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아티초크 artichoke 먹기

2011.07.07 21:07

찾기 조회 수:3840

아티초크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희한한 이름을 가진 이 물체는

이렇게 생긴 십자화과 식물입니다.

십자모양으로 잎이나는 채소류에 속하구요, 제가 알기로 뭐 양배추, 양상추, 아스파라거스 같은 애들이 십자화과인걸로 알아요.

 

빅뱅이론 보신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한때 셀든이 몸 챙긴다고 챙겨먹으려다 뱃속에 가스가 자꾸 차서 포기하고 만 식물이기도 하구요. 끌끌끌..

십자화과 식물이 주로 몸 속 해독작용에 도움을 주고 배변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걸로 알고 있어요.

 

영화 줄리&줄리아에서 열심히 버터를 저어 만든 디핑소스에 찍어먹던 야채가 바로 아티초크였죠.

 

꽃 스러우면서도 야채같기도 한데 뭔가 먹을 구석이 없어보이는 외모 때문에 제대로 먹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최근에 이걸 먹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아티초크 삶은 물이 피부에도 좋고 붓기 빼는데도 좋아서 살도 빠진다는 소리에.. 무엇보다 몸속 해독작용에 탁월하다는 말에

이 이상하게 생긴 식물을 삶아먹기 시작했는데요. 너무너무 맛있어요.

 

솥에 물을 한가득 붓고 팔팔 끓인 다음에 깨끗하게 씻어서 기둥을 잘라낸 아티초크를 넣고 센불에서 팔팔 끓이다가

불을 낮추고 한두시간쯤 뚜껑 덮어서 푸욱 삶아내는데요, 이 삶은 물을 마시는 겁니다.

야채 삶은 물이라 처음에는 양배추 삶은 물 처럼 더러운 걸레냄새라도 날까 조마조마했는데 ㅋ 그렇지 않아요.

풀 맛도 흙 맛도 비린내도 나지 않아요. 연하게 우린 깔끔한 차 같은 맛이 납니다. 따뜻해도 차가워도 맛있네요.

이번에는 단 맛을 좀 내볼까 싶어 따뜻할 때 꿀을 조금 섞어뒀다가 냉장고에 넣고 차게 해서 마시고 있는데요

맛이 꼭 집에서 만든 전혀 달지 않은 식혜 맛이랑 똑같네요. 괜히 향수를 자극하는 맛이예요.

집에서 담근 식혜맛이라는 걸 깨달은 순간 항상 명절마다 엿이랑 식혜를 직접 해다 날라주시던 작은할머니 생각도 났구요.

 

처음 몇번은 물만 따라내고 삶은 아티초크는 버렸는데요, 아깝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용기를 내서 먹어보기 시작했어요.

먹는 방법도 희한해서 떼어낸 잎을 다 먹는 게 아니라 이로 두꺼운 부분만 긁어 (혹은 갉아 ㅋ) 먹고 딱딱한 부분은 버리는 식입니다.

대충 구글링도 해보고 유튜브도 찾아보니 각자 입맛에 맞는 아무 소스에 찍어먹으면 된다는데 전 딱히 찍어먹을 게 없어서 그냥 먹어요.

아티초크 드시는 분들, 보통 어디다가 찍어 드시나요?

아 그리고 가운데에 있는 보라색 꽃 같은 부분이랑 수술같은 부분은 먹는건지 버리는건지...

 

암튼 이 삶은 물이 너무 맛있어서 계속 먹고싶은데 아마 한국에서는 파는 곳이 없겠죠..? 뭘 삶아야 비슷한 맛이 날까요.

 

전 아티초크를 먹음으로서 '왠지 신기하게 생겨서 맛이 궁금하지만 수상해서 못먹겠어' 리스트에 있었던 또 하나의 야채과일을 정복한 셈이 되었습니다.

그 리스트에는 커스터드 애플, 스타 프루트, 콜리플라워, 타로 등이 있었구요, 이제 용과라고도 불리는 드래곤 프루드만 먹어보면 대충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내용이 심하게 옆 길로 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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