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에서 떠나왔습니다. 4월 중순에 왔으니까 거의 4개월에 가까운 체류였군요.  집안 일때문에도 바쁘고 리서치하느라고도 바쁘고 학회도 미국에서 한번 한국에서 세번이나 하고... 여전히 완성을 하지 못한 논문이 세개나 대기중이군요.  덕택에 2011-2012년에 출판되는 논문의 숫자는 제 인생의 최다 기록을 세울 것 같군요.  행정관들께서는 "유명한 학술잡지에 기고된 논문이 없다" 라고 시비를 걸겠죠? ^ ^  소위 "유명한 학술잡지" 에도 금년 말까지 한 편 내도록 해야되겄습니다.

 

와서 하루 반 정도는 아무것도 안하고 쓰러져 있었습니다.  이삿짐박스로 다섯개 정도의 자료를 모았으니 ;;; 책을 쓰기는 써야 되겠죠? 

 

2. 집에 돌아오니까 무의식중에 구루가 문앞에 뾰로꼼 고개를 내밀기를 기다리고 있었나봐요. 없으니까 눈물이 왈칵 돋고 고꾸라지고 싶었어요.  죽은지 2개월이 지났는데 그정도로 슬픔이 가시려면 어림도 없는 것 같아요.

 

3. 요번 한국의 이상기후 때문인지 8월중에는 다리의 관절통이 아주 심해져서 고생했습니다만 여기 오니까 조금 낫군요.  그래도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근육이 상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여기 날씨 (캘리포니아 베이 에리아) 는 건조하고 좀 쌀쌀할 정도입니다. 이제 며칠 안있어서 가을날씨로 넘어갑니다. 그래봤자 기온 차이는 얼마 안되지만.  

 

바깥분의 엄명에 의하여 흰 쌀밥, 밀가루 그리고 붉은 고기가 없는 식단을 어제부터 일주일 내내 유지하려고 합니다. 잘 되겠죠. ^ ^ ;;;  메밀국수하고 훈제 고등어하고 먹었는데... 맛있긴 했는데 먼가 속은 안 찹니다.

 

4. 한국에 있는 동안 봤던 최고의 영화는 (동서양 구작신작 막론하고) 영상자료원에서 본 유현목 감독의 [문] 이었습니다. 만일 키노시타 케이스케 감독의 작품 중 안 본 것들을 봤더라면 순위가 바뀔 수도 있었죠.

 

금년에는 부천영화제도 그렇고 시네마테크 영화복이 터지는 한해였어요. 국산 호러영화들은 여전히 기획력의 빈약함부터 시작해서 잘 안되는 부분이 많은데, [철암계곡의 혈투] [링크] 처럼 저예산 장르 영화가 장르적 요소를 다루는 기술이 많이 좋아진 예가 눈에 띕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뭔가 머리통을 꽝하고 때리는 강렬한 작품이 별로 없었던 반면에 수준이 상당히 높고 자기 할 일을 잘 하는 영화가 비교적 많았던 봄/여름 시즌이었던 것 같습니다.

 

5. [Criminal Intent] 는 금년으로 영원히 끝났군요.  [SVU] 도 캐스트 개편을 한다는 둥 이제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듯 합니다. 제 경우는 이 두 쇼가 죽거나 옛날만 못하면 그걸로도 벌써 "미드" 볼 이유가 줄어들겠죠.  "미드" 열풍도 이제 잦아들 시기가 되었긴 합니다. 

 

6.  러시아를 공략하는 나찌군을 연상시키는 군대가 우리 동네를 침략해서 나를 고문관 (?) 으로 끌고 가는 이상한 꿈을 꿨습니다. 나는 이런 높은 전망대 같은데 박혀있고 밑에서는 한없이 널어진 벌판에 이친구들이 레인코트 비슷한 제복을 입고 방독마스크같은 것을 둘러쓰고 진격을 하는데 진흙탕속에 푹푹 빠지다가 급기야는 진흙속으로 가라앉아요.  몇십만쯤 되는 병대들이 진흙밑에 사는 원조 에일리언 새끼처럼 생긴 벌레 (?) 들의 공격을 받아서 잡혀먹히는 장관의 지옥도를 연출하는 데 (얘네들도 인간만큼 지능이 있다는 설정입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모름 ;;;)  나는 막상 그걸 보면서 "본다르추크가 보면 서러워 하겠네 끝내주는 구도..." 어쩌구 하면서 영화비평을 하고 자빠졌습니다. 

 

웃기는 꿈이에요 그런데 그 황당하게 거대한 스케일이 영화처럼 느껴지지 않고 진짜 경험같았어요 무슨 냄새나 피부의 감촉 같은 것도 기억에 남아있고... 외계생물의 메시지를 받았나

 

짤방은 나뭇잎사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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