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며칠전 술을 마시다가 옆에 있는 여자에게 말했어요. 네 젊음이 부럽다고요. 


 여자는 방긋 웃으면서 반색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여자의 젊음'이 부러운 건 아니예요. 99%의 확률로 그 여자는 10년이 지난 뒤에 백만장자가 되어 있지 못할 거니까요. 그렇다면 그 여자가 가진 젊음은 그저 젊은 것일 뿐이지 무언가로 될 수 있는 젊음이 아니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10년 후에 백만장자나 억만장자가 될 수 없다면,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의미가 없잖아요?



 2.뭐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나는 젊음이 미래를 대비하는 자원이라고 생각하지 '누리기 위한'것은 아니라고 여기거든요. 그야 똑같은 리소스를 지니고 있다면 젊은 상태인 게 더 좋겠지만요. 젊으면 내구력과 회복력이 더 강하니까요.


 

 3.하여간 '젊은 상태인 건'좋지만 시간을 되돌리면서 어려지고 싶냐고 하면 당연히 그렇지 않죠. 나는 열심히 살았으니까요. 또다시 열심히 사는 건 사양하고 싶고요. 


 

 4.휴.



 5.하지만 지겹네요. 내가 지겨운 건 당연한 일이죠. 열심히 살았으니까요. 이 모든 게 다...열심히 살았기 때문이예요. 좋은 부분도 나쁜 부분도 말이죠.



 6.그래서 이제부터 뭘할거냐면...사실 똑같아요. 계속 열심히 살아야죠. 다만 살다 보면 이런 날이 있잖아요? '오늘만큼은 정말 열심히 살고 싶지 않아.'라는 간절한 마음이 드는 날 말이죠. 옛날에는 그런 간절한 마음이 드는 날에도 열심히 살아야 했지만 다행히도 이젠 아니예요. 오늘만큼은 쉬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면 오늘은 쉴 수 있는 거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살기로 하고요.



 7.하지만 이제 점점 시간이 없으니까...이젠 하루쯤 쉬고 싶은 날에도 열심히 일해야 해요. 늙으면 자살하러 가야 하니까요. 나는 사람들이 노인을 싫어한다는 걸 잘 알거든요. 꼭 노인만이 아니라, 사람들은 원래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다가오는 걸 귀찮아해요. 안 그런 척 하지만요.


 사람들이 나의 언행을 싫어하는 건 괜찮아요. 그건 나를 잘 모르고 그러는 거니까요. 한데 나 자신이 혐오의 대상이 되는 건 빼도박도 못하는 일이예요. 생리적인 혐오감이니까요.




 

 -------------------------------------------------------- 






 옷이나 사러 가야겠네요. 빌어먹을 고터...빌어먹을 삼성을 죽 돌아볼 건데 같이 돌다가 점심이나 드실 분 있음 먹어요. 반띵하죠. 2시반쯤에 쪽지 체크해 볼께요. 하지만 힘들겠죠. 점심은 곧 먹을건데 지금 우연히 이 일기를 보고 우연히 강남쪽에 있고 우연히 시간이 남는 사람이어야 가능할 거니까요.


 옷은 꼭 사야 할 게 있으면 사고 그렇지 않으면 안사는 편이예요. 사실 꼭 사야 할 옷만 사도 옷은 넘쳐요.


 왜냐면 그렇거든요. 꼭 사야 할 옷이 아니어도, 그 옷을 사는 그 순간에는 꼭 사야 할 옷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사는 거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사온 옷을 귀가해서 펼쳐보면 90%의 경우는 살 필요가 없었던 옷이예요. 정말 엿같은 일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8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52
110308 당신을 잊는 법 [1] 가끔영화 2019.11.05 465
110307 [KBS1 다큐]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리는 왜 증오하는가> [13] underground 2019.11.05 2420
110306 엘리베이터 버튼을 장갑끼고 누르는 사람을 본 적 있으세요? [11] 존재론 2019.11.05 1292
110305 남들 다 좋다는데 나만 별로인 스타 [30] mindystclaire 2019.11.05 1820
110304 기생충의 연출과 조커 연출 [12] 얃옹이 2019.11.05 1263
110303 오후에도 빅웃음.. 박찬주씨 우공당 입당 부인(feat 빤스목사) [8] 가라 2019.11.05 1028
110302 오늘의 영화 전단지(스압) [1]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1.05 319
110301 오늘도 빅웃음... 박찬주씨 우리공화당으로.. [8] 가라 2019.11.05 961
110300 누구한테도 다 속고 부인한테만 안속는 [1] 가끔영화 2019.11.05 653
110299 가위눌리는 꿈에 대해 [6] 예정수 2019.11.04 663
110298 [바낭] 오늘의 어처구니 - 일루미나티의 재림 [4] 로이배티 2019.11.04 987
110297 오늘의 빅웃음... 박찬주씨 어록.. [3] 가라 2019.11.04 1119
110296 문재인 정권 대단하네요 [29] 도청이본질 2019.11.04 1740
110295 로이배티님이 추천하신 넷플릭스 리버보다가 떠오른 영국 수사 드라마 공통점들 [33] woxn3 2019.11.04 1170
110294 [넷플릭스바낭]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보시는 분은 안 계시죠? [10] 로이배티 2019.11.04 613
110293 오늘의 영화 전단지(스압) [4]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1.04 426
110292 [회사바낭] 감사 [2] 가라 2019.11.04 450
110291 이자즈민 정의당 입당 [38] 사팍 2019.11.04 1413
110290 날씨의 아이 큰 스크린으로 못본게 아쉽네요 [2] 파에 2019.11.04 539
110289 진중권 전라인민공화국에 대한 궁금증 [21] 도청이본질 2019.11.04 143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