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지 활용... 그냥 하지 말까.. ㅠㅠ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다보면 가끔 죄책감이 느껴집니다. 제가 생산한 어마어마한 이면지때문에요. 어떤 색히가 21세기 되면 전자 시대가 되서 종이 문서 없어진다고 헛소리 했나염? ㅡㅡ;; 오히려 예전보다 종이 더 많이 써요. 손으로 필사하던 시절에는 차마 문서화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것들이 다 문서화 되고 있습니다. 뭐 하나라도 검토하려 치면 첫 마디가 "뽑아와."니 종이 소비량이 줄어들리가...

죄책감을 덜고자 이면지 활용이라도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나마 쉽지 않습니다. 일단 워드 프로세서로 일을 많이 하니 이면지에 뭘 쓸 기회 자체가 많지도 않지요. 나름 펜으로 써가며 구상하는 걸 좋아하는지라(쓸데없는 겉멋 ㅡㅡ) 그래도 보드에 이면지 껴놓고 쓰는데, 문제는 이면지에는 줄이 안그어져 있어서 쓰다보면 삐뚤빼뚤 개판이 된다는 겁니다. 어차피 이면지인데 어떠냐 싶지만, 나름 펜글씨로 뭔가 하고 있는 그림인데 자세히 보면 글씨가 개판이더라 하면 좀... ㅡㅡ;;

그래서 방금 워드 프로세서에 줄을 왕창 그어서 이면지에 프린트를 했습니다. ㅡㅡ; 줄무늬 이면지가 만들어졌군요. 근데 이쯤 되니 그냥 문구점 가서 찢어 쓰는 노란색 줄무늬 노트를 사서 써야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면지 활용은 좋은데 결국 거기에 줄 긋느라 프린터 토너 썼고, 전기 썼고, 그리고 이면지 쓰면 프린터가 잘 고장난다지요? 그런 위험까지 감수할 가치가 있는걸까 문득 의문이 들었어요.

예전에 군대에서 누군가는 어디서 txt 파일로 된 무협지를 구해와서 매우 조그만 글씨로 프린트해 읽고 다니던데 저도 그냥 그렇게 쓰는게 줄무늬 노트 만드는 것 보다는 나은 건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