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6 14:13
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 관련 영화와 다큐를 다시 찾아보고 있는데
"쉰들러 리스트"는 옛날에 정말 대충 봤는지 지금 보니 참상이 강렬하게 다가와서
감당하기 힘들더군요.
참혹한 고통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많았으나 가장 피부에 와닿았던 것은
게토에 모여있던 유대인들이 불가에 모여서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빵을 먹던 장면이었어요.
"이렇게 다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도 정말 오래간만이다"
"더이상 나빠질 것도 없어"라면서 그들은 그 열악한 환경에서라도 그 정도의 삶에
어떻게든 적응하고 그 짧은 휴식에 너무 기뻐하더군요.
그런데 그나마 유지되던 그 열악한 삶조차 다 파괴되고 더한 지옥이 그들 앞에
기다리고 있다는걸 모른 채 함께 빵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게 마음이 미어지더군요.
그리고, 가스실에 대한 소문을 들려줬을 때의 반응같은거.
말도 안되는 부풀려진 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자신들의 현실이라는걸
받아들이지 못하죠.
광주에서 일어난 일들, 어렸을 때 미용실에서 그 때의 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었을 때의 내 기분도 겹쳐지더군요. 뉴스에 나왔던 일도 아니고 미용실에서
떠돌아다니는 터무니없는 이야기이겠거니, 아줌마들 참 쓸데없는 소리하네, 그러면서
그런 끔찍한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을 리가 없어,라고 무시했던 기억이 났어요.
지금 중동 상황도 뉴스에 나오는건 전면전은 없을것이고 정치적인 흐름이 어쩌구 그러지만
중동에 있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을이 폭격의 대상이 될지 아닐지 불안에 떨면서
하루하루를 살겠죠. 트럼프의 얄팍하고 어리석은 정치적 욕심에 아무런 죄없는 사람들이
희생당하는걸 그저 온세계가 멀뚱멀뚱 보고 있는 상황인걸요.
2020.01.26 14:26
2020.01.26 14:32
중동의 역사에 대해서는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 홍성갑의 이슬람 덕질기가 매우 허술하나마 머릿 속에 들어오게 정리를 해준
방송이었어요. 중간 중간에 잘못된 정보도 많아서 자체적으로 수정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들으면서 상황 이해는 좀 되더라구요.
상당히 중동 상황이 복잡한 이해관계와 신념과 사회상이 얽히고 얽혀서,,,,, 끝이 안나는 지옥같이 보이지만요.
국경은 맞대지 않았어도 이해관계는 깊게 얽혀있는거 같습니다.
2020.01.26 14:46
저는 가끔 당시 독일에서 포르쉐 박사 같은 사람이 신형 전차니 전투기니 이런걸 가지로 입찰-납품 경쟁을 벌였다는 기록을 볼 때마다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어쩌면 당시 사람들은 이 전쟁의 결말이 그냥 1차 대전과 비슷하겠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어요. 쉰들러도 신나게 "종이" 돈을 벌고 그 "종이" 돈을 뇌물이라고 받는 괴트를 보면 비슷한 생각이 들고요
2020.01.26 15:01
"왕좌의 게임"에서 피터 베일리쉬의 "chaos is the ladder"라는 명대사가 떠오르더군요. 처음에는 쉰들러도 이 전쟁 상황을 돈을 왕창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고 사업에 뛰어든 것이고 전쟁을 통해서 부를 이룬 사람들은 정말 많으니까요. 그 사람들한테는 다른 사람들의 죽음같은건 안중에 없었겠죠. 자신의 부를 위해서 못할 게 없는 인간들이니까요.
우리는 이 전쟁이 일어난 이후 수많은 자료와 역사 교육을 통해서 다각도에서 면밀하고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차분하게 상황을 살펴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전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도 몰랐고, 이 전쟁과 홀로코스트가 가지는 엄청난 인권 유린에 대해서 사업가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지하고 도덕적인 판단이 서지 않았던거 같아요. 그 와중에도 다른 사람을 도운 이야기는 존재하지만 정말 정말 기적적인 일이었구요.
2020.01.26 22:54
오늘 '국가 부도의 날'을 봤는데 이거나 그거나..
민초들은 그냥 멋모르고 있다가 온몸으로 겪는거고 리모콘을 쥔 사람은 누릴 거 다 누려가면서 조종하는거고..
중동이 조용한 날이 없어서 도대체 왜 저러나 궁금해서 조금씩 머리속에 담고 있습니다.
수니파와 시아파가 어느 나라인지 알겠다가 모르겠다가 아직도 그러네요.
2020.01.26 23:03
그 일에 대해 결정권을 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비극 따위 안중에도 없는 것 같이 여겨집니다.
큰 그림에서는 그런 "작은" 희생 불가피하다고 정당화할게 뻔한걸요.
우리나 우리의 이웃들이 가지고 있는 하루하루의 일상의 평화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고 그리고
그렇게 쉽게 그 작은 행복이 부셔져 버릴 수 있다는 현실이 마음을 먹먹하게 하네요.
저는 아직도 미국과 중동지역이 왜 원수지간이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국경을 맞대고 투닥거린 역사도 없고, 이념가지고 죽이네 살리네 하는 냉전시기도 아니고, 미국이 석유가 아쉬울 일도 없을텐데요. 죄없는 이들이 죽거나 다치고 기억이 증오로 재생산되는 역사를 왜 사람과 돈을 들여가며 만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