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봤습니다. (스포 다소 있음)

2010.12.26 00:00

livehigh 조회 수:1735

1.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영화는 아니네요. 

오늘같은 날 빈자리가 꽤 있는 것만 봐도 확실하네요.

 

2.

<추격자>를 떠올리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영화입니다.

<추격자>를 봤던 당시, 추운 겨울이었는데 너무 움츠리고 긴장하고 봐서 다 보고 나올 때 어깨가 뻐근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황해>는 그 이상입니다.

긴장하다 못해 탈진 수준에 이를 정도네요.

한국 스릴러 가운데 이렇게 숨막힐 정도의 긴장을 넘어 토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영화가 과연 있었나 모르겠습니다.

김윤석과 하정우의 역할이 <추격자> 때와 오버랩되는 것도 쏠쏠한 재미입니다.

이 두 배우로 스릴러 연작을 계속 찍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담번에는 김윤석이 쫓기고, 하정우가 쫓았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그림이 좀 안되나요? ㅎㅎ

 

3.

'씬 스틸러' 라는 말은 송새벽이 등장한 이후 즐겨 사용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저 말을 알게된 이후 처음으로 이런 배우를 '씬 스틸러'라고 하는구나, 라고 깨닫게 해줬던 배우는 바로 김윤석씨였습니다.

네, 바로 <타짜>의 아귀 역할이었습니다.

아귀와  고니가 화장실에서 만나던 그 순간부터 그 숨막히는 존재감에 눈을 뗄 수가 없었죠,

<황해>에서 면선생 역할을 맡은 김윤석은 다시 한번 그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아, 이런 사람이 실제로 있다면 정말 무섭겠죠? 괴물같아요. 사람에서 감정을 쏙 빼고 본능만 남겨놓은 것 같습니다. ㄷㄷㄷ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만큼 매력이 넘칩니다. 눈이 안 떨어져요. 으아아아.

 

4.

하지만 폭력신의 강도가 사상 최고입니다.

뻑, 쩍, 쫙, 쑥, 써걱써걱, 철철철, 난리도 아닙니다.

친구 녀석은 1시간 40분 이후부터 인내력을 잃어버렸어요. (원래 잔인한 걸 못봅니다)

손도끼와 식칼과 피가 난무합니다. 화면은 시종일관 불안정하고 눈깜짝할 사이에 사람 목이 따입니다. 으으으.

근데 조선족들 액션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것도 같습니다.

어릴 때 홍콩영화를 되게 좋아해서 많이 봤는데, 총을 우당탕탕 쏘기보다 중국집 네모난 식칼로 사람을 내리치는 씬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단순 무식하고, 진짜 무섭죠.

또 이번에는 자동차 액션씬이 많은데요. 후미추돌, 차량 전도, 차량 전복, 정면충돌. 난리도 아닙니다.

특히 부산항 앞에서 길다란 컨테이너 차량이 전도되던 장면은 정말 탄성을 자아내게 하더라구요. 제가 이 동네를 잘 알아서 더욱 그런듯.

근데 잔인한거 못보시면 보시기 좀 힘드실 것 같습니다. 이건 뭐.. 사운드도 장난아님.

 

5.

여튼 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폭력씬이 조금만 덜 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2시간 35분의 러닝타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연기도 다들 너무 잘해서 감탄하게 됩니다. 음악도 썩 잘 어울리게 넣은 것 같습니다.

감독의 다음 작품이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근데 들리는 소문도 있고 해서 나오면서 생각한게,

이 감독은 자신의 폭력성을 영화 창작을 통해 분출하고 있는 건 아닌지,,,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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