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쉬 맨(스포일러 주의)

2019.11.30 16:11

산호초2010 조회 수:846

"아이리쉬 맨"을 포함해서 여러 영화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으니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신다면 읽지 마시고 영화를 봐주세요.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의 후일담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카지노"나 "좋은 친구들"에서 느낄 수 있던 후덜덜한 속도감과 폼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그래서 눈을 돌리고 싶은 현실적인 우울함이 느껴져서 영화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게 되더군요.

옆에 있던 관람객도 중간중간 탄식을 하더군요.


처음 1시간 반 정도는 제대로 영화에 몰입을 하지 못했고, 전개가 참 느슨하게 지루하구나 싶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더니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가슴이 짓눌리는 것처럼

현실 우울감이 제대로 덮쳐오더군요. 아직까지도 이 영화 후폭풍으로 우울해요.


마피아의 고백으로 영화의 소재를 삼았다는 점에서 "좋은 친구들"과 거의 같은 주제와

형식을 가져왔는데 지미 호파의 살인사건은 인지도가 높은 역사적인(?)사건을 다뤘다는 점에서

그 당시의 여러 인물들에 대해서 다시 관심을 가지게 하더군요.


실제 지미 호파의 사건은 아직까지도 미제의 실종사건이라는걸 영화를 보고 찾아본 다음에

알았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지미 호파와 프랭크 시런의 가족들을 비롯한 관계된 사람들은

모두 어떤 심정일까 싶군요. 사람을 죽인 죄책감을 다룬 것일까 싶다가, 역겨운 자기합리화라는

생각도 들구요. 결국 자신의 죄에 대해서 제대로 인정을 하거나 가족들에게

사과를 하지도 않고 주절주절 변명만 늘어놓는 모습에서 딸들의 입장이 이해가 되었어요.


프랭크 시런은 지미 호파를 죽였다는 것에 대해서 지미 호파에게 원망스러웠을 것 같아요.

그 사건 관계자들 중에 가장 후에까지 살아남아서

추하고 괴롭게 말년을 보내야 했으니까요. 그가 살아남아있는건 "신중함 + 운"이겠구요.

영화 전체가 지미 호파를 죽일 수 밖에 없어서 죽였다는 식의 톤을 보여주기 때문에

죄책감과 자기 합리화, 자기 연민, 운명에 대한 탄식이 함께 뒤섞여 있어요.



"카지노"와 "좋은  친구들"에서 보여준 앞 뒤 안가리는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던 다혈질 마피아 역할과

대비되어 조 페시의 차분하고 노회한 마피아 보스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전작들을 찾아보고 싶게 하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9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66
110757 다쿠아즈 [6] 은밀한 생 2019.12.19 483
110756 [회사바낭]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예 [2] 가라 2019.12.19 486
110755 주 52시간 근무제 관련 연대 성태윤 교수님 글 [16] Joseph 2019.12.19 942
110754 트럼프 미국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했다고 하네요. [5] cksnews 2019.12.19 671
110753 어쩌다 아니 꼭 사랑이 널 찾아내고야 말 것 [2] 가끔영화 2019.12.19 460
110752 선택의 피로도 [9] 어제부터익명 2019.12.19 496
110751 강남역에서 찾기 쉬운 맛집 추천 부탁드립니다 [6] 산호초2010 2019.12.19 548
110750 오늘의 둘리 카드(1) [2] 스누피커피 2019.12.19 286
110749 아아니, 둠 패트롤 얘기가 없다니요?!(영업글) [6] 노리 2019.12.19 538
110748 [바낭] 90년대 라디오 '영화음악실'의 단골 레퍼토리들 몇 곡 [32] 로이배티 2019.12.19 970
110747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나오네요 [4] 부기우기 2019.12.18 540
110746 샘 레이미의 기프트 [3] mindystclaire 2019.12.18 617
110745 사라진 밤 [8] 어제부터익명 2019.12.18 655
110744 ssoboo 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합니다. [7] 2019.12.18 1557
110743 이세돌이 인공지능 상대로 1승을 추가했군요 [5] 부기우기 2019.12.18 763
110742 죽은 자식 고추 만지기 [4] 귀장 2019.12.18 3874
110741 사람을 바꾸려는 시도 [3] 예정수 2019.12.18 661
110740 [회사바낭] 종합편 [5] 가라 2019.12.18 572
110739 2019 San Francisco Film Critics Circle Award Winners [5] 조성용 2019.12.18 439
110738 60년대 배우들 [5] 가끔영화 2019.12.18 4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