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빈대가 집에 나타났습니다.

2010.09.03 04:09

잌명 조회 수:14345

으아.. 이거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ㅠㅠ

 

한달쯤 되었나? 처음에는 아버지 방에서 여기저기 물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제 방에서 뭔가가 계속.. 저와 제 동생을 물기 시작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모기라고 생각했는데, 제법 무는데다 귓바퀴까지 무는데도 가족 중 누구 하나 웽하는 소리 한번 들은 적이 없었던 게 슬슬 이상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러는 동안 식구들의 피부는 엉망진창이 되었고요... 피가 나도록 긁은 다른 식구들은 물론 손 하나 대지 않은 저까지 아문 다음에도 흉이 지기 시작했던 게 또 이상했죠.

그렇게 많이 물리면 벌레가 보이기나 해야 하는데 통 보이지도 않고요.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시커멓고 작은 벌레를 찾아 죽였는데 누르니까 툭 터져서 피가 나오더랍니다.

이녀석이 문 게 확실해 보였어요.

 

하지만 어디 있는지 통 알 수가 없으니 어떻게 죽일 방법도 없고..

 

결국 지난 주말에 세스코에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얘기했더니 흡혈진드기라고 하데요. 문제는 아파트고 정말 작은 평수인데 견적이 35만원....

게다가 특수방제라 세스코가 전매특허처럼 내세우는 환불보증도 안 해 준답니다.

아버지한테 얘기해보니 35만원! 헉. 좀 생각해보자, 라는 반응이었죠.

저도 이번달엔 돈 쓸 일 없을 줄 알고 적금을 평소보다 더 넣어서 대략 알거지 상태라 방법이 없더라구요.

 

다른 데도 전화를 걸어봤는데 이런 흡혈곤충류는 전문 회사도 자기네가 가능한 기술을 총동원 해야 하기 때문에 비싸고 A/S도 많이 해야 하고.. 그래서 비싸다더라구요. 이사람이 부른 건 최소 50만원 이상.

 

결국 비오킬이라는 걸 사다 뿌렸는데 전혀 효과 없었고, 금요일 새벽인 지금까지도 물고 있네요....

동생은 침구류 때문인 것 같다고 맨바닥에서 자다가 장염에 걸렸고. 그래도 물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합니다.

 

결국 회사 사장을 설득(?)하던 그 마음가짐으로 아버지를 설득해서 겨우 세스코에 신청하라는 허락을 얻어냈죠. 이미 흉터만 한팔당 20개는 되는 듯 해요.

 

이놈 때문에 너무 잠도 안오고 뒤척이고 있는데 겨드랑이 안쪽을 뭔가가 문 것 같아 불을 켰는데 베개를 기어다니는 녀석을 포착!

잡아서 박스테이프에 붙이고 이리저리 관찰해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설마설마했는데... 빈대... 더군요.

길이는 3~4mm정도. 약간 갈색. 등딱지의 주름. 약간 뾰족한 궁뎅이까지.

인터넷에 나온 빈대 사진이랑 완벽히 일치했던 거죠.

 

켁.

 

그런데 컴퓨터를 켜고 사진을 보느라 정신을 파는 사이에 박스테이프에 꼭 붙여놨던 녀석이 사라지고 없어서 깜짝 놀랐어요.

테이프의 끈끈이를 탈출하다니...

겁에 질려서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다행히 CDP 리모콘에 녀석이 붙어있는 거예요.

시선을 주니까 건전지 넣는 뚜껑의 손잡이가 있는 홈으로 마구 기어들어갑니다. 진짜 오싹합니다.

결국 잡아서 휴지로 잡고 꽉 눌러서 터지는 걸 확인하고 휴지에 싸매서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으, 벌레가 터지는 그 느낌이란..

 

매트리스를 자세히 살펴보니, 매트리스 모서리 부근에 갈색 얼룩이 져 있습니다. 확인사살.

 

그것까지 보고 나니 도저히 침대에서 잠도 못자겠고 이런 뻘글을 싸지르고 있습니다.

세스코는 잘 해줄까요? 아침이 되면 얼른 전화해야겠어요....

 

여긴 한국 서울의 아파트고 미국은 커녕 근처에도 갔다온 사람이 없는데 왜.......

동생 유럽 배낭여행 이후인가? 라고 생각하기엔 동생이 귀국한 건 5월 말이라 시기적으로는 너무 멀고.

저도 7월 초에 일본에 갔다오긴 했지만 일본에 갔다와서 빈대가 생길 것 같진 않고...

지금 어디서 자야 할지도 걱정스럽네요. 당장 오늘 출근해야 하는데 이러다 밤 샐 판입니다 ㅠ_ㅠ 아이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8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52
126649 아무 얘기, 잡담 [4] 이오이오 2024.07.07 276
126648 그룹까진 아니어도 본인 팬이 되게 만드는 아이돌 리더 - 엔믹스 또 오해원 상수 2024.07.07 195
126647 [왓챠바낭]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 것도 몰라요(?) '하복'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7.07 277
126646 프레임드 #849 [4] Lunagazer 2024.07.07 78
126645 [성스러운 술집이 문 닫을 때] 잡담 [6] thoma 2024.07.07 238
126644 샤이닝 읽기 [3] catgotmy 2024.07.07 165
126643 이제훈, 구교환 주연의 탈주를 보고(스포있음) 상수 2024.07.07 332
126642 지금 스위스 ㅡ 잉글랜드 심판이 [6] daviddain 2024.07.07 149
126641 [왓챠바낭] 배우 이유영의 능력을 봅니다. '세기말의 사랑'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7.06 373
126640 프레임드 #848 [6] Lunagazer 2024.07.06 46
126639 의사파업 윤석열 정권 catgotmy 2024.07.06 241
126638 고질라 마이너스 원 (2023) catgotmy 2024.07.06 174
126637 독일 ㅡ 스페인 연장전 돌입 [17] daviddain 2024.07.06 192
126636 [왓챠바낭] 막장 SNS 풍자극, '구독좋아요알림설정'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7.06 280
126635 [KBS1 독립영화관] 함진아비, 정동, 유아용 욕조 [1] underground 2024.07.05 391
126634 [디플] 미국식 주말극 ‘디스 이즈 어스’ [6] 쏘맥 2024.07.05 281
126633 관람예절인가 시체관람인가(예술영화관객의 딜레마) [1] 상수 2024.07.05 315
126632 프레임드 #847 [6] Lunagazer 2024.07.05 67
126631 잘생긴 외국인 야구 선수 daviddain 2024.07.05 164
126630 [일상뻘짓]트러플 넌 나의 옥수수감자를 망쳤다 [16] 쏘맥 2024.07.05 25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