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음악감상실의 권태은 PD가, 이번 4회 양파의 '민물장어의 꿈'을 듣고,

한동안 넋을 잃다가 한 저 말에, 팬으로서 기쁘기도 안타깝기도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오늘은 가수 양파에 대한 찬양글을 작정하고 올려보려고 합니다;

양파의 오랜 팬인 저는, 1998년 2집 때까지만 해도 사실 큰 관심이 없었고, 살짝 오히려 후배인 박정현에 관심이 더 있었죠.


근데 1999년 3집부터, 양파에게서 아주 특별한 흡입력 있는 음색이 있다는 걸 - 특히 고음 부분에서 -

깨달으면서, 왜 이 가수를 외면하고 있었을까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2001년 4집도 그 느낌을 더욱 성숙하게 보여주다가,

그 뒤로 거의 14년이라는 어마어마한 기간 동안은 정말 빛을 발할 정도의 곡이 딱히 없었어요. 그렇게 양파는 조용히 잊혀져 갔죠.

사실 양파가 뽕끼가 많다라는 평은 2007년 즈음에 발표한 5집 사랑 그게뭔데나 그 후에 보여진 아파 아이야 따위의 곡에서 보여졌던 거고,

전 그게 진짜 양파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과소평가 받는 것 같은 느낌도 안타까웠답니다.


근데 이번 나는 가수다를 통해, 양파의 진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곡들을 매주마다 점점 더 보여주고 있어서

팬으로서 너무 기쁘고, 나가수가 욕을 먹든 말든, 양파라는 가수를 끄집어 내어준 나가수 제작진에 전 고마워요.



갓파(GodPa) 찬양, 이번 나가수 양파의 곡 몇 개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들 몇 개 올려볼게요.



[양파 - 민물장어의 꿈] (2015) - 나가수 시즌3-4회, 신해철 곡, 정재일 피아노



양파의 나가수 무대 중 최고의 곡이었고 + 나가수 역대 무대 중에서도 노래,편곡,연주 등 완성도가 높은 곡들 중 하나이며,

양파의 역대 곡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있었던 나가수 4회의 곡.


음역대가 아주 넓은 곡 중 하나로, 부르기 어려운 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주 높은 부분을 양파는 말끔한 진성으로도 부르고 가성으로도 부른답니다.

절제와 진심도 좋았고, 신해철의 좋은 가사를 전달력 있게 잘 해주었다고 생각.


이번 회의 주제는 존경하는 가수에 대한 헌정(tribute)였는데, 양파가 그 주제를 가장 잘 표현했다는 평.


반주는 피아노 하나였는데, 피아노를 연주한 정재일 씨의 혼 서린 - 정말 온 몸으로 연주하더라고요 - 연주가 함께 빛을 발합니다.

양파를 재발견했다면, 정재일 씨는 제게는 발견이었어요. - 사실 잘 모르는 분이었어서.


전주와 후주는 신해철의 다른 곡을 피처링했다고 합니다.




[양파 - 그대와 영원히] (2015) - 나가수 시즌3-3회, 이문세 곡



양파의 나가수 무대 중 민물장어의 꿈과 함께 최고의 곡이었는데, 굉장히 처절하게 불렀죠.

양파는 목소리가 정말 청명한데, 동시에 매우 슬프게 표현하는 재능이 있고, 이 곡에서 그 표현이 극대화된 것 같아요.

몸살로 몸 상태가 매우 안 좋은 상황에서 부른 곡인데, 원래 아플 때 더 감정 표현이 좋아진다고들 하죠.

그래서 오히려 곡의 슬픈 느낌이 잘 살아난 곡 같아요.


+ 역시 가사 전달력 너무 좋고, 특히 '음성' '쇠잔한' 같은 가사의 ㅅ 발음이 이쁨.

+ 뭔가 제스처나 몸동작 자체도 고급져요. 마이크 선 한 줄기 손에 끼고 부르는 것도 예술적임.




[양파 - 달팽이] (2015) - 나가수 시즌3-2, 패닉 곡



이 곡도 들을수록 매력적인 곡입니다. 미디엄 템포의 곡으로 곡을 적당히 흥겹고, 적당히 슬프게 만들었는데,

웃으면서 부르는데도 뭔가 울컥한 감성이 있는 게 양파의 특징이랄까요.

깨끗하게 떨어지는 고음, 청명함 속에 있는 와일드함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곡에서도 앞부분과 뒷부분에 패닉의 다른 곡들을 피처링 했다고 해요.

마지막 부분은 로시난테를 삽입한 건데, 되게 매력적입니다.




[양파 - Listen] (2007) - 윤도현의 러브레터, Beyonce 곡



양파 팬에게서는 역대급 무대로 꼽히는 곡이긴 한데, 사실 이번 나가수에서 이 곡보다 더 좋은 곡들이 나왔죠.

그래도 여전히 좋아요. 이 때 쯤에는 - 지금은 많이 없어진 - 그 뽕끼가 약간은 남아 있긴 합니다.




[양파 - 애이불비] (1999) - 3집, 조규만 작곡



양파의 묻혀진 명곡 1순위로 뽑히는 곡.

절정에서 리타르단도되는 부분과 그 이후 부분은 정말 수백번을 들어도 전율이 돋는 곡.

조규만 님이 지금 뭐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양파와 언제 한 번 더 작업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파 - 피안화] (2001) - 4집, 이승환(story) 작곡 / 양파 작사



이 곡 역시 아는 사람만 아는 명곡




[양파 - 령혼] (2009) - 방시혁 작곡



양파가 좀 색다른 창법으로 부른 곡 중 하나인데, 방시혁이 이 곡을 녹음하기 위해 양파에게 10일간 특별 레슨을 했다고 하고,

양파가 가장 힘들게 녹음한 곡이었다는 후문이 들리는 곡인만큼, 좀 더 목소리에 힘을 주고 부른 곡.

음산한 분위기의 드라마 OST였는데, 사실 이 곡을 저도 최근에 알았음. 곡 자체가 굉장히 신비롭고 좋아서 중독성이 있음.




[양파 - 나에게 온다] (2013) - 월간 윤종신, 윤종신 작곡 



꽤 많은 유명 작곡가에게서 곡을 받았던 양파가, 개인적으로 받았으면 했는데 못 받은 작곡가들이 윤종신과 유희열이었는데,

최근에 윤종신이 곡을 줬었음. 풋풋하게 부르다가 아주 천천히 절정을 향해 다다르다가 절정에서 크게 질러주는 것이 매력인 곡.




[양파 - Glory of Love] (2013) - David Foster 곡, 김형석 편곡 



드디어 김형석에게도 받았구나 싶었던 곡. 양파의 청명한 가성+고음이 좋은 곡.




[양파 - 불언] (2001) - 4집, 나원주 작곡/작사 



빛을 발하지 못 하고 묻힌 보석 같은 곡 중 대표적인 곡.

나원주 특유의 감성과 양파의 음색이 절묘하게 맞아, 제대로 슬픈 곡 리스트에 항상 올릴만한 곡을 만들어 냄.




[양파 - 괜찮아] (1997) - 1집, Brian Min 작곡



음정이 약간 불안했던 1집 때였지만, 가장 풋풋한 음색을 들려주었던 1집.

1집에서 조용히 묻힌 명곡으로, 역시 슬픈 감성이 최고조에 달한 곡.




[양파 - 소녀가 소년에게] (1998) - 2집, Brian Min 작곡



아직 풋풋함이 묻어있던 2집 수록곡으로,

노래제목처럼, 정말 수줍게 고백했던 어렸을 적 첫사랑 느낌 같은 곡이랄까요.

양파 팬들에게는 버릴 수 없는 곡 중 하나로, 당시 비슷한 감성의 곡들을 많이 만들어주었던 Brian Min 작곡.




[양파 - 그녀안의 나] (1999) - 3집, 이상호 작곡 / 이재경 작사



가사가 슬퍼 유명한 곡. 역시나 숨어 있는 명곡 중 하나로 뽑힘.




[양파 - 본능] (2001) - 4집, 신동호 작곡 / 양파 작사



양파의 몇 안 되는 발라드가 아닌 장르의 곡. 소프트한 느낌의 락으로 곡 해석이나 표현이 매우 재밌음.

특히 마지막 부분 목이 갈라지듯이 소리지르는 부분.




[양파 - 머뭇머뭇] (1999) - 3집, 김현철 작곡



김현철이 준 재즈곡. 양파의 장점이 묻어나는 고음은 없지만, 재즈에도 잘 어울림.




[양파 - My Song] (2001) - 4집, 양파 작사/작곡



마지막으로 양파 자작곡. 타지에서 연인의 그리움을 그리며 노래한 느낌이 잘 살아남.




+ 이 외에도 애송이의 사랑, 소유, 천사의 시, 다 알아요, 알고싶어요, 믿지못할 세계, one fine day, special night 도 좋아하는 곡들이지만 생략.

+ 나가수를 보거나 평소 옷입는 것을 보면, 양파는 옷도 잘 입음.

+ 양파가 '정통 발라드 앨범을 내보고 싶다'라고 최근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는데, 매우 환영.

+ 양파가 유희열의 곡도 하나 받았으면 좋겠음. 유희열이 박정현에게 줬던 '아무말도 아무것도' 같은 느낌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음.

+ 이번 나가수 시즌3은 시즌1 때의 퀄리티가 충분히 나오고 있는 것 같음.

+ 나가수 시즌3을 통해 새롭게 좋아진 가수는 스윗소로우, 연주자는 정재일, 이 분들 포스팅도 조만간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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