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TX 울산개통 요금은 49,500원으로, 기존 경부선(밀양 루트)을 경유한 부산행 KTX와 맞먹습니다.

하지만 시간 대비 비용편익을 따져보면 합리적인 요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간 대부분을 고속신선으로

달리기 때문에 울산까지 실제 걸리는 시간은 기존선 경유 대비 1/2~3/5 정도까지 줄어든 택입니다.


사실 벡터로 보면 엄청나게 돌아가는 것 같아 보이는 노선이지만 실제 노선길이를 스칼라량으로 측정해 보면

기존 경부고속선+재래선 영업거리표에서 불과 14Km 정도 연장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정도는 KTX의 가감속 성능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한 거리여서, 풀 놋치 땡겼을 때 차이는 불과 3,4분입니다.



2. 오히려 KTX의 신선개통 시간단축 효과를 줄이는 주요 원인은 정차역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겠죠.

전형적인 핌피 현상이긴 합니다만... 대표적인 것으로서 영등포정차 및 수원 정차가 생겼지요.

전 모 의원은 이거를 가지고 자기 치적인양 으스대고 있는데 뒷처리  하나도 안 해놓고 어쩔 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하루 2편성 영등포 착발이지만, 지금까지의 통계상으로 미루어볼 때 점차 정차 요구가 늘어나게 됨은

불 보듯 뻔한지라. 영등포의 경우에는 선로 밀도도 높고 조차장 부지도 좁아서 십중팔구 엉망진창으로 꼬일 텐데,

그 뒷처리를 전 모 의원이 하진 않을 것 같군요.(....) - 해결하려면 영등포 역사를 몽땅 뜯을 정도의 대공사가 필요하니;

(이건 어떻게 보면 80년대말 미친듯이 서울의 밀도가 높아지던 시기에 주변용지를 확보해두지 않은 당국 탓도 큼.

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영등포쪽의 화물선로가 꽤 있었고 경인가도 주변부의 유휴지가 드문드문 있었으니까...)



3. 중간에 옆길로 샜는데 다시 울산으로 돌아와서 포커스를 맞춰 보면. 11월 1일 다이어그램(운행계획 계산표) 개정을 보면

경부선 계통 새마을이 상당 부분 학살(?)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


1) 새마을호 연식 자체가 오래 되어(대부분 80년대말~90년대 초 생산) 내구연한인 25년 차령에 거의 가까워지고 있다.

2) KTX를 5년 동안 굴려 보니 처음에는 불만이 많던 승객들의 needs가 점차 우등고속버스/KTX로 양분화되는 패턴이 생긴다.

3) 다른 로컬노선의 새마을호는 멀쩡히 다니고 있다.


사실 1)과 3)은 복합적인 원인입니다. 어떻게 보면 같은 얘기지만 각론에서 약간 그 원인이 달라서... 1)은 기술적 애로사항에 관한 것.

기관차 견인 새마을도 있긴 하지만, 경부선 계통에 다니는 동차는 대부분 PP(Push-Pull)형입니다. 앞대가리 북어머리처럼 생긴 그거.

얘가 MAN제 선박엔진을 본따 한진/대우/현대에서 만든 엔진을 쓰는데, 80년대 기술력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현재의 쩔어주는(!)

중공업 생산품에 비해서는 좀 퍼포먼스가 떨어집니다. - 운행하다 말고 퍼져버리는 경우가 좀 있단 얘기죠. 게다가 차량도 노후화가

진행되니 퍼져버리는 빈도가 점점 늘어납니다. 그래서 요즘은 새마을을 중/단거리 접속열차(예컨대 대구-진해)로 돌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 전철화되지 않은 노선이 많기 때문에, 내구연한 다 될 때까지 이런 로컬선에다 새마을을 굴리기도 하고

아예 무궁화로 격하시켜 굴려주기도 합니다. (명절 때 가끔 얘네들이 특별열차로 뛸 때가 있는데... 걸리면... 로또 뽑는거지요....)


그리고 비용 대 편익.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에서 언뜻 생각하기에는 KTX가 들어오면 '만 원 비싸졌다'는 생각부터 들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실제 이용 데이터를 보니 (5년쯤 축적되니 이제 패턴을 파악할 수 있죠. 너의 공격패턴은 강강약 강강강약 강중약...) 이것이

예상과는 좀 다르게 흘러갑니다.


빠른 교통수단을 원하는 승객들은 비용을 더 주고 KTX를 타고,

느리지만 안락한 교통수단을 원하는 사람들은 새마을이 아닌 고속버스로 가더라....

(실제로 마산/창원지역에서는 이런 패턴이 일어나서 고속버스와 철도, 그리고 시외버스(!)가 피튀기는 경쟁을 벌였습니다.)


이러다보니 철공 쪽에서는 아예 다이어그램에서 새마을 간선편을 학살 -> 로컬선으로 돌려버린 건데.

옛날의 새마을 서비스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좀 아쉬워하는 감은 있지만, 지금 환경에는 맞지 않는 서비스죠.

- 애초에 KTX는 '비싼 고급 교통수단'이 아니라 '선로위의 비행기, 도심에서 도심까지 대량 수송'수단으로 

계획된 것이기도 했고. (비행기와 비교하여 출입절차+도심리무진을 생략하면서도 가격이 싼 운송수단)

- 그리고 새마을은... 솔직히 세계적으로도 참 대단히 독특한 서비스였죠. 지금은 세월에 도태된 감이 있지만

80년대 등장 당시만 하더라도 저 가격에 저 정도 서비스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당시

군사정권의 과시용 목적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초기 새마을은 비행기처럼 음료 서비스도 제공했었죠.

대략 새마을호가 은색 바디에다가 앞머리에 빨간색칠을 해서 꼭 고추장에 찍어먹는 멸치처럼 보이던 시절.



쓰다 보니 또 수습이 안 되는데...


KTX 울산 개통 - 비용 대 편익으로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어차피 가격 생각하는 사람들은 고속버스로 간다. 

KTX 영등포 정차 - 전여옥은 대체 저거 어떻게 수습하려고 일부터 벌여놓고 보는지 모르겠구만....


정도 되겠습니다.



P.S.

이왕 KTX 얘기 나온 김에 좀 다른 토픽. 진영역에 KTX가 정차(...)하면서 

노선이 진영읍내에서 외곽으로 좀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이 신진영역에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병기하자는 요구를 하고 있더군요.

유언에다 작은 비석 하나만 남기라는 뜻은 이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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