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0 12:13
코로나 해제 이후 극장에서 본 영화가 딱 세편인데 역순으로 어제 본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아바타2입니다.
흥미롭게도 세편의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우선 첫번째는 엄청 길다는거, 두번째는 다들 “X같은 CG 덩어리의 마블영화 그만 봐라!”를 외치고 있는 것 같다는 겁니다.
물론 각자 대안으로 내민건 조금씩들 다른데 아바타는 더 정교한 CG를, 스파이더맨은 더 마블스러움을, 그리고 이번 미션 임파서블은 더 아날로그스러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제는 ‘AI 괴물에 맞설 유일한 희망, 아날로그 공주 그레이스’ 같네요.
엔티티와 가브리엘이 처놓은 완벽한 셋업을 박살내는건 결국 그레이스의 소매치기 기술입니다.
시리즈 전체로 봐도 여성 주인공의 비중이 이렇게 컸던 영화가 있었나싶네요.
영화 전체가 고전적인 아날로그스러움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하필이면 여주인공이 고전적으로 생긴 헤일리 엣웰이고, 굳이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설정된 열쇠하며, led 스크린 하나 없이 인물들이 번호표 뽑고 차례대로 설명하는 씬들, 폭탄은 굳이 크립텍스처럼 생겼고, 차량은 bmw 컨셉카가 아니라 굳이 피아트 500이어야 하고, 주역과 악역들은 총 대신 주먹과 칼로 싸우고, 마지막 대결 무대는 또 하필이면 증기기관차입니다.
말없는 멍청한 헨치맨같던 폼 클레멘티에프 캐릭터(전용칼을 빼앗겼다지만 좁은 베니스 골목에서 쇠파이프를 무기로 고르는 킬러가 어디 있나요?)에게도 마지막 한씬을 줘서 좋았습니다.
많은 액션 장면이 있었지만 최고는 마지막까지 숨겨둔 기차 탈출씬입니다.
이런 식의 서스펜스는 알면서도 당하는 펀치같습니다. 어서 빨리 끝나길 바라면서 보게 됩니다.
이 모든 장점에도 일사 파우스트에 대한 대우는 끔찍합니다.
시리즈 전체에서 누구보다도 Badass였던 인물이 주인공의 연인이 되자 중심 플롯에서 강퇴당하고 ‘이단을 그윽한 눈으로 쳐다보기’만 합니다.
이런 관계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co-worker in benefit? 왜 그녀는 미네 후지코가 될 수 없었던거죠?
캐릭터가 중간에 죽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참 슬픈 일입니다.
다음 편 캐스트에 있으니 살아날거란 전망도 있다는데 더 끔찍한 꼴을 보고 싶진 않네요.
+ 매버릭에 나왔던 그렉 타잔 데이비스가 또 나왔는데 아직도 마이클 B 조던과 헷갈립니다. 둘이 상의해서 한명은 콧수염을 밀었으면 좋겠습니다.
2023.07.20 12:26
2023.07.20 12:38
2023.07.20 12:33
5, 6편에서 긴 호흡으로 빌드업한 것 치고 이단과 일사의 로맨스는 너무 대충 후다닥 처리됐어요. "베니스는 나도 처음이야." 하더니 애교 부리면서 안기고 서로 눈빛 한번 교환하고 끝이라니...
또 부활할 거라고 예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냥 그레이스를 포함해서 후속작의 또다른 이단의 상대역 여캐들을 위해 자리를 만들어야해서 정말 이렇게 하차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다행인 건 레베카 페르구손은 이미 이 시리즈 출연으로 가장 수혜를 많이 받았고 여러 굵직한 작품들에 섭외되고 있죠.
2023.07.20 12:42
2023.07.20 12:39
2023.07.20 12:51
수정했습니다
2023.07.20 13:42
2023.07.20 15:04
일사 파우스트랑 이단 헌트랑 사랑하는 사이였나요? 전 남매 같은 분위기로 생각했었네요... 6편을 다시 봐야 하나..
일사가 허망하게 (포지션을 넘겨줘야 해서) 사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일사가 가지 않으면 그레이스가 죽는 상황이었고, 본편에도 나오지만 IMF팀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목숨 걸고 세상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었고, 일사는 자기 목숨 걸고 그레이스를 구하러 간거였으니... 어설프게 두명의 여성 캐릭터 사이에서 어느쪽에 포커스를 둬야 할지 우왕좌왕 하는 것 보다 IMF 팀 답게 최후를 그려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데드 레커닝 파트1,2 이후로 미임파 시리즈를 끝내려고 했던거 생각하면 일사나 루터, 벤지, 브랜든이 이단 헌트를 이어 받는것 보다는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는게 맞기도 했고, 그게 그레이스라면 더 좋아 보입니다.
2023.07.20 15:18
6에서 일사가 떠나자고 하는 게 저는 연인보다는 동족으로서의 동지애같아 보였어요. 당신이나 나나 거대한 힘에 휘말려 용쓰지만 결국 언젠가 죽고 말 거, 다 뒈지라 그러고 같이 떠나자 이러는 듯 한. 자신네가 하는 일의 허망함 다 알고 공감하는.
저는 그레이스의 스파이로의 탄생담으로 봐서 여성서사로도 좋지 않나 싶었어요. 자기 생존과 본능에 충실하고 내일이란 없던 여자가 인류를 구하는 전사로 탄생하는. 캣우먼스럽기도 하고요. 헤일리 앳웰의 당당한 신체 조건이 한 몫한 듯
<매버릭> 코요테 역을 한 배우가 젊은 데가 역으로 나오는데 헌트를 쫓으면서도 동기에 감화되어 가는 듯 해 다음 편에서 어떤 활약을 할 듯 하고 팀원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네요
폼 클리멘티예프는 대사 몇 줄 없고 전형적인 동양 여자 킬러로 소비되나 했는데 극중 변화가 있더군요. 폭력이 주는 아드레날린에 쩔어 동물적으로 보이던 캐릭터가 어떤 계기로 마음을 돌리고 사람처럼 보였네요
2023.07.20 15:36
패리스가 심리변화 묘사가 부족한게 아쉬웠습니다. 만약, 가브리엘이 패리스에게 왜 살아돌아왔지? 라던가, '엔티티님이 실망하셨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라던가... 이단이 자신을 살려준 것에 대한 의문 + 가브리엘의 냉혹함이 한장면 정도 나왔으면 엔티티가 '넌 날 배신할거다' 라는 예측이 설득이 있을 것 같았는데...
그냥, 이단에게 이 사실을 알려줘야 하니, 패리스가 배신해야 한다... 라는 기능적으로 그려진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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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매우 복고적이고 아날로그 적이다라는 이야기 공감되네요. 세바스토폴호 열쇠가 십자가 모양에 2개인 것, 가브리엘이라는 캐릭터의 선지자적 측면, 예전에 제가 공유한 이동진의 해설에서 라플라스의 악마 개념으로, 운명론적 세계관이 작용하는 영화에서 과연 이단 헌트와 동료들의 노력이, 운명을 극복하는 것도 가능한가? 란 관점에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기술이 기술자인 벤지를 농락하는 것도 그렇고, 루터가 네트워크가 안되는 공간을 찾아 스탠드얼론으로 소스코드를 파해치겠다는 것도 그렇고.
일사 파우스트의 퇴장에 대해서는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더군요. 3회째 출연이고, 로그네이션 때의 등장부터 인상이 너무 강렬했는데, 퇴장 자체도 아쉽지만 그 비중이나 연출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이번 편에서 그레이스와 양자택일하는 시퀀스를 그대로 갖다박을 줄은... 물론 일사 캐릭터자체가 일직선적인 사람이라 한계는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대우받을 사람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어찌되었던 3편부터 극장에서 관람중이니(2편도 본 것 같지만 기억이 가물가물..) 8편도 보러가겠지요. 작가, 배우파업으로 연기될 수 있다지만... 그나저나 코로나 해제 이후, 별로 관람을 안하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