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6 09:39
안녕하세요. 며칠전 분량초과했다며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ㅎㅎ
시험보고 하루 이틀은 분량초과에만 전전긍긍했었는데, 이보다 더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걸 뒤늦게 알았어요.
시험 규정에 본인의 신원을 알수 있는 것을 답안지에 적어서는 안된다. 라는 규정이 있었고, 저도 이것을 알고있었는데
제가 글 제목 밑에 아무렇지 않게 제 이름 석자를 적고 글을 시작했다는걸..
시험보고 3일 후에 알게되었어요. 제가 첫 글 올렸을때 어떤 분이 댓글에 절 위로하며 적어주신 내용과 비슷한 실수였지요.
어제 이 사실을 알고는 사실...좀 멍했어요. 실수가 하나도 아니고 두개나..
그것도 작은 실수도 아닌것이 전적으로 제탓이고 아무런 변명을 할수없다는게... 기분이 이상했어요.
방금전 담당자와 통화를 해서 확인한 결과 0점처리 대상이 맞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어제 이미 예상했던 내용이라 크게 아프진 않네요.
제 나이는 두달후면 서른이 되는데, 늦게 시작한 만큼 열심히 준비했고, 첫 대학을 다니면서 학교생활등 아쉬웠던 점들이 많이 떠올라
입시에 더 많은걸 걸게되었던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입시가 꿈 그 자체보다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 오더라구요.
그래서인지 분량 착각했던건 알았을때는 눈물까지 나더라구요. 공부 결정도 힘들었고 과정도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정작 그것보다 더 큰 실수가... ㅋㅋ
제가 늦은 나이에 한예종에가고 싶었던 이유는...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는게 가장 컸어요.
한예종을 나왔다는 백그라운드 그 자체보다는, 거기서 만나게 될 사람들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죠.
직장다니나가 그만두고 관련아카데미도 짧게 다녀봤지만 열의가 부족하달까, 그런것들이 아쉽더라구요
제가 학교에 간다면 나이도 있는 편이니까 으쌰으쌰 끌어가면서 서로 영향받을수있다는게 크게 느껴졌어요.
또 관련 정식교육을 받을수있다는점, 다른 질 높은 수업을 들을수있다는 점 등등... 이래저래 제 꿈을 펼치기에 가장 좋은 조건으로 생각됐거든요.
그런데 사실 꿈이 입시보다 더 큰거잖아요. 이런 생각들을 하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더라구요.
난 어차피 앞으로 5~60년은 더 살거고.. 내 인생에 있어서 입시는 작은 문에 불과한거고... 어차피 올해갔더래도 늦은거였고...
이런걸 정신승리라고 하나요? ㅎㅎ
그래도 공부한 것들이 아깝고, 이런 실수로 실격 탈락해버리니... 한번 더 도전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차피 서른에 가나 서른하나에 가나, 늦은건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ㅎㅎ
2015.11.26 09:53
2015.11.26 09:55
저번에는 글만 읽고 댓글 안 달았었는데 이번에는 댓글 달려고 로그인했습니다.
이미 내부적으로 재도전의 준비를 끝마치신 것 같으니 굳이 위로를 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화이팅 한 번 외쳐드리고 싶네요. 꿈을 향해 달리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홧팅!!!!!
2015.11.26 10:07
늦은 나이 아니에요!내년에 다시 도전하셔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2015.11.26 10:23
에고 토닥토닥... 저는 그 때 너무 흥분상태로 전화해서인지, 시험 결과처리는 극비라 알려줄 수 없다고 해서
뭔가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그래서 내가 실격된거야 아닌거야!!! 하면서 혼자 머리를 쥐어뜯었었는데
글쓴님 덕분에 6년 전 제 입시결과에 대한 궁금증도 덩달아 해결됐네요 8ㅅ8
와신상담하여서 내년엔 꼭 원하시는 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기운 팍팍 드리고싶어요!!
2015.11.26 10:42
2015.11.26 10:53
한예종 영화과에 강의 나가는 사람 말로는 요즘은 분위기가 그닥 좋지는 않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그 사람 개인 생각이겠지만 예전처럼 그렇게 열의가 있지는 않다고 하던데. 한국영화아카데미도 알아보셨나요?
2015.11.26 12:25
2015.11.26 12:47
의젓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칼을 갈 준비를 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저는 학교를 또 들어갈 수는 없어서 대신 제 돈들여 여기저기 가입하고 기웃거리고 실망하고 힘을 얻고 그러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