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외출

2010.12.24 22:33

아이리스 조회 수:1305

 

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텔 부페따윈 가지 않아요. 발렌타인 데이나 어버이날, 크리스마스엔 부페에 가는 게 손해죠.

맛있는 게 널려있으면 뭐해요. 시장판처럼 복닥대는데.

게다가 정말 어이없는 건 뒤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데도 아랑곳없이 스테이크나 새우튀김, 엔가와를 쓸어담는 아주머니 무리들이죠.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 제 선택은 외곽의 조용한 고깃집이예요. 부페는 생일날이나 결혼기념일처럼 다른 사람들과 중복되지 않는 날 가는 거고요.

오늘도 역시 조용한 고깃집에 가서 구제역 무시하고, 생등심을 우걱우걱 하였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술도 한 잔 하구요. 정말 얼마나 오랜만에 마시는 술인지.. 한 병에 무장해제 되더라구요. 그래도 주사부리는 건 싫어서, 냉정을 붙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스타벅스  라떼로 정신을 맑게 하구요.

이렇게 개인적인 일상을 듀게에 올리는 건 아마도 등업하고 첨이 아닌가 싶어요. 그것도 살짝 취중 게시네요. ㅎ

사실은 듀게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요.

스마트폰 덕분에 자주 들어와서 눈팅하고, 가끔씩 테레비 프로그램 얘기를 하며 게시물을 올려 보지만 이곳이 어떤 곳인지 정확하게 감이 안 와요.

어떤 분들은 정말 속엣말을 끌어내놓기도 하고, 어떤 분은 갑론을박 전쟁을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바낭하고.. ㅎ 뭐, 이런 다양성을 존중하는 곳이 듀게라고 칠래요.

저도 항상 어떤 목적을 가지고 듀게에 오는 건 아니니까요.

예전에 소규모 커뮤니티의 일원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땐 정말 그곳에 제 감정의 찌꺼기를 모두 쓸어버렸던 것 같아요. 커뮤니티가 무슨 쓰레받기도 아닐 터인데.

그땐 그런 시절이었죠. 갈등과 방황과 고민이 많았어요. 어렸거든요.

지금은.. 적당히 나이도 먹었고, 감정도 숨길 줄 알아요. 듀게가 제게 어떤 공간이 될 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갑자기 시간이 너무 많아졌고, 주위는 너무 조용하네요.

12월들어 손뜨개를 시작했고, 한동안 보지 않던 영화를 찾아보고, 책을 주문하고, 듀게에 이륙하게 됐어요.

비록 지금은 습관처럼 오게 되는 이곳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너무나 소중한 공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가 오길 바래요.

무엇보다 재밌고, 유쾌했고, 자유로웠던 공간이었다고 추억할 수 있게 되길.

이상 취중 잡담입니다~!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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