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6 19:36
그래서 잡담이나 조금. 며칠 전 듀나 님 리뷰를 보고 영화를 두 편 봤습니다.
그 중 오토 프레민저 감독의 [살인의 해부](1959)
이 감독님의 영화 중 본 게 뭐 있나 찾아 봤어요.
'돌아오지 않는 강'(1954) '슬픔이여 안녕'(1958) '영광의 탈출'(1960) 세 편이더라고요. 모두 예전에 tv에서 보았네요.
기억에 선명하게 남은 순서로 표시하면, 슬픔이여 안녕 > 영광의 탈출 > 돌아오지 않는 강.
'돌아오지 않는 강'은 마릴린 먼로의 노래만 기억나요.
'영광의 탈출'은 아는 게 없던 나이에, 저런 일도 있었나 봄...대단한 유태인...폴 뉴먼 멋있음... 수준의 감상이었고 주제곡이 mbc 주말의 영화 시그널 곡으로 쓰였다는 기억만 있습니다.
'슬픔이여 안녕'은 화제의 작가 프랑수와즈 사강과 진 세버그, 데보라 카, 데이빗 니븐 배우들과 주제가를 부른 줄리엣 그레코까지, 충격적인 조합이었죠. 영화를 볼 당시의 감수성 만만한 나이의 저에게 각인될 수 밖에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슬픔이여 안녕'이란 제목이 직역이긴 한데 우리말 느낌과 달리 Bonjour Tristesse 는 '슬픔아 잘 가(꺼져)'의 의미가 아니고 '슬픔아 왔니(어서와)'라는 아침 인사였단 걸 나중에 알았던 생각도 나네요. 젊고 미숙한 것이 고통스럽고 자기를 주장할 수 있는 일은 망쳐놓는 일 뿐. 많은 젊은이의 헛발질을 무척 서글프게 그렸던 영화였어요. 극동의 아시안 청소년이 이입하긴 어려운 서양 유한계급 선남선녀들의 이야기인데도 잘도 마음을 두근거리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영화까지 네 편을 보고 제목을 훑으니 오토 프레민저 감독님 영화는 소재나 주제가 다종다양한 것 같습니다.
'살인의 해부'는 살벌한 제목과 달리 뭔가 아기자기했어요. 제임스 스튜어트가 변호사로 활약하는 법정물입니다. 그런데 이 변호사와 그의 주변 사람에게는 여유만만, 느긋함, 유쾌함이 느껴집니다. 물론 살인 사건이고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오가는데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없어요. 느와르, 미스터리라고 씨네21에 소개되어 있던데 코미디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미심쩍은 의뢰인이라는 익숙한 내용이었고 살인 사건이지만 편안한 느낌으로 즐겁게 봤습니다.
마무리는 '슬픔이여 안녕'에서 줄리엣 그레코의 노래로.
2024.02.16 21:57
2024.02.17 10:37
시위에 나가실 거라는 글의 제목을 따와서 이런 잡담 글이라 조금 그렇습니다. 노약자를 대신하여 부탁!!
바로 그 제임스 스튜어트의 분위기입니다. 이 배우님은 참 그런 면에서 신기하고 좋아요.
2024.02.17 00:11
듀나님은 '추락의 해부'를 보고 이 영화를 이어서 다시 달리신 것 같던데요 ㅋㅋ 이게 쉽게 구해서 볼 수 있는 영화였군요. 저도 언젠가 시도해 보겠습니다! 여유만만 유쾌한 살인/법정 이야기(?)라니 재밌을 것 같아요. 하하.
2024.02.17 10:44
중심 인물 캐릭터가 그렇다는 것이지 이야기는 심각합니다. 살인이니까요. 진상은 무엇인가! 기억해 두시고 언제 보시길.
시리즈 온에 이 영화랑 듀나 님 이어서 올리신 '모두에게 정의를' 이 있더라고요. 거금(각 1300원)을 투자해서 봤어요. 두 편 모두 재밌게 봤기 땜에 만족했습니다.
이제 저도 '추락의 해부'를 봐야 하는데 내리기 전에 과연 볼 수 있을지.
2024.02.17 20:18
저는 "돌아오지 않는 강"의 마릴린 먼로 노래를 녹음해서 듣고 또 듣던 추억은 있죠.
"영광의 탈출"의 테마곡이 혹시 주말의 명화에 늘 흘러나오던 음악으로 기억되고 있네요.
"살인의 해부"를 기억했다가 한번 봐야겠네요.
2024.02.18 15:37
네 함 찾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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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주신 걸 보니 [살인의 해부]는 제 예상과 좀 다르군요. 묘사해주신 그 유쾌한 분위기는 제임스 스튜어트의 것이라 어느 정도 상상이 되기도 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