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5 14:06
조커 연출이 아쉽다는 평이 많은데,
사실 중국 빼고 8억불이나 팔린 영화가 연출이 평균 이하라고 보긴 힘들겠죠.
다만 저도 좀 아쉬웠다고 느낀점이 있어서 생각해 봤는데,
호아킨 피닉스가 너무 연기를 잘해서 그런 것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기 직전까지 배우에 대한 포커싱에 연출을 할애해 버리니 오히려 연기가 나오니 김빠지는 상황이라고 해야하나.
차라리 초점을 좀 덜맞췄으면 오히려 빛을 발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생충 보고 나오면서 느낀게, 송강호가 열연을 하지 않는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
송강호가 열연을 하는 영화는 많잖아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하게 기생충에서 물에 잠긴 집 바라보면서 살짝 울먹이는 그 장면 있잖습니까.
그 장면이 이상하게 계속 생각나는 겁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송강호가 열연을 할수 있도록 연출을 할 수 있는 신에서, 그렇게 담담하고 포커싱을 많이 안한 채로 연출했는데,
저에게는 이 장면이 많이 여운이 남는 장면이었던거 같습니다.
2019.11.05 14:12
2019.11.05 14:14
아 열연을 안했다는 말이 열연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거 같다는 뜻인데, 제가 잘 못 표현한거 같습니다.
저도 호아킨 피닉스 이전작들 연기가 더 영화와 잘 섞인거 같습니다 ㅎㅎ
2019.11.05 14:14
아뇨 저도 반박하는 글이 아니라 수긍하는 뜻으로 쓴 거였는데요 ㅎㅎ
2019.11.05 14:18
2019.11.05 14:20
네 얃옹이님도 좋은하루 되세요~ㅎ
2019.11.05 15:14
저는 송강호의 '메소드 연기의 반대편에 서있는' 몰입하지 않는 연기를 좋아해요.
그 인물이 된다기 보다는 '송강호처럼 생긴 그 인물' 같달까요. 영조를 연기하든, 택시운전사 김사복이든, 노무현이든 화면에 나오는 건 그냥 송강호인데도 완전히 설득되는 연기요.
2019.11.05 20:39
기생충은 특정인물 중심이 아닌 일종의 군상극이다보니 조연 송강호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버전?의 송강호로서 가장 빛났던 작품은 이창동의 밀양 아니었나 싶습니다. 조커는 말 그대로 조커의 영화이니 주인공 묘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한 편으로는 조커를 연기하는 배우 외에는 평범한 영화로 보였기에 더 도드라져 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연출 얘기가 나온 거 아닌가 싶네요.
2019.11.06 02:02
송강호의 여러 얼굴 중에서 여러번 써먹었고 쏠쏠한 수확을 거뒀던 얼굴이 '이 시대의 아버지상' 대충 그런거 같은데 이번에도 적당히 잘 쓴 것같습니다.
물론 지겹긴 해요. 근데 곰곰 생각해보면 그런 역할을 할 남배우가 딱 떠오르지가 않네요. 허참. . 아니 정말 안 떠오르네요. 곽도원은 너무 장르물 얼굴이고. 조우진? 너무 젊고. 김민재? 뭔가 아버지상으론 안 어울리는거같고. 이병헌? 아버지라 부르기엔(웃음) 한석규? 뭔가 집나간 아버지같고. 개인적으론 차라리 봉과 함께해본 적 없던 설경구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권해효씨도 그 역할에 어울렸을 거 같고요.
2019.11.06 12:04
송강호 배우는 흰쌀밥 같은 존재가 아닌지...저도 기생충엔 조우진 처럼 마른 배우가 어울렸을 것 같은데 말씀하신대로 좀 젊네요 아니면 권해효씨도 괜찮았을 것 같긴한데
아무래도 송강호가 흥행배우다보니 안전했을 것 같습니다...
2019.11.06 12:46
음 생각해보니 중요한 지점을 빠뜨렸습니다. 권해효는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얼굴에 먹물끼(지적인 느낌)가 너무 많아요. 송강호의 특징중 하나가 그닥 먹물끼가 없거나 아예 무식해보이는 배역을 맡기 좋다는 거라서
역시 봉이 이 배역을 송에게 줬나봅니다. 이선균도 먹물끼가 많은 얼굴이라 권해효씨랑은 각이 안 섰을것 같네요 ㅋㅋ
2019.11.06 13:32
ㅋㅋㅋㅋㅋㅋ
2019.11.06 14:38
먹물끼라는 단어 왜이렇게 웃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생충은 인물이 많은데 하나하나 다 꼼꼼하게 다뤘더라고요
(비중이 적은 이사장네 자녀들도 들여다보면 다 심리묘사나 감정선은 있습니다. )
누구한테 집중해서 보느냐에 따라 영화가 다르게 보였습니다.
다회차 볼 때 송강호한테도 집중해서 보니 열연했고 잘하긴 했더군요
제가 인상깊었던 것은 대피소에서 아들한테 계획 얘기를 할 때 였는데 정말 잠을 못 자고 피곤한 상태로 보이더군요
다만 송강호는 연기 이미지가 매번 비슷비슷하니 좀 질리는 감이 있었습니다.
저는 호아킨 피닉스가 열연해도 딱히 좋아하는 배우는 아닌데
배우의 이전 작들이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만 도드라지지 않고 영화에 섞이게끔 더 잘 연출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