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습성)

2019.10.24 16:02

안유미 조회 수:406


 1.살바도르 달리가 말했죠. '나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황홀감을 느낀다. 내가 살바도르 달리라는 사실에.'라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신세가 좋아도 저런 식으로 생각하며 살지는 않아요. 


 내가 전에 썼듯이 그렇거든요. 이미 일어난 좋은 일은 그래봤자 이미 일어난 일이라고요.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이미 일어나버린 일이라면, 결국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고 다른 불만들이 생겨나거든요.



 2.어제는 장범준과 장범준의 아내가 욕을 먹더라고요. 장범준의 아내를 욕하는 사람들은 '무명 연예인이 백억 자산가 남편 만났는데 뭔 불만이 많냐.'라고 하지만 글쎄요. 장범준의 아내에게 있어 장범준과의 결혼은 이미 일어난 일이란 말이죠. 그걸 계속 감사하면서 살라고 하는 건 잔혹하죠.


 그리고 장범준을 욕하는 사람들은 '아이 둘 낳아주고 키워주는데 고마운 줄을 모른다.'라고 하던데 글쎄요...하긴 낳아'준다' 키워'준다'라는 게 벼슬일 수도 있겠죠. 받아들이는 상대가 그렇게 인정해 준다면요. '독박육아'같은 용어를 정부기관이 만들어서 퍼뜨리는 세상인데 사람들이 저런 생각을 품는 게 이상할 것도 없죠.



 3.하여간 나와는 상관없는 세계의 일이예요. 나는 내가 꿀을 퍼주는 여자에겐 나와 맞먹을 기회를 주지 않으니까요. 인간이란 게 그렇거든요. 잘해준 다음에 알아서 잘 하겠거니 하고 놔두면 반드시 덤벼 와요. 그리고 이 나이가 되어 보니, 그건 덤비는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믿어주는 사람의 잘못인 거라고 여기게 됐고요.


 '인간을 믿은 사람이 잘못한 건가? 아니면 믿어준 인간을 배신한 인간이 잘못한 건가?' 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글쎄요. 믿은 쪽의 나이가 중요하겠죠. 아직 어린 사람이라면 믿어준 인간을 배신한 인간의 잘못이죠. 하지만 나이를 먹고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멋대로 믿어버린 사람의 잘못인 거예요. 

 


 4.휴.



 5.말하자면, 내가 누군가에게 꿀을 한번 맛보여 줄 때마다, 좆같음도 한번씩 맛보게 해줘야 한다는거죠. 왜냐면 사람들이 그렇거든요. 꿀만 계속 퍼주면 꿀을 안퍼주는 어느날, 꿀을 안퍼주는 걸 불만스러워해요. 꿀을 안퍼준다고 뭐라고 지랄하는 걸 보면 어이가 없어요.


 하지만 1년에 딱 한번만 좆같은 게 뭔지를 한번 맛보여주면, 그 사람들은 내가 좆같이 굴지 않는 364일을 감사하게 여긴다는 거죠. 



 6.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모든 인간이 그럴 거라고 일반화시키는 건 잘못된 거라고요. 나는 일반인을 거의 안 만나고 화류계 사람들을 주로 만나니까요. 화류계라는 특성상, 아무래도 사회성보다는 짐승성이 강한 사람들의 비율이 많으니까 좆같은 인간들이 많은 거라고 여겼죠. 만나보지도 않은 부류의 사람들까지 함부로 싸잡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니더라고요. 일반인들을 만나보니 일반인들 중에 짐승같은 놈들이 훨씬 더 많은거예요. 놀랍더라고요. 



 7.이런저런 사람들을 본 결과, 일반인들의 문제는 이거예요. 적어도 화류계 사람들은 자신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여긴 상대에게는 예를 표하거든요. 그들은 최소한의 개념은 가지고 살아요.


 한데 일반인들은 그렇지가 않아요. 그들에겐, 상대가 자신보다 나은 점이 압도적으로 많아도 계속 정신승리를 해대려는 못된 습성이 있거든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아주 쬐끄만 한 부분을 끄집어내면서 '이건 그래도 내가 낫지 않아?'라면서 존나게 맞먹으려 든단 말이죠. 보고 있으면 진짜 미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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