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udelka님이 이 글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2&document_srl=2319109에서 적으시기를, '

" 다만, 이 부분(성매매 문제) 에 대한 논의는 언제나 대체적으로 남성분들 사이에서 뜨겁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것이죠. 많은 여자분들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또는 앞서 말한 대로 동성에게 요하는 더 높은 도덕적 잣대내지는 이중적 태도로 인한 적대감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 경험치 자체가 지극히 적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성매매에 직접 해당되는 직군이 아니어서인지는 몰라도 '호스트빠'를 근절하자는 구호나 움직임 같은 건 이제껏 못들어봤다는. 쉽게 말해 관심을 갖게 될 만한 루트가 전혀 또는 많이 다른 거죠. 자칫 잘못 건드리면 부스럼이나 만들 수 있다는 오래된 피해의식도 알고 보면 모종의 직간접적인 피해에서 기인한 것일지도요"

라고 쓰셨습니다.

 

저 역시 넷상 토론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관련글도 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관심이 적거나 '동성에게 요하는 더 높은 도덕적 잣대 내지는 이중적 태도로 인한 적대감' 이 있어서는  아닙니다.

(물론 Koudelka님도 '그 보다는....'이라고 덧붙이셨지요.)

 

고인이 되신 아나운서의 일도 결국 어떤 면으로는,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성매매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과 남성에 각각 달리 적용되는 성적 이중잣대와

성별권력차이의 문제가 그 비극 안에 깊이 자리 잡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 성별권력의 문제가 없다면, 어째서 성을 파는 자들의 대부분이 여성이고, 성을 사는 자들의 대부분이 남성일까요,

그리고 성매매 남성 (성을 사는 남성)에게는 돌아가지 않는 손가락질이

성매매 여성(성을 파는 여성)에게만 왜 그리 가혹해지는지 설명할 수 없지요.

 

아, 저는 이런 말을 쓰고자 함이 아닙니다. 그저, 제가 넷상 논쟁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이는 감정적인 차원의 문제입니다.

 

이는, 링귀네님이 Koudelka님의 위 글 아래 쓰신 덧글

"동아리 남학생이 술취해서 동아리 여학생들을 가리키며 너, 너, 너, 너희는 운이 좋았다.
운이 없었으면 어디서 술따르고 몸팔고 있을 수도 있었다, 는 요지의 말을 했어요"

에 대한 제 반응과 연결됩니다.

 

저는 덧글에 썼습니다.

 
"글쎄요, 제가 링귀네님 자리에 있었다면,
'그래, 너도 운이 참 좋다. 남자로 태어난 덕에, 네가 몸 팔면서 손가락질 받을 가능성은 정말 적겠구나, 성폭력에 두려워하며 모든 곳에서 조심해야 할 일도 없겠지. 그 측면에서 우리보다 몇배 운 좋은 네가 우리에게 운좋다 말해주니 고맙긴 한데 넌 너 자신의 운 좋음에 대해 성찰은 하고 있니?' 라고 말했겠지요.
 
그렇게 낭만적으로 접근하는 남자들이, 다른 여성들의 이분법을 공격하기 전에
자기들 안의 성적 이중잣대를 공격하는지, 혹은
성매매 여성들 혹은 빈곤여성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실제로 어떤 노력을 하는지 늘 궁금했습니다.
 
성매매 문제의 본질은 결국 성별 권력 차이의 문제로도 연결되는데
그 권력 차이에서 우위에 서있는 자가
그런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 저는 좀 가증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넷상 논쟁에 끼어들지 않습니다. 남성들이 넷상 논쟁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성매매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어투로 말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해 안되신다면, 흑인들의 빈곤 문제에 대해 백인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권력에 대한 성찰이 없는 채로)
이러쿵저러쿵 탁상공론으로 떠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흑인의 입장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이해 안되신다면, 상관없습니다.

 

넷상 논쟁에 끼어들어 에너지와 시간을 소비하느니

제가 오래 전 현장 봉사활동을 했던 새움터와 같은

성매매 피해 여성의 자활과 자립을 돕는 단체들에

조금이라도 후원금을 내고 관심을 갖겠습니다.

 

 

 

+ 이 글은 논쟁에 대한 참여가 아니냐고 물으실 수 있겠지요.

아니요. 저는 이 주제에 대해 논쟁할 생각이 없습니다. 소통을 거부합니다.  다만, 말하고 싶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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