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을 보고와서

2019.10.28 19:33

예정수 조회 수:1604

어... 크롬에선 글이 저장이 안되는군요ㅜㅜ


처음에 영화관에 갔을 때 느낀 건데, 여성관객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영화는 초반에 약간 무디게 느껴졌는데, 곧 빠져들어갔습니다. 저는 남성관객이기 전에 미혼남이라서 이런 일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달까, 어렵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거든요. 솔직하게 적자면, 정치적으로는 페미니즘을 지향하고 있으나 실제로 여성입장에서 구체적 사례를 들어 생각한 적은 많지 않았고, 여성에 대해 둔감하게 생각해 온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누군가와의 연애를 넘어 결혼을 생각하다가... 잠결에 그분과의 결혼식 그 이후의 삶을 상상한 후부터 순식간에 인생이 복잡해졌거든요. 누군가의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그 이전에 여성이 주체적인 삶으로서 그 상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함께 백년해로하며 살아가야 하나 고민하는 출발점을 갖게 되었는데, 마침 타이밍 맞게 이 영화를 만난 겁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진심 결혼을 생각하는 커플이 있다거나 또는 여성의 관점에서 평범한 개개인에 대한 현대적인 이해를 하는데에 있어,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적 완성도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지만, 극장에서 잊기 힘든 영화이고, 어쩌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우리는 누군가의 내면을 잘 모르고, 몇몇 외면으로 평가하잖아요. 저는 실제하지 않는 캐릭터, 만난적도 없는 TV 속 사람들, 닉네임, 또는 얼굴만 아는 인터넷의 인물들을 너무 좋아하고 아주 싫어하는 게 걸렸거든요. 그리고 외모지상주의가 발달하고 편파정치적이 된다던지... 그런 게 개개인으로서 신념일 수는 있지만, 때로는 과도하면 병폐같거든요. 미디어의 폐해일 수도 있겠죠. 물론 대중으로서 소비하고 분노하는 과도기를 지나 어쩌면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기 위한 과정일 수도 있겠죠. 그점에서 여성에 대한 이해없는 성적대상화, 과도한 혐오, 깎아내리기는 충분히 지나쳤었죠.


제가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외모지상주의나 여성에 대한 몰이해는 이런 과정에서 이런 영화가 나온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서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거라 믿습니다.


그 점에서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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