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이 A4용지보다 낫다

2019.12.02 22:47

휴먼명조 조회 수:800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낫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회의이든 기자회견이든 무슨 말을 하는 사람이 들고 나온 기억보조장치가 수첩이냐 A4용지냐에 따라 말의 내용과 수준이 달라진다는 가설을 이야기하려는 것입니다.

예전에 있던 조직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고위직들 회의가 있었어요.

이 회의에서는 의례적으로 실무진들이 만들어준 A4에 프린트된 자료를 고위직들이 들고 들어가서 말을 합니다.

언젠가 사장이 이런 관례를 타파합니다.

앞으로 회의에는 A4 들고 들어오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대신 작은 수첩을 들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실무진들은 회의자료를 안 만들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A4용지에 회의자료는 프린트되어 나옵니다.

고위직들은 그 내용을 수첩에 옮겨적어서 회의에 들어갑니다.


회의에 들고 들어가는 내용은 똑같습니다.

A4에 프린트된 것이든 수첩에 손으로 적은 것이든간에요.


그런데 회의의 품질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저의 가설은 수첩에 손으로 적는 과정을 통해서 내용을 더 잘 숙지하게 되었다라는 겁니다.

A4에 프린트된 내용을 열심히 읽어도 머리에는 잘 안 남습니다.

회의 준비용으로 수첩에 한번 적는 게 훨씬 머리에 잘 남습니다.


그래서 수첩이 A4용지보다 낫습니다.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낫다는 말은 아닙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9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73
110781 블루스 묻은 음악 7곡 [6] sogno 2019.12.20 409
110780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이야기(과연 진짜 목표는 무엇인가?) [7] 아리아 스타크 2019.12.20 1040
110779 많이 변했어요 듀게에 반정부 성향의 유저가 반은 되는 듯 [5] 가끔영화 2019.12.20 978
110778 패턴화된 게시판 [18] cksnews 2019.12.20 1167
110777 15억 넘는 아파트 대출금지에 ㅂㄷ거리는 이유가 궁금해요 [5] ssoboo 2019.12.20 1196
110776 도편추방제가 유일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16] 귀장 2019.12.20 891
110775 이런저런 일기...(불금과 요구사항) [2] 안유미 2019.12.20 541
110774 Claudine Auger 1941-2019 R.I.P. [1] 조성용 2019.12.20 246
110773 [바낭동참] 연말맞이 밀주제조기 [5] skelington 2019.12.20 400
110772 오늘의 둘리 카드(2) [3] 스누피커피 2019.12.20 286
110771 백두산과 에피소드9도 마다할 캣츠 후기 번역 [6] 예정수 2019.12.20 892
110770 크리스토퍼 놀란 신작 테넷(TENET) 예고편(비공식 자막 추가) [7] 예정수 2019.12.20 847
110769 스타워즈 로그원을 다시 봤어요 + 시퀄 이야기 [24] 노리 2019.12.20 662
110768 동네 고양이 생태보고서 4 [4] ssoboo 2019.12.20 514
110767 '상호차단'이라는 기능에 대한 소개입니다. [11] 귀장 2019.12.20 710
110766 [바낭] 바낭으로 충만한 듀게 [33] 로이배티 2019.12.20 1140
110765 제가 신고 쪽지 수집과 결과 대리집행 권한을 얻는 것에 대하여. [46] 잔인한오후 2019.12.20 1367
110764 이 게시판에는 관리자가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관리자가 될 수는 있습니다. [7] 룽게 2019.12.19 858
110763 이제 톰 크루즈의 영화 홍보와 리얼리티 강조는 뗄레야 뗄 수 없군요 [16] 부기우기 2019.12.19 605
110762 게시판 관리자님과 회원 여러분 그리고 ssoboo 에게. [14] 2019.12.19 118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