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6 21:33
- 1993년작이니 30년 전 추억의 영화네요. 런닝타임은 3시간 6분. 스포일러는 딱히 없어요.
(제목은 '숏' 컷인데 런닝타임 3시간 6분은 무슨 일이고...)
- 도입부 소개 같은 게 무의미해서 대충 요약을 하자면 LA에 사는 11 커플의 일상을 짧게 짧게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마침 LA는 광대 파리의 이상 발생으로 난리가 났어요. 뉴스에선 매일 전쟁이라도 난 듯이 파리 대책이 전달되고 하늘엔 파리 잡는 살충제를 뿌리는 헬리콥터들이 편대 비행을 하고 있네요. 그리고 우리의 11 커플은...
소개는 포기하구요. 가난하기도 하고 잘 살기도 하고 교양 있기도 하고 무식하기도 하고 기타 등등 각자 성격은 다르지만 어쨌든 지금 현재 인생을 그리 잘 살고 있지는 못한 사람들입니다. 이 11팀, 22명 + 알파의 사람들이 며칠간 LA의 같은 시간대에서 보내는 일상, 갑작스레 마주치는 사건들을 무심한 듯 시크하게 슥 훑어 보여주는 이야기에요.
(아무래도 임팩트가 가장 강하고, 또 영화의 메시지도 가장 함축적으로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이것이 아니었나 싶구요.)
- 영화는 1993년산이지만 한국엔 1995년에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전 이거 말고 '20세기 레미제라블'이라는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죠. 이유는 단 하나, 그보다 얼마 전에 '어느 연약한 짐승의 죽음'을 보고 장 폴 벨몽도 아저씨의 간지에 반했거든요. 그래서 그걸 봤는데. 솔직히 별로 재미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체 이게 왜 레미제라블인데?'라는 궁금증만 안고 극장에서 나왔는데...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보니, 어라. 입장할 때 아저씨가 표를 안 받으셨네요. 그런데 그때 참으로 황당하고 부도덕한(...) 생각이 든 겁니다. 표가 그냥 있으니까, 잘 얘기하면 이걸로 영화를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근데 본 영화를 또 보고 싶진 않았고. 제가 갔던 극장은 스크린이 딱 두 개였는데 나머지 하나에서 하고 있던 게 바로 이 영화, '숏컷'이었습니다. 대충 시간도 맞았고. 마침 씨네리에서 이게 걸작이네 뭐네하는 기사도 잔뜩 읽은 후였고. 그래서 매표소 아저씨와의 협상을 간단히 마치고 바로 다시 입장해서 이번엔 이걸 본 거죠. ㅋㅋ 근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20세기 레미제라블'은 상영 시간이 2시간 55분. 이 영화는 3시간 6분이었으니 결국 그 날 하룻 동안 극장에서 영화를 6시간 동안 본 셈이네요. 허허허.
(제니퍼 제이슨 리야 워낙 주목 받던 시기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가만 보면 크리스 펜 저 분도 여기저기 엄청 나오셨다는 걸 30년 후에야 깨닫습니다. ㅋㅋㅋ)
- 솔직히 그 전에 로버트 알트만 영화를 본 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인터넷도 없고 (제) 집에 비디오 플레이어도 없던 시절이라 그냥 영화 잡지에서 몇 줄 읽은 잡지식 외엔 감상에 보탬이 될 아무 정보 없이 그냥 본 거였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22명의 캐릭터들이 와장창창 뛰쳐나와서 몇 분 단위로 바톤 터치를 해가며 전개되는 3시간짜리 영화... 를 보고 뭘 얼마나 이해 했겠습니까만. 참으로 시니컬하면서도 은근히 애잔한 그 분위기랑, 끝까지 다 보고 나니 '어라, 이게 뭔가 하나의 이야기가 되네?'라는 느낌에 감탄했던 것. 이렇게 딱 두 가지는 선명하게 기억에 남았어요. 그래서 언젠간 다시 봐야지... 하다가 이제사 봤습니다. 거의 30년만에요. ㅋㅋ
(아연맨 아저씨의 젊고 느끼하던 시절도 반갑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영화에서 비중은 작은 편이구요.)
- 일단 출연 배우들을 읊어 보겠습니다. 앤디 맥도웰, 줄리안 무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팀 로빈스, 프랜시스 맥도먼드, 톰 웨이츠, 매들린 스토우, 릴리 테일러, 잭 레몬, 매튜 모딘, 앤 아처, 제니퍼 제이슨 리, 크리스 펜, 릴리 톰린, 로리 싱어, 프레드 워드, 피터 갤러거, 그리고 '풋 루즈'의 로리 싱어... 대략 제 기준 유명한 사람들만 늘어 놓아도 이 정도입니다. ㅋㅋ 그리고 영화의 형식상, 나오는 시간은 짧아도 이 사람들이 거의 다 주연이라고 볼 수 있고 그렇죠.
이 중에서 1995년 기준 한국에서 안 유명했던 분들은 지금 다시 보면서 참 반갑고 좀 웃기고 그랬는데요. 특히 프랜시스 맥도먼드를 보고 놀랐네요. 일단 당시엔 그냥 모르는 사람이었으니 ('파고'가 그 다다음 해에 한국에 개봉했죠) 나온 것도 몰랐고, 또 이토록 젊고 생생하며 심지어 맡은 역할도 팜므 파탈 비슷하게 나온 영화를 보게 될 거라 생각을 못 해서 그게 제일 즐거웠어요.
(그러고보면 아역 배우들도 엄청 나오는 영화인데, 어째 단 한 명도 이후 성인까지 배우로 버텨낸 분이 없더군요. 허허.)
- 그 유명한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박혀 있긴 한데. 그게 카버의 원작 소설 하나를 각색한 게 아니고 이 양반의 단편 아홉 개를 각색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뭉쳐 버린 걸로 유명하죠. 아주 도전적인 작업이었을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 결과물은 아주 좋습니다. 물론 제가 원작 아홉편을 다 읽어본 팬이 아니니까 하는 말입니다 그냥 영화만 보면 이것 자체로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걸 의심할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매끄럽게 잘 붙어 있거든요. 물론 원작들을 관통하는 일관된 테마가 있으니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걸 이렇게 합쳐서 멀쩡하게 하나로 만든 것도 참 대단한 능력이구나 싶었구요.
다시 보면서 감탄한 건 일단 편집이었습니다. 각본을 애초에 그렇게 잘 썼으니 가능한 거지만 어쨌든 되게 느슨하게 연결된, 그리고 그 중 몇몇은 사실 아예 따로 노는 이야기들을 되게 자연스럽게 하나의 흐름으로 엮고 연결해서 보여줘요. 바로 전 커플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을 다음 커플 이야기의 첫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잇기 위해 같은 테마, 비슷한 상황을 공유하도록 짜 놓았는데 그게 참 그럴싸해서 '사실 앞 커플이랑 지금 얘들은 이야기 속에서 한 번도 안 만난 별개의 이야기인데?' 라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동안엔 거의 안 들어요.
또 이야기의 리듬이 되게 좋습니다. 얼핏 보면 대충 끊어지는 것 같은데 끊고, 또 이어가는 타이밍이 적절하고 각자의 분량 배분, 순서 설정도 좋아서 등장 인물이 너무 많다는 게 단점이 아니라 장점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런닝타임은 180여분이지만 커플이 11팀이니 팀당 시간은 16분 밖에 안 되잖아요? 그렇게 짤막한 이야기 열 한개를 보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서 지루할 틈이 거의 없더군요. 이 팀 저 팀 계속 건너 뛰다 보니 '이번엔 또 누구야? 얘들은 무슨 상황이었지??'라는 생각을 내내 하느라 강제로 집중 당한 것도 있었구요. ㅋㅋㅋㅋ
(릴리 톰린은 이때 이미 '나이 든 아줌마' 역할이었는데 아직도 현역... 톰 웨이츠는 뭐, 허허. 너무 잘 어울려서 그냥 배우 같습니다. 미국의 김창완(...) 같아요. ㅋㅋ)
(우리 아메리칸 스윗 하트께서도 나오시구요. 이 짤을 위의 짤과 나란히 붙여 놓은 이유가... 음.)
- 그래서 뭐 결국 무슨 이야기냐면...
간단히 말하면 현대인 비판. 뭐 그런 거죠. 겉과 속이 다르고, 이기적이고 탐욕스럽고, 각자 다 자기 연민만 쩔고... 그리고 뭣보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 그런 부분을 이리저리 놀려대고 야유하다가 가끔은 정말 정색하고 까기도 하구요.
앞서 말 했듯이 이 중 몇 명은 정말 큰, 인생을 바꿔 놓을만한 사건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그 외의 대부분은 대체로 별 거 없이 시시콜콜한 일들만 좀 겪다가 이야기가 끝나 버리는데요. 뭐 11팀이나 되는 사람들이 싹 다 중대한 파국을 맞으면 그것도 괴상하겠죠. 영화 클라이막스 처리하기도 힘들 거고... ㅋㅋ
그런데 이 또한 대략 조율이 되고 의도한 대로 만들어진 부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영화의 컨셉 자체가 'LA 주민들의 우중충 찌질 피곤한 며칠' 뭐 이런 느낌이라서 굳이 모두 다 격렬한 체험을 시킬 필욘 없는 것이고. 또 이렇게 되니까 더 현실적이라는 느낌도 들구요. 가만 보면 등장 인물들도 거의가 비호감 풍자 타겟들이지만 그 와중에 슬쩍슬쩍 멀쩡한 사람들이 섞여 있는 것도 비슷하게 현실성을 유지해주는 부분 같았어요.
그냥 개인적으론 '공허함'이라는 표현이 자주 떠올랐습니다. 다들 내면이 텅 비어 있거나, 아님 인생이 허망하거나 그런 느낌이고. 이야기의 결말도 많이 그래요. 뭔가 기적(?) 비슷한 게 일어나는 척 하다가 그냥 무심하게 슝~ 지나가 버리는 것 또한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된 느낌.
('풋 루즈'에서의 강한 젊은이 캐릭터와 완전히 반대되는 역할이었는데.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그래도 맡은 일 착실히 잘 해주신 로리 싱어씨.)
- 근데 뭐 영화의 의미니 뭐 이런 것에 대해선 이미 수십년간 쌓인 비평들이 있으니 굳이 제가 또 따지고 들 생각은 없구요. ㅋㅋㅋ
중요한 건 이게 3시간 6분이나 되는데도, 게다가 노장의 걸작 소리를 듣는 별로 안 상업적인 의도로 만든 영화인데도 그냥 한 번에 슥 볼 수 있을만큼 재밌다는 것.
그냥 대충 봐도 와닿는 게 있으면서 웃기고 슬프고 씁쓸하게 다양한 감정들을 체험할 수 있는 영화니까 어렵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구요.
그래서 혹시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시도해보셔도 좋을 법한 영화... 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원래 그냥 '재밌는 영화'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그렇다는 거.
끝입니다. ㅋㅋㅋ
+ 폴 토마스 앤더슨이 이 영화를 그렇게 좋아해서 '매그놀리아'를 만들었다는 얘긴 전부터 들었는데. 정작 그 영환 안 봤어요. 이상하게 안 보고 싶더라구요.
++ 몇몇 캐릭터들의 국부 노출 씬이 있습니다. 야하단 느낌 전혀 없이 걍 일상의 '아이 부끄러' 같은 느낌으로 연출되어서 별 문제될 건 없지만 어쨌든 블러는 붙어 있구요. 다만 딱 한 남자 캐릭터만 블러의 혜택을 못 받아서 그만... (쿨럭;)
+++ 매들린 스토우를 참 오랜만에 봤는데. 다시 보니 예쁘긴 확실히 예쁘셨네요. 매력도 있구요. 뭐하고 사시나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내년에 나온다는 티비 시리즈 '웰컴 투 데리'라는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으셨어요. 뭐라고? 데리?? 하고 확인해보니 맞네요. '그것'의 프리퀄격 이야기랍니다.
++++ 이야기 구성을 잘 해놔서 중요 인물이 22명이나 나오는 이야기 치곤 크게 헷갈리는 게 없었는데, 제겐 릴리 테일러와 프랜시스 맥도먼드를 자꾸만 헷갈리는 몹쓸 병이 있어서 딱 이 두 분만 몇 번 헷갈렸습니다. ㅋㅋㅋ 저만 이런 건가요!!!
+++++ 가만 보면 대체로 '정말로 나쁜' 역할들은 거의 남자들이 맡고 여성 캐릭터들은 상대적으로 죄가 적은 편이네요. 아니 사실 가장 큰 죄는 여성 캐릭터가 짓는데 나쁜 사람으로 묘사가 안 되어서... ㅋㅋ 그리고 그 와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재수 없는 놈들을 꼽자면
이 분들이 제 원픽입니다. 마지막에 크게 사고 치는 모 캐릭터가 더 나쁘긴 한데, 그 일 직후로 영화가 끝나 버리니까요. 결과적으로 가장 불쾌했던 건 이 분들인 걸로. ㅋㅋ
2023.09.17 00:26
2023.09.17 13:35
2023.09.17 08:40
베니스 수상작이라고 몇년에 봤었는데 가장 놀랬던건 엄청 유명한 배우들이 단역급으로 나온다는거고
둘째는 쓸데없는 노출이 엄청 많다는거 특히 줄리엣무어 하반신 노출은 아직도 무슨의미인지 모르겠어요
2023.09.17 13:38
2023.09.17 15:43
아니 블러를 하려면 다 하든가 대체 왜 흉한 것(!)만 보여주는 것입니까... 대체 블러의 원칙을 알 수가 없어요. 엊그제 공공의적 클립을 보았는데 칼로 찌르고 머리깨고 하는 장면은 전부 놔두고 담배만 블러를...
2023.09.18 10:53
맞아요. ㅋㅋㅋ 특히 왓챠나 티빙의 홍콩 영화들 보면 거의 다 케이블 중국 영화 채널 방영분이 소스라서 담배 블러는 피해갈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칼로 찌르는 건 나오는데 칼날은 블러 처리해놓은 경우도 매우 많구요. 이게 뭐하자는 플레인가 싶죠. ㅋㅋ
2023.09.17 10:41
이 영화가 극장 개봉했을 때 봤습니다. 바로 이전 해에 감독한 '플레이어'(이 영화도 93년에 개봉했습니다)로 이미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었고 평도 좋았거든요. 볼 때는 흥미진진하게 보았는데, 다시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라서 사연들이 다 생각나지는 않네요. 하지만 낚시꾼 일행들이 가장 불쾌한 사람들이라는 건 기억납니다. 실제로 누가 피해를 본 것은 아니라는 의미에서 아주 나쁜 짓이라고 할 수는 없을 텐데,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가 있냐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무신경함이 기가 막히는 사연이었어요.
2023.09.17 14:03
2023.09.18 10:17
언젠가 [숏컷], [매그놀리아], 그리고 [크래쉬]를 연달아 본 적이 있었지요. [매그놀리아]는 당연히 [숏 컷]에게서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지만, 선배 못지 않은 내공과 개성을 보여준 걸작이었지요.
[숏 컷] 크라이테리언 DVD에는 원작 단편 모음집도 같이 나와서 영화 보기 전에 한 번 읽어봤었지요. 특히 생일 케이크 관련 에피소드의 마지막에서 가슴이 정말 울컥했는데, 영화에서도 거의 눈물 날 뻔 했지요.
알트만 영감님은 1992년 [플레이어]와 1993년 [숏 컷]으로 연달아 오스카 감독상 후보에 올랐지만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해서 탈 가능성이 처음부터 아예 없었지요. [고스포드 파크]의 경우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지만, 그 때는 [뷰티풀 마인드]의 해였고, 나중에 [프레리 홈 컴패니언] 나오기 직전에 오스카 명예상을 뒤늦게 안겨 주었지요.
2023.09.18 20:32
아이고 그 세 편을 연달아 보시다니 런닝타임은 둘째 치고 인물 관계도가 머리 속에서 꼬이진 않으셨는지요. ㅋㅋㅋ
생각해보면 그 케이크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들에 비해 이질적이다 싶을 정도로 감성적이었어요. 심지어 마무리도 가장 바람직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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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반대로 매그놀리아를 보고 아직 이걸 못봤습니다 ㅋㅋ PTA가 로버트 알트만을 워낙 존경해서 이런 수많은 앙상블 출연진으로 3시간 러닝타임까지 맞췄다는 건 나중에 이것저것 검색해보다가 알았죠. 그러고보니 줄리안 무어는 두 작품 다 나오네요.
글을 읽다보니 저도 괜찮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매그놀리아는 첫시도 때는 중간에 좀 졸기도 했고 별로 와닿지가 않았었는데 재시도에 성공(?)해서 이후로는 주기적으로 한 번씩 봐주는 작품이 됐거든요. 배우들 보는 재미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아요. 마약 끊기 전 악마의 재능 시절 토니 스타크도 궁금하고 릴리 테일러, 고인이 되신 숀 펜 동생 분의 이름도 반갑네요. 톰 웨이츠가 미국의 김창완 정말 딱이네요 ㅋㅋㅋㅋ 릴리 톰린 여사님은 로버트 알트만 작품에 꽤 자주 출연하신 것 같더군요. 유작인 '프레리 홈 컴패니언'에도 나오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