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불편한 가족안부

2010.09.25 19:13

pingpong 조회 수:3837

 

십년지기 친구가 있습니다. 동네 친구로 초,중학교를 같이 다녔죠.

그런데 고등학교 때부터 자주 못보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1년에 두세번 만나는 식이 되었죠. 스무살이 넘고는 서로 사는 곳이

달라지고 더더욱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그래도 1년에 한번 볼까말까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 친군 적어도

두번이상은 꼭 만나게 됩니다.

 

그 친구와 저는 오랜 시간동안 보아왔기때문에 그 관계도 얇지

않다고 생각해요. 띄엄띄엄 만나도 어색하지않고, 수다도 잘 떨죠.

 

근데 언제부터인가 그 친구를 만나는 것이 불편해졌습니다.

그 친구가 묻는 가족안부 때문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버지의 안부때문이죠.

 

제 아버지는 오년 전 지금 다니시는 회사의 지사로 발령이

나신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2년을 채우시고 다시 본사로 돌아오셨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친구의 아버지 안부묻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친구는 항상 "아버진 요즘 어디 계셔?"라고 묻습니다.

요즘 잘 계시냐는 말만 같았어도 으레 묻는 안부겠거니 하겠죠.

그런데 꼭 저렇게 묻습니다. 물론 저는 우리 아버진 지금 다시 본사로

돌아오셨다고 몇번이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그러려니 했습니다. 아버지와도 안면이 있던 친구라 인사차

묻는 것이겠지 라구요. 그리고 두세번까지는 물어봤던 걸 잊었나, 싶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없이 대답을 해줬죠.

 

그런데 이게 매번 볼때마다 물으니 슬슬 짜증이 나더라구요.

"아버진 요즘 어디 계셔?" 솔직히 왜 이런 문장으로 묻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좀더 평범하게 안부를 물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사실 어제도 육개월만에 만나 또 저렇게 질문을 당하니 저도 곱게는 말이

나가질않더라구요. 그래서 저번에 만났을 때도 말하지않았냐고 좀 짜증을 냈습니다.

(무슨 회사가 허구언날 발령만 내는 것도 아니고 .. 설마 부서이동따위가 궁금한걸까요;?)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별뜻이 없을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만 매번 만날 때마다 저렇게 아버지의 안부를 묻는 친구가 좀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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