 인용한 다른 변호사님의 지적에서도 동일하게 나오는데요.

이미 민희진이 어도어의 경영자입니다. 그러니까 경영권을 민희진이 갖고 있습니다.

민희진이 민희진으로부터 경영권을 어떻게 찬탈하나요?

민희진이 대주주인 하이브로부터 소유권을 뺏어온다고 하면 모를까... 

이 부분부터 하이브가 민희진을 괘씸한 악녀로 몰아갈 의도가 다분하다고 느낍니다.

찬탈이라는 단어가 너무... 좀 가치판단이 많이 개입해있죠. 물론 대주주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 밖에 없습니다만.


그리고 민희진이 얼마나 나쁜 말들을 했는지 카톡들이 계속해서 풀려나오기 시작합니다.

법원에서도 이번 가처분 금지 인용에서 이 부분을 증거로 채택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과연 왜 일개 국민인 저희가 알아야하는지 저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배임으로 고소를 했으면, 배임으로 판결이 나올 때가지 기다리면 될 일이었죠.

이후 민희진이 얼마나 나쁜 말을 했는지, 누굴 표절했는지, 어떤 작당들을 했는지 "카톡"들이 수없이 돌아다닙니다.

저는 민희진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이런 식의 카톡 자료 살포 및 여론전 유도가 정말 불공평하다고 느낍니다.

간단합니다. 저희는 방시혁이나 박지원, 다른 하이브 임원들의 카톡을 보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민희진에만 초점을 맞춰서 민희진만 심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죠.

아마 이 때부터 하이브는 민희진에게 정식 재판으로 이기기는 어렵겠다는 예상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쥐약을 풀었죠.


사실 대중이 평가해야하는 건 민희진이 아니라 하이브입니다.


이번 사건의 시작점을 어디로 잡을 수 있을까요.

민희진이 부대표와 카톡을 나눴던 시점으로 잡는 분도 있을 것이고, 사재기 의혹 관련 내부 고발 메일을 보낸 시기일 수도 있을 것이고, 혹자는 하이브 걸그룹 1호의 약속을 방시혁이 스스로 파기하면서부터일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즐거우세요?"의 카톡부터 잡을 수도 있겠죠.

저는 이것이 여론전이 된만큼, 하이브가 민희진의 "경영권 찬탈"을 기사로 흘렸을 때부터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인 저희가 이번 건을 알 수도 없고 내부에서 투닥거리다가 정리됐을 건입니다.

세상사람들~ 여기 누가 경영권 찬탈을 하려고 뒤에서 수작질 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그 누구라도 다짜고짜 이렇게 처맞으면 당연히 기분 나쁘죠. 

그 뒤로 온갖 카톡들이 쏟아집니다. 심지어 사이버 렉카까지 동원해서요.


그 뒤로 하이브의 별의별 언플이 다 쏟아졌는데, 그 중에서 제가 특히나 황당하던 건 무당 관련 언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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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체 어쩌라는 것인지?

지나가던 동네 꼬마한테 물어봐도 올조이가 어도어보다 백배 구린 건 알겠습니다...

어도어는 adore라는 단어도 자연스레 연상시키면서 a door 라는 사물로 새로운 곳을 들어가는 계기처럼 딱 느껴지잖아요. 

올조이가 대체 뭡니까...?


그러니까 이런 식입니다.

하이브가 민희진이 무당과 붙어먹었다면서 뭘 잘못했는지를 언플로도 증명을 못해요.

기업인이 무당과 함께 경영을 하면 왜 안됩니까? 뭐가 나쁘면 나쁜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그게 경영인에게 비합리적 선택을 초래할 수 있기 떄문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인에게 비합리적인 선택은 뭡니까?

돈 못버는 거죠. 저렇게 하면 돈이 안벌릴 걸 아는데도 무당이 시키는 대로 하면, 그게 비합리적 경영이고 주술 경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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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이 무당이랑 어울려서 문제라면, 그게 "자본주의적" 문제여야 합니다. 그 외에는 알 바가 아니죠.

대한민국은 연예인들이 무당 가서 이름 받아오는 나라입니다. 그만큼 무속인에 대한 의존이 생활화되어있어요.

어도어가 잘 나갑니다. 그런데 이걸 배임혐의 중 하나로 이렇게 언플을 해버리니까, 민희진 입장에서는 황당할 일입니다.


하이브가 민희진의 카톡을 유출하고 언플하는 게 다 이런 식입니다.

민희진이, 어도어에, 어떤 손해를 끼쳤는지를 증명해야합니다. 그런데 하이브가 그걸 못해요.

이렇게 언플을 하면서 딱 하나면 증명가능합니다. 바로 하이브의 주가가 계속 떨어진다는 겁니다.

하이브가 민희진 관련 언플을 하던 지난 한달간 시총 1조가 날아갔어요. 1억이 아니고, 1조입니다.  1조원이 날아간겁니다.

 

하이브는 언플을 하려면 정확하게 했어야합니다.

민희진 때문에 어도어가 자본주의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고요. 

그런데 그게 아니니까 전부 다 곁다리가 되는 겁니다. 무슨 카톡의 무슨 내용을 가지고 와도 그게 의미가 없습니다. 


회사에서 누가 어떤 문제를 일으켰다고 합시다. 그러면 회사는 그걸 조용히 처리하는 게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뭐하러 일을 키웁니까? 불이 났으면 빨리 끄고, 물이 새면 빨리 잠가야됩니다. 혼란을 정리하고 빨리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가야죠. 

어차피 해임이 가능한 건이면 주주총회로 해임을 하면 되고, 배임이 입증가능하면 고소를 하면 됩니다. 

이것도 저것도 어려울 것 같다고 칩시다. 그럼 차선책으로 뭐라도 민희진에게 경영상의 책임을 묻고 내부적인 해결을 꾀해야합니다.

그런데 하이브가 이걸 안하고 불을 키우고, 물이 더 쏟아지도록 한 겁니다. 왜? 민희진 죽여버릴려고.


민희진을 죽여버릴려고 할 수도 있죠. 필요하다면. 

민희진을 이렇게 매장시켜야 하이브란 회사, 어도어란 회사, 나아가서 소속 연예인들의 명예와 가치를 지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죠.

그런데 이번에 민희진을 언론으로 죽일려고 하면서 방시혁이 어떻게 됐습니까?

돈 날려, 이미지 구겨, 가수들까지도 완전 가치가 떨어져...

자기가 어설프게 독을 풀었다가 민희진이 하이브에 통째로 독을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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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방시혁이 완전히 실패한 겁니다.

자본주의의 문제면, 자본주의적으로 해결을 해야합니다.

푸는 방식도 자본주의적이어야 하고, 그 목적도 자본주의여야 합니다.

민희진에게 자본주의적인 책임을 묻고, 하이브와 자신의 자본을 지키는 목적을 생각했어야죠.

그런데 이게 대놓고 나 방시혁의 힘을 보여주겠어 민희진 너 한번 뒤져봐 라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가니까 싸움이 이상해집니다.

그러니까 자본주의적인 목적 자체가 흐려집니다. 제살 깎아먹는 싸움을 계속 하게 됩니다.

자본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면서 자기 자본의 가치를 계속 잃습니다. 의미가 없어졌어요.

저는 이번 여론전에서 방시혁의 분노밖에는 안느껴집니다. 

내가 너 확실히 보내줄게, 이런 유치한 찍어누르기... 근데 안됐죠. 법적으로도 안됐고 여론적으로 안됐어요.

내가 쟤 완전 개발라버릴거야! 호기롭게 선언을 했는데 바르기는 커녕 자기가 계속 이상하게 얻어맞습니다. 끝내 이기지도 못합니다. 

이러면 아무리 덩치크고 힘이 세도 호언장담을 해놓고 상대방을 못이기면, 상대방이 더 고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거죠.


하이브는 너무 어리석었고, 민희진은 거의 안될거라고 생각하던 재판에서 승소를 하면서 자기 주가를 엄청 올렸습니다. 

2차 기자회견의 타이밍이나 메시지도 너무 좋았고요.

이제 하이브는 빨리 선택을 해야합니다. 

더 욕을 먹으면서도 기어이 방시혁 기분을 위한 선택을 밀고 나갈지, 아니면 자본주의적으로 같이 일을 하고 가치를 만들어나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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