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7 13:29
1. 얼마 전에도 비슷한 글을 쓴 바 있지만 (http://www.djuna.kr/xe/board/13686917),
"택시기사"는 시대 변화에 따라 경쟁력/전문성이 크게 낮아졌지만 + 아직도 license가 필요한 대표적 직종 중 하나이며
"택시"라는 교통수단 역시 경쟁력이 크게 낮아졌음에도 정부의 각종 규제를 통해 보호되고 있는 대표적 산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시대 변화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포함합니다.
- 자가용의 대중화
- 내비게이션의 어마어마한 발전
- 대중교통의 발달
- 대리운전의 확산
- 자율 주행 기술의 발달
- 동력원의 변화 (내연기관 -> 전기 등)
- Personal mobility의 발달
아마 수십년 전에 택시 기사는 분명히 license가 필요할 정도로 전문성이 필요한 직업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더 이상 택시기사가 되기 위해 전문성이 필요치 않은 시대가 되었으며, 이미 크게 낮아진 "택시"라는 교통수단의 경쟁력은 앞으로 거의 0에 수렴해질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택시 산업의 구조조정을 회피해온 결과, 한국은 택시 종사자수가 30만명에 달하고 일본보다 택시 수가 2배 많고 서울의 택시 수는 뉴욕의 5배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버텨왔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포함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타다금지법과 같은, 이미 경쟁력이 바닥인 기존의 산업구조를 보호하는 후진적인 정책이 나오는 데 참으로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택시기사 뿐 아니라 많은 직종들이 이미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그리고 정부+정치권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용기가 없어서 구조조정 없이 방치되고 있고 그 결과 나날이 문제점이 쌓여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심지어 전문직 중에서도 전문성에 비해서 과도하게 보호되고 있으면서 역시 같은 이유로 출구전략 조차도 시도되지 않고 있는 직역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의사/한의학을 포함한 근거 수준 낮은 산업이 대표적 - 참고로 택시/택시기사나 한의사나 한의학을 까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닙니다. 비판은 정부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더구나, 아마 앞으로는 지금은 충분한 경쟁력/전문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다양한 직종들 역시 수요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마 지금 지식 수준으로는 거의 예측이 불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지어 교사/교수나 의사, 판/검사, 변호사 들도 자유롭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정부의 "정규직 확대", "(100% 정규직이고 수요가 사라진다 할지라도 해임할 수 없는) 공무원 확대" 정책 등은 오히려 시간에 따른 직종의 특성과 경쟁력의 변화, 수요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데 큰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우리가 보호해야 할 것은 기본적인 생활과 기본적인 의료, 교육 등을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지, "직종"이나 "직업", "산업" 자체를 그들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유지하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역시 제가 속한 그룹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매일 매일 한 없이 불안한 마음이 고개를 들고 + 과연 미래의 변화를 어떻게 준비해가야 할지 저 역시 마땅히 구체적인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선느 이러한 논의조차도 자유로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심지어 나경원 씨가 택시기사 집회에서 지지를 표명한 것처럼 여야를 떠나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아 더더욱 그렇습니다.
2019.12.07 13:41
2019.12.07 18:19
택시 산업이 경쟁력이 없고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는 얘기이지 모빌리티 산업이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죠. 모빌리티 산업 자체는 충분한 추가 수요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타다가 진입한 것이고, 님 생각과는 반대로 "택시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타다가 잘 되고, 그 결과 타다에 위협을 느낀 택시 기사들이 들고나서서 퇴출을 시키고자 하는 것이지요.
2019.12.07 19:16
2019.12.07 19:27
네, 타다가 택시에 비해서 가지는 경쟁력의 원천인 고품질의 서비스를 바로 (택시 기사 면허가 없는) 타다가 제공하는 반면 (택시 기사 면허가 있는) 택시가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택시기사 면허에 따른 전문성이 없다는 말이지요 ^^ 의사 면허가 없는 일반인이 의사 면허가 있는 의사에 비해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순간 (예를 들어, 수술을 더 잘 한다든지, 암 치료 성적이 더 좋다든지) 의사 면허에 따른 전문성이 소실되고, 그 면허를 지켜줄 이유가 없고, 의사들의 생계를 구태여 면허를 통한 공급을 조절함으로써 유지시킬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죠.
2019.12.07 19:37
그러니까요. 택시업계 폐쇄성으로 인한 문제점은 4차산업, 공유경제가 해결책이 아니라니까요. 우버가 고품질의 서비스를 무슨 수로 제공하겠어요?
2019.12.07 14:16
2019.12.07 18:16
의사, 변호사 면허가 택시기사 면허와 같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십년 전에는 (자가용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대단히 낮았으니) 택시기사 면허가 지금의 의사/변호사 면허처럼 전문성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아니죠. 우리 동네 택시기사 한분이 모자란다고 했을 때 언제든 제가 그분을 대신해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동네 산부인과 의사나 변호사가 사고를 당했다한들 제가 무사히 아이를 받거나, 재판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2019.12.07 17:58
"우리나라에선느 이러한 논의조차도 자유로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 어떻게 해야 자유로이 이루어지는 건가요?, 왜 논의가 없다고 생각하나요.
2019.12.07 18:12
정치권에서 여야 막론하고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걸 본 적이 없으니까요. 이번 택시/타다금지법 관련해서도 여야 막론하여 다른 목소리 내는 정치 집단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2019.12.08 00:45
"직종"이나 "직업", "산업" 자체를 그들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이 왜 나쁩니까? 그게 행정조직의 역할인데요.
모든 사람이 자본가계급의 두뇌로 사고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요. 행정조직은 더욱 그렇고요.
어떤 산업이 더이상 전문성이 없다. 그러므로 보호할 필요 없고 출구전략을 시행해야 한다. 말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걸 누가 결정합니까? 누가 수행하나요? 설마 자본가 계급에게 맡기자는 말씀은 아니시겠지요.
그렇다면 정부가 합니까? 우리도 중국처럼 가자는 건가요? 헌법 제15조와 제119조는 어쩌고요?
생각하시는 논의가 생각하시는 것만큼 자유로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아주 위헌적이기 때문이겠지요.
추신 :
저는 한 나라의 정책에 경영학의 담론들을 끌어들여서 사람의 삶을 생지옥으로 만들었던 NPM에 대해 배웠습니다. 아주 나이브한 흐름이었지요. 그리 성공적이지도 않았습니다.
2019.12.08 05:21
"직종"이나 "직업", "산업" 자체를 그들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이 왜 나쁩니까? 그게 행정조직의 역할인데요. -> 그렇진 않습니다.
행정조직이 산업경쟁력을 고려하지 않고 유지하고 보호하면 나라경제 망합니다.
2019.12.08 09:55
혹시 그럼 앞으로 무인 자동차가 일상화되어도 택시기사나 버스기사라는 직종이 여전히 유지되어서 운전하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는의미인지요?
타이프라이터, 전화 교환원, 버스 안내양, 마부 등도 모두 유지되었어야 하는 직종이라는 말씀이신가요?
2019.12.09 15:35
그런 식이라면 엑티브 액스도 그걸로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없애면 안되겠네요. 헌법에 특정 직업은 철밥통으로 지켜줘야한다는 게 있습니까?
2019.12.09 09:17
택시면허를 '운전자의 전문성' 때문에 면허를 주고 보호한다는 전제부터가 틀린 것 같습니다.
운수업. 화물업을 아무나 못하도록 총량 제한을 두기 위해 면허를 주고 매매를 하게 허가한 것이지, 의사나 변호사처럼 대단한 노력을 들여야만 운전을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전문성'이 아니라 '총량제한'의 관점으로 보시면 됩니다. 지금 개인택시 면허도 08년도인가 이후 발행된건 매매불가입니다. 택시 줄이려고 하는거죠.
법이 X 같다고 주장하며 남들은 임대료, 세금 내고 장사하는데 그 앞에서 노점하겠다는 대기업이 있으면 그걸 좋게 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