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처음에 올렸는데

글 순서가 이상하게 되어서

지우고 다시 올립니다

 

 

 

 

0.

 

 

해피 뉴 이어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옵소서

(다소곳)

 

 

 

 

1.

 

 

어느 날 만취 상태에서 일어나 국악단의 연주를 보던 저는

옛저녁에 국악을 해볼까 했었던 어린 날의 잠시나마의 날을 생각했습니다.

이젠 즐기며 살겠다라는 각오를 단단히 한 상태였기 때문에,

국악 공연을 봐야겠다.

는 마음을 더 굳게 가질 수 있었죠.

 

알아본 결과

 

12월 31일 날

"안숙선" 선생님께서 수궁가 완창을 하시더군요!!

 

안숙선 선생님이야 우리나라 현재 생존해 계시는 분들 중 으뜸 명창이시고

제 예전 친구가 이분의 제자 노릇을 잠시나마 했던 것을 생각하며

(별로 시덥잖은 연관관계이지만)

제것, 가족것을 예매하였습니다.

 

2만원이더군요.

 

전 가격이 너무 괜찮다고도 생각 했습니다.

 

같이 가시기로 한 분들은 귀찮다고 툴툴거리시더군요.

 

그래도 막상 가셔서는 아주 재미나게 즐기셨습니다.

 

 

(사실 부모님이에요

12월 31일 1월 1일 라인은 부모님과 함께!

는 페이크고

정동진가자고 누가 꼬셨는데

안숙선 선생님 보겠다고 거절했답니다)

 

 

 

2.

 

 

한 곳은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이었구요,

오신 분들은 연세들이 좀 있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무대는 대충 이런 모양이었구요.

 

    b0140139_4d1ef965100be.jpg

 

 

처음에는 판소리 연구가이신 "최동훈"님이셨나...(이름을...그만 헷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

그 분이 나오셔서 재미나게 설명을 이것저것 해주셨습니다.

 

제가 정확히 읊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수궁가를 현재 잇는 유파(?)는 세 갈래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더 정확도를 기하기 위해 거기서 나누어준 설명서를 참고해보자면

 

안숙선 선생님께서 이번에 완창하신 수궁가는 정광수제 수궁가로 (유성준제 수궁가라고도 한답니다)

이 정광수제가 사사받은 이가 정광수이기 때문에

(정광수 - 안숙선으로 수궁가가 이어내린 거죠)

이렇게 표현하더군요.

 

뭐 여기 더 잘 아시는 분이 딱 등장하셔서 첨가적으로 설명해주시리라 믿습니다.

 

 

 

3.

 

 

 

같이 해주신 고수 분은 정화영, 김청만 분이시었답니다.

 

안숙선 선생님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시고 (화장이나 옷매무새가 뒤에 나온 제자분들보다 훨씬 심플, 우아했습니다)

고수 정화영 분과 나오실 때는 그만 가슴이 두근두근...

 

라이브는 처음 보는 거라

제가 또 신세대니까 지루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건 웬걸...

 

 

너무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4.

 

 

 

어느 정도였냐면요, 일단 안숙선 선생님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살아있는 예술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긴 것을 외우고 다니신다는 사실 자체로도 인간예술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만

동작 하나에서도 부실함이라든지 계획적이지 않다든지의 문제점을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나비라고 하기엔 격이 떨어지는 것 같고

마치 학 한마리가 얌전히 춤을 추는 것을 보는 느낌?

 

판소리를 라이브로 보는 게 처음이었던 저로서는 신기 그 자체였습니다.

 

뒤에 제자분들 소리하는 것 (뭐 전통민요?를 부르시는 거였지만)

과 조금 비교될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그리고 열창하는 것이 눈에 보였어요.

 

고음처리라든지 이런 것은 제가 뒤에도 이야기하겠지만, 이 수궁가가 여자의 체력으로는 힘들다는 데

그 부분은 적어도 매끄럽지는 못하더라도 울림이 있었고

 

특히 소리를 넘기는(?) 부분이라고 해야 하나요?

소리를 흘리고 꺾는 부분을 매우 신묘하게 하셔서 그 부분에서는 꼭 소름이 돋았습니다.

 

표현력도 재미있었구요 어찌나 맛깔나게 잘하시는지

저도 다른 분들처럼 얼쑤! 잘 한다! 이 소리를 외치고 싶었습니다

 

 

 

5.

 

 

관객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거의 다수라고 했는데

 

정말 판소리가 다른 분야의 공연예술들과 다른 것이

 

관객분들이 같이 호응을 한다는 거였어요.

 

저는 이것이 너무나 감명 깊었습니다.

 

주로 나이 드신 분들, 혹은 판소리를 잘 접해보신 분들이 자연스럽게

안숙선 선생님 창하시는 가운데

 

"얼쑤!"

 

"잘한다!"

 

"옳지!"

 

를 넣으시는데

 

그게 흡사 록라이브 할 때의 떼창처럼 마치 제3의 작품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또 떼창은 가수의 목소리마저 잡아먹는 경우가 있어 몇몇 분들이 싫어하시는 것 같지만

관객이 같이 넣어주는 이 소리들은 창의 목소리를 잡아먹진 않고

오히려 살려주는 역할이니까요.

 

 

그런데 중간중간 방해요소들이 있어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뭐 클리셰들 있잖아요.

늦게 들어오는 사람들, 핸드폰 안 끄는 사람들.

 

 

그리고 거기에 안숙선 선생님께서 다른 관중들한테 소개드릴 정도로

후원하시는 회장님 한 분이 계셨는데

그 분도 어찌나 열심히 잘한다, 얼쑤를 넣어주시는지

참 판소리를 사랑하시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판소리계에 후원이 덜한 것인가, 라는 염려도 들고 여러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완창 이후 몇몇 분이 기립박수를 치셨는데

그 분이 일어나 열렬히 치는 모습을 보며

아 나도 기립박수를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다른 분들이 안 일어서는 것을 보며

약간 소심해져 못했는데 왜인지 아쉽군요.


 

 

 

6.

 

 

*이 부분이 15금입니다.

뭐, 사실 그렇게 안 야할 수도 있긴 한데 어쩄든.

 

 

 

 

수궁가 이야기를 해보자면

여기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들, 안숙선 명창께서 아주 재미나게 표현해주신 부분들만 짚겠습니다.

 

일단 수궁가 중에서

별주부 자라의 에미가 자라 가지 말라고 창하는 부분이 있는데

듣는 이가 어찌나 슬픈지 말도 못했습니다.

 

또한 뭍으로 갈 이를 뽑는 중에서

방개(?)놈을 뽑을 생각을 하는데

안숙선 선생님께서 방개가 걷는 모냥을 표현하는데

좌중이 다 뒤집어졌습니다.

 

센스 있는 안숙선 선생님께서

"이건 내가 넣은 게 아니구 우리 스승님이 넣어주신 거랍니다"

참 웃겼어요.

 

왜 창하시는 분들을 이야기꾼이라 묘사하는지 와닿았습니다.

 

그러나 아마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자라와 호랑이가 만나는 장면인데

 

일단 처음에 자라가 호랑이를 토끼로 그만 착각하고 맙니다.

그래서 바다에서 호랑이를 보고 토선생이라 부르는데

바다의 물결에 그만 호자가 토자로 변질되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이보시오 토---호 선생!" 되는데

이 부분도 웃겼고

 

또 진짜 웃긴 부분이

뭍에 나온 자라가 호랑이를 공격하는 장면인데

 

그만 자라가 호랑이를 문다는 것이 급소를 물어버립니다.

 

어찌나 옛사람들 직설적인 표현이 있는지

 

제가 설명서에 있는 부분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또 그렇게 창하셨습니다만)

"처음에는 귀주머니만 허든 것이 큰 복통만 하게 붓어 버렸것다."

 

...ㅋ

 

정말 노골적이지 않나요?

 

여기서도 또 사람들은 즐거워했습니다만 흐흐.

 

이 나머지 부분도

굉장히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더 말하면 나중에 또 들으실 분들이 재미반감될까봐 사려지는군요.

 

그런데 토끼는 아마 양성이었던 것 같아요.

 

뭐 안 보셨더라도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내용인데

토끼가 간갖고 사기치는 부분에서

자기의 밑구멍이 세 개라고 하는 부분은 확실히 그런 거 의미하는 게 아닌가요?

 

으음.;;

 

 

어쨌든 중간에 고수 분이 바뀌시고 쉬는 시간 하고

완창을 다 해주셨는데

생각보다 너무 길어지는 바람에 그만

토끼가 뭍에 나와 자라를 욕하는 부분에서 끊어졌답니다.

그래서 뒤에 독수리와 토끼가 싸우는 부분은 못 들었어요.

 

 

7.

 

 

쉬는 시간을 맞았는데

연말이라고 시루떡, 귤, 어묵을 나누어주었습니다.

2만원 내고 이런 것도 얻고 안숙선 선생님 소리도 듣고.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나누어주시는 분들 참 고생하셨습니다.

 

 

8.

 

 

뒤에서는 제자분들이 전통민요를 불러주셨는데

이게 또 그렇게 재미있었습니다!

 

같이 가신 어머니 설명에 의하면

전라도 지역 창이 원래 힘이 있다는데

그래서인지 다들 쩌렁쩌렁 힘이 좋으시더라구요.

 

그런데 얼마나 신명이 나던지 모르실 겁니다.

 

저절로 몸이 덩실덩실

진짜 농담이 아니라

그렇게 되더라구요.

 

아니 사실 안숙선 선생님 수궁가 부르실 때도

몸이 막 저절로 움직입데다.

 

제가 원래 이런 착석 좌석 공연에서는

주로 경직되는 사람인데

너무너무 신이 나는 거에요.

 

처음에 불러주시는 부분은 거의 못 알아들었습니다만

나중에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아리랑 음음음 고개로 넘어간다

부분에서는 막 같이 노래 부르고 난리 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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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에서 왼쪽에서 네번째 분, 보라색 치마 입고 제일 키 작으신 분이 안숙선 님이신데

초중반에는 제자들만 부르셨는데

막판에 합류하셨답니다.

 

다 끝나고

불꽃놀이를 한다는데

저희 가족 구성원들은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졸랐는데 아버지가 귀찮다고 (-_ㅠ) 그만...

 

 

그러나 결과적으로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판소리 공연 많이많이 보려구요!

 

 

 

9.

 

 

 

근데 뭐랄까나요

이런 판소리, 전통민요는

뭐랄까....

 

알아듣기가 참 힘들더군요.

 

저도 초반에는 해석서 없이 보았더니

무슨 말인지를 못 알아들어 멀뚱멀뚱하였습니다

 

안숙선 선생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쉽게 아니리로

설명을 해주시려고 하신 것 같아

많이 캐치는 하였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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