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 전에도 비슷한 글을 쓴 바 있지만 (http://www.djuna.kr/xe/board/13686917),

"택시기사"는 시대 변화에 따라 경쟁력/전문성이 크게 낮아졌지만 + 아직도 license가 필요한 대표적 직종 중 하나이며

"택시"라는 교통수단 역시 경쟁력이 크게 낮아졌음에도 정부의 각종 규제를 통해 보호되고 있는 대표적 산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시대 변화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포함합니다.

- 자가용의 대중화

- 내비게이션의 어마어마한 발전

- 대중교통의 발달

- 대리운전의 확산

- 자율 주행 기술의 발달

- 동력원의 변화 (내연기관 -> 전기 등)

- Personal mobility의 발달


아마 수십년 전에 택시 기사는 분명히 license가 필요할 정도로 전문성이 필요한 직업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더 이상 택시기사가 되기 위해 전문성이 필요치 않은 시대가 되었으며, 이미 크게 낮아진 "택시"라는 교통수단의 경쟁력은 앞으로 거의 0에 수렴해질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택시 산업의 구조조정을 회피해온 결과, 한국은 택시 종사자수가 30만명에 달하고 일본보다 택시 수가 2배 많고 서울의 택시 수는 뉴욕의 5배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버텨왔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포함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타다금지법과 같은, 이미 경쟁력이 바닥인 기존의 산업구조를 보호하는 후진적인 정책이 나오는 데 참으로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택시기사 뿐 아니라 많은 직종들이 이미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그리고 정부+정치권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용기가 없어서 구조조정 없이 방치되고 있고 그 결과 나날이 문제점이 쌓여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심지어 전문직 중에서도 전문성에 비해서 과도하게 보호되고 있으면서 역시 같은 이유로 출구전략 조차도 시도되지 않고 있는 직역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의사/한의학을 포함한 근거 수준 낮은 산업이 대표적 - 참고로 택시/택시기사나 한의사나 한의학을 까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닙니다. 비판은 정부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더구나, 아마 앞으로는 지금은 충분한 경쟁력/전문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다양한 직종들 역시 수요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마 지금 지식 수준으로는 거의 예측이 불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지어 교사/교수나 의사, 판/검사, 변호사 들도 자유롭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정부의 "정규직 확대", "(100% 정규직이고 수요가 사라진다 할지라도 해임할 수 없는) 공무원 확대" 정책 등은 오히려 시간에 따른 직종의 특성과 경쟁력의 변화, 수요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데 큰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우리가 보호해야 할 것은 기본적인 생활과 기본적인 의료, 교육 등을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지, "직종"이나 "직업", "산업" 자체를 그들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유지하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역시 제가 속한 그룹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매일 매일 한 없이 불안한 마음이 고개를 들고 + 과연 미래의 변화를 어떻게 준비해가야 할지 저 역시 마땅히 구체적인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선느 이러한 논의조차도 자유로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심지어 나경원 씨가 택시기사 집회에서 지지를 표명한 것처럼 여야를 떠나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아 더더욱 그렇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64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19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370
110694 [넷플릭스바낭] 해피 데스데이 2 유... 를 봤습니다 [6] 로이배티 2019.12.14 687
110693 Danny Aiello 1933-2019 R.I.P. [2] 조성용 2019.12.14 297
110692 [영화] 닥터 슬립 뒷북 리뷰 [2] 파이트클럽 2019.12.14 635
110691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101~107 [4] 샌드맨 2019.12.13 432
110690 [바낭] 선거제 개편이 위기를 맞았군요 [7] 로이배티 2019.12.13 990
110689 나름 건실하고 부지런하게 살았건만. [15] 고인돌 2019.12.13 1602
110688 배달의 민족이 요기요 모회사인 독일기업에 인수되었군요 [4] 예정수 2019.12.13 1097
110687 계정 해킹시도 (?), Invisible Women, 아동 성학대 [8] 겨자 2019.12.13 931
110686 [넷플릭스바낭] 스페인 학생 막장극 '엘리트들' 시즌 1을 보았습니다 [2] 로이배티 2019.12.13 1339
110685 반자율 주행 [3] 모스리 2019.12.13 694
110684 오늘의 편지지 셋트 (스압) [1] 스누피커피 2019.12.13 662
110683 재판의 세가지 풍경 [4] 칼리토 2019.12.13 1003
110682 되는 일이 없는 영화 그래비티를 이제야 [6] 가끔영화 2019.12.12 726
110681 [석학에게 던지는 5!대질문] 대니얼 데닛 & 케빈 켈리 - 인간의 의식과 AI [2] underground 2019.12.12 481
110680 오늘의 편지지 셋트 (스압) [3] 스누피커피 2019.12.12 308
110679 핀란드 34세 최연소 총리 탄생…12명 여성 장관 임명 [6] McGuffin 2019.12.12 1009
110678 곰탕집 성추행 사건, 대법 최종 확정판결 [9] 좋은사람 2019.12.12 1783
110677 현대자동차 생산직에게 근무 중 와이파이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82] Joseph 2019.12.12 3887
110676 CGV강변 전도연관 헌정식 GV 후기(사진없음) [8] 예정수 2019.12.12 740
110675 [초바낭] 동네 치킨 체인점들 미스테리 [37] 로이배티 2019.12.12 156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