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3 23:50
(아마 스포일러나 스포일러 비슷한 게 있는 글이 되겠죠)
일단 제 기준으로는 1,2편 제외한 속편 중에는 제일 낫더군요.
완성도는 3편과 이번편이 비슷한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3편에서 닉스탈의 존코너는 싫어서ㅠ 클레어 데인즈도 매력을 별로 못살린 것 같고요..
이번 편에서 특히 도입부의 CG가 괜찮았어요
린다 해밀턴과 주지사옹의 젊은 모습이야 디에이징기술 발달을 감안하면 그렇다 쳐도
에드워드 펄롱의 어린시절 모습을 그렇게 완벽하게 복원하다니ㅎ
사라 코너의 등장씬도 괜찮았어요.
확실히 임팩트 있었던 등장이었고
오리지날 여주인공에 대해 예우(?)를 안해줬다는 평들도 있는 것 같지만 그 정도면 멋있게 잘 나온 거 아닌가 싶네요ㅎ
맥켄지 데이비스의 액션도 괜찮았고요.
영화를 위한 굉장한 운동과 훈련이 필요했겠지만..
단단함이 느껴지는 몸과 움직임들이 멋지더군요.
그리고 시리즈 자체가 시대에 따라 변하는 여성주의(?)를 보여줬는데
(90년대의 여전사, 2000년대 여자 터미네이터)
이번에는 주역들이 온통 여자들이어서, 예고편만 보았을 때는 약간 어색하거나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우려와는 다르게 너무 자연스럽게 만들었더군요
물론 훌륭한 배우들의 덕이 컸던 듯..
다만 (시간여행 덕후 입장에서) 신경쓰이는 몇가지는..
아놀드옹의 T-800이 터미네이터 출몰 장소 시간을 어떻게 미리 알았다고 했죠?
개연성에서는 중요한 부분인데 그냥 못알아듣겠는 단어들을 쓰면서 어버버 하고 대충 뭉게버린 것 같아서ㅎㅎㅎ
그리고 수학 물리 이런 부분은 인간을 가볍게 능가할 것 같은 미래 인공지능은 평행우주 개념을 너무 잘 알 것 같은데(만약 진짜 평행우주라는 게 존재한다면요)
성공해봤자 본인들을 구원해주지는 못하고 새로운 평행우주를 만들 걸 알면서도 꾸준히 과거로 터미네이터를 계속 보내는 것도..ㅎㅎ
평행우주의 기계들을 위한 넓은 동지애인가 싶은..ㅎㅎㅎ
2편에서 사라코너 일행이 타임라인을 바꿨는데, 바뀌기 전 (스카이넷이 실재하는 타임라인의) 미래에서 온 T-800이 바뀐 (스카이넷이 지워져버린) 타임라인으로 끼어들어와서 영화 초반부의 거사(?)를 치르는 내용도 잘 이해가 안되고.. 이 영화에서 시간여행을 어떻게 정의한 건지 궁금해지는 부분..
또, 그간 여러번 또 찾아 온 터미네이터들을 사라코너가 차례대로 모두 처치해왔다는데..
그 터미네이터들은 누굴 죽이러 왔었을까... 뭐 다들 리전이 보내온 터미네이터고 대니를 죽이러 왔는데 사라코너는 그간 터미네이터들의 목적도 모르고 기계적으로 죽이기만 했을 수도 있긴 하겠죠.. 다만 아무리 그렇게 짜맞추어도.. 그 많은 터미네이터를 한번에 안보내고 하나씩 순서대로 찔끔찔끔 보내는 건 기계답지 않은 굉장한 비효율이라는 생각이...ㅎㅎ
위에 지적한 부분들은 제가 잘못 이해한 부분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ㅎㅎ
암튼 뭐 오락영화로서의 재미를 깎아먹을만한 부분은 아니라 재밌게 봤어요ㅎ
2019.11.04 00:47
2019.11.04 09:09
그르게요 나름 괜찮은 조합이어서 더 보고싶긴 하더라고요ㅎ
무례한 그레이스에 대한 이야기가 다른 사이트에서도 종종 나오던데,
제 기준으로는.. 사라코너가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면 그럴 수도 있겠지란 생각을ㅎㅎ
2019.11.04 06:40
2019.11.04 09:10
그게 정답이긴 합니다!!ㅎㅎㅎ
엔드게임이든 터미네이터든.. 자네가 우긴대로 하시게...껄껄껄
2019.11.04 07:39
2019.11.04 09:26
그쵸 그렇게 생각하고 만든 거긴 할텐데..
쓸데없이 촘촘이 따지는 저같은 사람들은.. 항상 중요하지 않은 부위를 끈질기게 지적하곤 하죠ㅎㅎ
만약 타임라인 1이 사이버다인을 습격하지 않고 스카이넷이 제때 출현하는 미래라면..
2편으로 스카이넷의 출현을 막은 (결국에는 리전이라는 새로운 인공지능이 한참 지난 후에 스카이넷 대신 나타나겠지만..) 타임라인 2가 생긴 거고..
스카이넷이 미래에서 여러 개의 터미네이터를 여러 시간대에 보낸 거라면, 결국 타임라인 1의 미래에서 타임라인1의 여러 과거 시점에 보낸 뒤 각각 그 시점에서 새로운 타임라인으로 분기되는 평행우주들을 만드는 건데...
이번 편의 내용대로라면 타임라인 1의 미래에서, 2편의 결과로 분기된 타임라인 2의 98년도 쯤에 또 하나의 터미네이터를 보낸 거죠. 이번 편에서 T-800이 "나를 보낸 미래는 없어졌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니 스카이넷이 있었던 타임라인 1에서 온 게 맞고요.
결과적으로, 본인이 속한 타임라인 말고 다른 타임라인의 과거로도 터미네이터를 보낼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남는.. (SF 영화에서 작가가 설정만 그렇게 만들면 불가능할 게 있겠냐 싶긴 하지만ㅎㅎ)
...뭐 이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엄밀히 잘 들어맞는 시간여행 영화가 없긴 하겠죠ㅎㅎ
맞아요 파동을 감지한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좀 게으르고 두루뭉술한 설명이었던 것 같은 인상이었습니다ㅎㅎ
사라 코너 등장 시점은.. 5편에서 주지사옹이 미리 좌표 시간을 알고도 교통체증으로 늦게 온 적이 있어서 이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하는 쓸데없는 생각을..허허허 아니면 극적인 등장을 위한 사라코너의 자체적인 노림수ㅎㅎㅎ
2019.11.04 09:17
이번 작품을 2번 보고 이 영화의 시간여행과 우주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고 미리 적어둔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There's no fate but what we make for ourselves'
본작의 좋은 대사이지만 이건 <백투더퓨쳐식 우주관>에서나 통용될 격언이지 거기서 파생된 이번 <엔드게임적 우주관>의 영화에서는 철모르는 소리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2번을 봤지만 의문점이 더 확실해져요.
기존 T 1,2는 백투더퓨쳐 우주(단일우주라고 하겠습니다)-미래에서 온 자가 현재를 바꾸면 미래도 변하는-이고 T2까지의 사건으로 스카이넷의 미래도 사라진 세계인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번 영화부터는 그 단일우주에서 갈라진 다른 파생-평행우주로 보입니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기존 3,4,5편과 사라코너연대기까지 아우르는 설정이 되겠죠.
사라코너연대기의 각본가가 본작에도 참여했다던데, 과연 둘이 비슷한 설정이 많아서 흥미롭더군요. 3,4,5편의 냄새도 골고루 묻어있고요.
만약, 단일우주의 T2세계관에서 T2의 엔딩 이후 생긴 엔드게임적 우주(평행우주)의 미래(=현재를 바꿔도 미래는 안바뀌고 평행우주가 하나 느는)에서 다시 T2의 단일우주로 온 그레이스가 이곳을 바꿔봤자 자기의 미래엔 영향이 없지않나요? 글고 어떻게 단일우주에서 파생된 그레이스의 우주에서 이곳으로 온 걸까요? 두 우주의 분기점이 T1,2까지의 우주라서?
많이 생각해봤는데 역시 터미네이터의 우주관은 등장인물들은 백투더퓨쳐식 단일우주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엔드게임식 멀티버스다- 인 것 같습니다. 미래에서 대니가 보낸 그레이스가 과거에서 죽어버렸으니, 백투더식 단일우주관이라면 미래의 대니는 그레이스를 과거로 보낼수가 없어지지 않나요?
한가지 헷갈리는것이 현재의 어린 그레이스가 자라서 대니와 만나면 되지 않은가? 인데.. 두 그레이스는 그레이스 1과 그레이스 2로 다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분리되는 엔드게임적 평행우주관의 존재지요. 지금의 어린 그레이스가 커서 또다시 과거의 세상을 구하러 과거로 돌아가도, 그 과거는 또다른 파생우주이지 자신이 있었던 우주와는 다른 곳이지요. 제 머리로는 여기까지인것 같읍니다..
(사실 무슨 터미네이터들이 찾아올때 파동이 느껴져서 알수있네 어쩌구 말하는 칼이야말로 토니 스타크급의 엄청난.. 수퍼테크놀로지의 시간여행 관측기를 제작했다는 소리인데 저는 이게 가장 얼렁뚱땅 넘어간 뜨악한 설정이라고 봅니다)
나아가서, 백투더퓨쳐 시리즈의 우주도 사실은 엔드게임적 우주라고 생각해요. 같은 공간에 마티가 두명 존재한단 것 자체가 이미 멀티버스가 생성된것 아닐지..?
근데 T 1,2까진 사라와 존을 죽이기위해 스카이넷이 과거로 보낸 터미네이터의 cpu땜에 스카이넷이 만들어진 거잖아요? 그럼 리전이 렙9를 보내서 과학자들을 몰래 만나서 cpu와 미래의 기술을 그 사람좋은 미소로 웃으며 선물하면 대니고 뭐고 죽일 필요조차 없이 인류는 패망하지 않을까요. 아님 귀엽게 어디 칩을 묻어놓든가, 택배로 부치든가.
반면 그런 생각도 듭니다.
'왜 터미네이터를 한대씩만 보내나?' 같은 오래된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선.. 다크페이트의 엔딩에서 렙9을 처치했더니 마지막에 엔드게임에서 포탈 열리듯 수천대의 터미네이터가 등장하는 식으로 끝냈음 어땠을지.. 그정돈 돼야 쇼킹하지 않을까요? ㅎㅎ 그리고 T1,2와는 달리 현대에 남겨진 렙9의 기술로 리전이 탄생하는 것도 아니고, 어떡하든 스카이넷이나 리전비슷한 AI는 탄생할 수밖에 없지요. 그럼 그냥 지금 남겨진 사라가 대니와 그레이스를 훈련시켜 지금의 우주를 지속시키면서 힘을 길러뒀다가 미래에 리전과 한판 뜨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아니면 칼이 남긴 시간여행 관측기(?) 시간여행기(??)를 이용해서, 현재의 군대가 왕창 미래로 건너가서 리전과 한판 뜨거나요.
아닌게 아니라, 사라코너연대기에선 과거로만 가는게 아니라, 시간여행기를 통해 미래로 점프하는 장면도 나오거든요.
그래서 감독이 트릴로지를 계획중이라고 한 것 같아요.
이미 대니는 각성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그레이스가 각성하는 사건이 2편의 내용이겠죠. 3편은 결전이겠고요.
저는 그레이스가 너무 막나간다거나 사라를 막 대한다는 주장에는 약간은 동의하지만 수긍하진 않습니다.
아마도 그레이스는 평행우주관 이런것과 상관없이, 임무가 성공하든/못하든 자신의 미래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임무에 자원했겠죠.
그리고 높은 확률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령관을 위해 사망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고요. 그런데 그것조차 못 해내고 촉박한 시간 안에 죽어버리면 정말 힘들게 몸까지 강화하고 온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죠.
그레이스가 패고다니는 (^^) 인간들 중 죽었다는 묘사는 아무도 없어요. 같은 맥락에서, 그레이스 입장에선 완전 뜬금없는 사라코너라는 인물도 이게 사람인지, 악당인지 기계인지 알수도 없는데 자꾸 따라다니니 매우 불안했겠죠.
그래도 이번에 일부에서 주장하는 칼의 캐릭터가 붕괴라는덴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원래 T1,2는 정해져있는 가혹한 숙명과 거기에 맞서는 자유의지의 영화이고, 그 FATE는 인간들만이 아니라 기존작들의 터미네이터들도 짊어지고 있었던 거죠.
이번 칼은 분명히 ‘사라가 자신의 숙명을 제거해줬기 때문에 자유의지를 탐구해야만 했다‘는 대사를 합니다. 주인 잃은 개가 된 거죠.
이건 로봇 서사의 매우 클래시컬하지만 흥미로운 원칙이지 절대 캐릭터 붕괴는 아니죠. 사실 이것만으로도 AI라거나 바이센테니얼 맨처럼 영화 한편을 만들만한 소재이고요.
PS: 이 영화에서 사라가 터미네이터 헌터로서 직접 처치한 T-800은 2대라고 말합니다. 2년 간격으로 칼이 알려준 좌표에서요.
아마 스카이넷은 T2의 마지막 사건으로 소멸하기 '이전'에,.. 대략 T2의 아놀드와 동시기에 4대를 보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한대는 T2의 아놀드 (소멸), 그리고 존을 죽인 한대(=칼), 2년후 한대, 2년후 한대는 전부 사라가 죽였죠.
이 터미네이터들은 당연히 리전이 보낸 것은 아니고, 스카이넷이 미리 보내뒀고 그 와중에 스카이넷이 소멸한 겁니다. (아련...) 물론 3대 모두 목표는 존의 제거였겠죠.
역시, 스카이넷이 소멸했는데도 T800들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또다른 엔드게임적 우주관의 증거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2019.11.04 09:41
2019.11.04 15:16
저도 아놀드 T-800의 설정이 나쁘지 않았어요. 학습을 통해 배우는 인공지능, 인간과 교감이 가능한 인공지능은 이미 2편에 나온 거였고 T-800은 보호자 역할도 하니 갈 곳 없는 모자를 보호한 것도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건 새라 코너가 2편에서 T-800을 보면서 했던 독백하고도 통하고요. 저는 새라 코너 연대기가 아쉽습니다. 가능성이 많았던 드라마였고 그 때 각본가가 이번 영화에도 참여했다고 하네요. 이것도 <베로니카 마스>영화판처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영화라도 나왔으면.
트릴로지 기획이라고 하는데 이번 1억 달러 손실이 예상된다는 흥행 전망을 볼 때 트릴로지로는 안 나오겠죠. 4편 때처럼 미래 전쟁으로 갔었어야. 카메론이 제작한 올해 두 편의 영화가 흥행이 안 좋아요. 둘 다 여전사 내세우고 삼부작을 염두에 하고 한 기획물인데요.<알리타 배틀엔젤>의 액션씬은 마블보다 나았고요. 이런 것 보면 작년의 <범블비>가 대단하다는. 망해 가는 프렌차이즈에 생기를 불어 넣었잖아요.
2019.11.04 10:25
시간여행물은 시리즈 이어지면 설정구멍이 생길수 밖에 없는듯요 ㅎㅎ
시간여행 덕후는 아니지만 루퍼 재밌었습니다
2019.11.04 10:44
그래도 이번 편은 1,2편 만큼은 아니지만 여운이 남았는데 사라코너와 새 주인공 콤비의 활약을 좀 더 보고 싶더라고요...무례한 맥켄지 캐릭터와 사라코너의 관계도 더 발전할 가능성도 있기야 하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