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영원의 문에서 를 봤어요.

2019.12.28 17:32

티미리 조회 수:606

고흐에 관심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시길 바라는 영화가 또 나온듯해요.
국내 개봉을 할 줄은 몰랐는데 다행이고
실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봐서 중간중간 꽤 많이 졸아서 아쉽습니다.

고흐라는 인물에 대한 해석이 여타와 다른 것은 분명하고, 그것 자체가 일단 맘에 듭니다. 그 관점 중 맘에 드는 부분과 갸우뚱한 부분이 있고요.

적어도, 예술가의 천재성과 가난을 비범함과 오락으로 소비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것들과 구별돼요.

이 고통의 의미가 대체 무엇인가, 살아생전 누리지 못한 부가 죽은 후 미친 듯 쏟아지는 이 아이러니를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구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게 중간중간 대사와 맨 마지막 장면에 꽤 직접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보신 분들은 그 관점에 동의하시나요?

저는 접근 방식은 흥미로웠고,
해석의 내용이 감동적이진 않았어요.
(종교관과 가치관의 차이일 듯요.)
이 관점을 채택하기로 해서 인물이 조금 단순해진 것도 같아요.
힘든 현재를 사는 인물이 인생의 어느 한순간엔 ‘내 삶과 이 고통이 이러이러한 게 아닐까’ 생각할 순 있지만, (그리고 고흐가 신학 공부를 했고, 목사가 되려고도 했고, 순례자로서의 자신을 비유했던 것도 같고, 신의 뜻을 구하고자 하고 또 사람들에게 뭔가가 되고 싶다고도 했지만 - 이 점은 고흐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으로도 흥미롭게 풀곤 하죠)

그래도, 괴팍한 예술가 고흐의 재현이 넘치는 와중에 이러한 해석과 재현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고통과 시련이 자극적으로 그려지지 않은 점도 좋았어요.

마지막 씬은 너무 직접적이지만, 개인적으로 고흐 현상에 대해 느끼곤 하는 아이러니와 비정함이 집적적으로 담겨있다 생각되기도 했어요.


조용한 영화고,
윌리엄 데포의 연기가 너무 좋고,
특히 그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보고 눈과 손을 어찌하지 못하고 조용히 요동쳐하는 듯한 장면들이 참 좋았어요.

핸드헬드가 많고
의도적인 화면 효과가 이어지긴 하고

그치만 맨정신으로 언제 한 번 다시 보고 싶긴 해요.

첫번째 대사가 꽤 보편성을 갖는데,
그걸 마지막 씬으로 수렴시킨 걸 생각해보면
감독 본인이 의도한 해석을 묵묵히 잘 담아낸 것 같긴 해요.
그게 어떤 명쾌함이나 위로를 줄 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안 어울리게(?)
쿠키 영상이 있습니다. 네, 바로 그 색깔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83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84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223
111100 2020 Producers Guild Awards Winners 조성용 2020.01.19 383
111099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팀 공연을 봤습니다. [10] S.S.S. 2020.01.19 759
111098 영화잡담 - 뱅크잡, Charlie's Country, 꿈의 제인, 기생충 [15] 양자고양이 2020.01.19 835
111097 이런저런 일기...(현실과 인터넷의 대화) [3] 안유미 2020.01.19 491
111096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108~109 [6] 샌드맨 2020.01.19 344
111095 영화 <디아워스>와 마이클 커닝햄+ 필립 글라스 [18] 어디로갈까 2020.01.19 851
111094 디아틀로프 고개 실종사건 [1] 가끔영화 2020.01.18 679
111093 [KBS1 독립영화관] 메이트 [1] underground 2020.01.18 391
111092 김윤석 감독의 데뷔작 '미성년'을 봤어요 [11] 로이배티 2020.01.17 1444
111091 김실밥, 투표 거부와 무임승차 [3] 타락씨 2020.01.17 926
111090 "더 페이버릿, 왕의 여자" 짧은 잡담 [14] 산호초2010 2020.01.17 1028
111089 감히 베토벤의 기분 / 행복한 라짜로 [3] toast 2020.01.17 568
111088 일요일의 남자.. 일요일에 귀국후 공항에서 기자회견 예정 [4] 가라 2020.01.17 1040
111087 삼국지 조조 이야기 [3] 얃옹이 2020.01.17 647
111086 계획 [2] 어제부터익명 2020.01.17 368
111085 [듀게인?] 영상편집용 노트북 추천 구걸합니다 [6] skelington 2020.01.17 482
111084 (회사 바낭) 출장 [10] 그냥저냥 2020.01.16 720
111083 소문의 주인공 [10] 은밀한 생 2020.01.16 1294
111082 조국 사태를 보는 문 대통령의 눈 [2] Joseph 2020.01.16 1060
111081 [바낭] 무어의 법칙 [2] 예정수 2020.01.16 49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