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겨울왕국은 글쎄요.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어떤 관점에서인지가 문제겠죠. 기술적으로 매우 괜찮다고 생각해요. 보러 온 사람의 기대의 방향을 정확히 충족시켜주지는 못하지만 양적으로는 충분한 서비스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나의 관점으로는 글쎄요. 나는 이야기를 만들 때 이 이야기가 얼마나 뻗어나갈 수 있느냐에 천착하거든요. 그리고 그걸로 얼마나 땡길 수 있을까를 궁리하고요. 내 관점으로, 겨울왕국 같은 건 쉽게 구할 수 없는 사골 같은 거예요. 식당에 비유해서 얘기해보죠.



 2.내가 식당 사장이고 어느날 겨울왕국 사골을 손에 넣었다고 쳐요. 국밥을 만드는 셰프에게 '이 사골로 국밥을 몇 그릇 끓일 수 있지?'라고 물어보면 셰프는 '평소대로 300그릇 정도 만들면 손님들이 행복하게 국밥 드시고 돌아갈 거 같습니다.'라고 하겠죠.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할거예요. 이 사골을 우려낼 대로 우려내서 하루에 삼천 그릇씩 만들라고요. 그러면 셰프는 그랬다간 맹탕 국밥이 될거고 손님들에게 욕을 먹을 거라고 만류할거예요. 그럼 나는 이렇게 말해줄거예요.


 '이봐 어차피 사람들은 한달만 지나면 국밥 맛 같은건 기억 못해. 유일하게 중요한 건, 이 겨울왕국 사골로 장사하면 우리가 국밥 300그릇이 아니라 3000그릇을 팔 수 있다는 사실이야. 사람들은 겨울왕국 국밥이라면 안먹고 욕하지는 않을거거든. 먹으면서 욕하거나 먹고 나서 욕하겠지. 그리고 욕먹는 건 한달이지만 국밥 3000그릇 팔고 남은 돈은 영원한 법이지. 그러니까 너는 닥치고 하루에 국밥 3000그릇씩 만들면 되는 거야.'


 ...라고 말이죠. 



 3.그래서 나는 겨울왕국2가 진짜 눈의 여왕이 등장하고 엘사가 압도적으로 털려버리는...겨울왕국판 제국의 역습이 될 줄 알았어요. 물론 눈의여왕은 엘사의 진짜 어머니고 눈의여왕의 위에는 마법제국의 황제가 있고요. 눈의여왕은 모든 원소를 다루는 마법황제의 제후국의 여왕이고, 자신의 딸인 엘사의 힘을 이용해 자신이 마법황제의 자리에 오르려는 거죠. 겨울왕국3의 어전시합에서 눈의여왕을 쓰러뜨리고 엘사는 마법황제의 궁중마법사가 되는 거예요. 그렇게 황제에게 충성하는 척하며 힘을 키우다가 겨울왕국4에서 마법황제를 쓰러뜨리며 세계에 평화가 찾아오는 전개인거죠. 겨울왕국5부터는 '역습의 눈의여왕-어머니와 딸'편으로 다시 새로운 트릴로지를 시작하고요.


 ...일 줄 알았는데 솔직이 스토리가 밍숭맹숭해요. 딱히 갈등도 없고 대립하는 적도 없고, 그냥 엘사가 우화등선하는 게 스토리의 전부죠. 디즈니는 겨울왕국 시리즈화(=사골화)에 별로 관심이 없나봐요.



 4.휴.



 5.처음에는 4대 원소가 나오길래 각 원소를 대표하는 마법사들간의 전쟁인가...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럼 엘사가 들어갈 자리가 없어 보였어요. 애초에 얼음은 원소가 아니라 물이 얼어버린 상태니까요. 한데 엘사가 그냥 마법사도 아니고 5대 정령이라니...이럼 더욱더 후속편이 나올 수가 없잖아요? 게다가 사실상 4대 정령을 거느리는 정령 대장이 되어버린 건데, 이래서는 다음편에 엘사에게 덤빌 놈이 없단 말이죠. 


 작중에서 묘사되는 걸 보면 4대 정령은 나라나 대륙별로 하나씩 있는 게 아니라 온리 원인 존재들이고 엘사는 걔네들의 대장이 된 거라...더이상 시리즈가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6.어쨌든 잡담이나 해보자면...엘사는 눈의여왕이 아니라 정령이었네요. 하긴 생명체도 막 만들고 얼음에서 빛이 나올 때부터 이상하긴 했지만요. 그리고 바람 불 물 땅 이렇게 정령마다 속성이 있는데...엘사는 아마 빛의 정령인 것 같아요.


 엘사가 만드는 발광체는 얼음결정이 아니라 포토닉 결정으로, 내부에 투사되는 빛을 이용한 일종의 저장장치 개념 아닐까요. 현대의 기술로는 몇 센치정도의 알갱이를 만드는 게 끝이지만 엘사처럼 큰 덩어리를 뽑아낼 수 있으면 결정 내의 나노구조를 이용한 양자컴퓨터를 무한히 만들어낼 수 있는 거거든요. 양자컴퓨터가 관측하는 사상이나 스캔하는 인물들은 나중에 그대로 뽑아낼 수 있고요. 1편에서 성을 디자인하거나 올라프의 인격을 구축한 것도 엘사의 컴퓨터가 수집한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 쓴걸거고요. 빛이 곧 정보가 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엘사의 속성은 빛에 가까워 보여요.


 엘사가 냉기 관련 능력도 가진 건 만드는 결정을 차갑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고요. 결정이 차가워야 하는 이유는 컴퓨터의 과열을 막기 위한 쿨링? 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물론 이건 완전 꿈보다 해몽이긴 한데...물 정령이 이미 있는 이상 엘사의 속성이 얼음일 수는 없는 거니까요. 굳이 속성을 따지자면 빛의 정령일 것 같아요.


 

 7.마지막에 가는 섬은 디즈니 버전의 아카식 레코드일까요. 어쨌든 겨울왕국2는 엘사를 더욱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그려낼 뿐이지 이야기적인 재미는 덜했어요. 그래도 보는맛이랑 듣는맛은 있어서 한두번은 더 볼지도요.



 8.체력이 완전 떨어져서 고기를 먹고싶네요. 썰든 굽든...뭐든지요. 스테이크가 먹고싶다...고 번개를 치려고 했는데, 문제는 이미 단톡방에다가 번개를 쳐버렸어요. 


 아직 사람이 올지 안올지 모르겠지만 여기다 번개를 쳤는데 단톡방에서 번개가 메이드되면 2군데가 되는 상황이 와버리니...좀 걱정되네요. 이상하게, 번개를 보험삼아 여러 군데에 쳐놓으면 갑자기 여러 군데에서 다 번개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여러 군데에 던져넣으면 한군데쯤은 되겠거니 하고 번개를 쳐놓은 건데...그런 경우는 참 곤란해요.


 하지만 여기다가도 해보죠. 두군데에서 다 되면 양해를 구하고 다같이 모이면 되니까요. 저녁에 구스테이크나 울프강스테이크에서 고기나 썰분 계시면 쪽지주세요. 3시반까지 확인해 볼께요. 낯선 사람들이랑 보게 되실 위험도 있으니...미안하니까 내가 쏘죠. 하긴 생각해보니 나도 낯선 사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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