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음악관련  추억팔이(?) 게시물이 연달아 올라오길래 불쑥 인사도 없이 나타나 한번 끄적여 봅니다.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 OST 리스트를 여기저기서 봤어요.


물론 드라마도 10편까진가 보다가 말았어요.


처음엔 나름 흥미진진한 기획이었던거같은데 뒤로 갈수록, 퍼즐을 맞추기 위한 현실씬이 늘어날수록 이상하게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암튼 드라마 이야기를 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니니 드라마 이야긴 그만하죠. :)



아무튼 OST이야기로 돌아가서 드라마의 시기와 같은 시기를 학창 시절로 보낸 저에게 

저 리스트의 음악들은 뭔가 살짝 아쉽다라고 할까요.


곡 리스트가 너무 대중적인 곡들이라서 그런가봐요.


그래서 제가 기억하는 97년의 음악들을 골라봤습니다.




먼저 제 고등학교 시절 무렵을 음악과 연관시킬때 빼놓을수 없는 세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야자,PC통신,잡지입니다.




1. 야자



먼저 한곡을 선곡해보죠.





첫번째 곡은 패닉의 2집 수록곡 강입니다. 1집의 기다리와와 둘중에 뭘 고를까 고민하다 2집의 곡을 골랐어요.

패닉은 저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창구가 되준 그룹이랄까요. 


전 고등학교를 막 들어왔을땐 음악은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좋아하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을 뿐이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패닉이라는 그룹을 알게됐고 어느새 서태지와  비슷한 레벨로 좋아하게 됐었죠.

그러던 어느날 패닉 2집이 나왔는데 라디오에서 거의 전곡이 방송 금지됐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에 고등학교때 방송반애들이 점심시간에 노래를 틀어주곤 했는데 아마 패닉2집을 통째로 틀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는 꽤나 규율이 엄한 사립 남고였기에 사실 저런 노래를 트는건 일종의 해방구 노릇을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패닉을 좋아하던 인연으로 알게된 같은 반 친구에게 생일선물로 테잎하나를 선물받게됩니다.

그게 바로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 앨범이었고 그 앨범 이후로 제 음악 인생은 바뀌게 되요. :)


여담이지만 그 친구 역시 들어보지도 않고 선물을 했데요. 당시에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끝나고 나온 새 앨범 광고를 듣고 샀다나 어쨌다나...


그 이후 그 아이와 저, 그리고 다른반의 아이 한명-서울에서 전학을 와서 어느정도 팝송을 많이 들었던-

이 세명이 전교에서 라디오헤드를 아는 유일한 세명이 됩니다.

그리고 우린 고등학교 내내 붙어다니면서 음악친구가 되었죠.


그래서 두번째 곡은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앨범중의 한곡입니다.




Paranoid Android를 고른 이유는 이 곡이 오케컴터의 첫싱글 커트곡이었고 당시 오케컴터 광고에 나왓떤 음악이어서 골라봤어요.




사실 지방의 남자 고등학교라는 곳에서 팝송을 듣는 이를 찾는다는건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런 이유중의 한가지 원인은 당시 팝송을 들을수 있던 유일한 루트인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저녁시간 그리고 1교시에 걸쳐 있었다 라는게 컸어요.


보통 선생님들이 지나다니면서 감시를 하던 시간이 주로 야자 1교시에 집중되어있었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워크맨을 들을수 있었던 시간은 8시 이후였고 그랬기에 아이들의 이야기의

대상이 될수있는 음악은 박소현의 FM데이트에 나온 음악들이었죠. :)


물론 경상도 지방의 남자학교다보니 고상하게 라디오듣는 취미를 가진 이들이 늘어봤자 반의 1/3정도 였던거 같아요.

전 당시에 근데 박소현의 FM데이트는 노래를 듣는다기보다 그냥 시간을 때우는 용도로 들었던거 같아요.

뭐 위에서 언급한 사건 이후부턴 거의 팝송만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여기서 한곡 선곡을 해보죠.



아일랜드의 데뷔앨범에 수록곡인 '지중해에 가고싶다'라는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심현보씨를 한때 꽤나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앨범을 듣게 된 계기는 아마 박소현의

FM데이트를 통해서였던거같은데 심현보라는 이름을 이승환의 앨범의 작곡자 리스트에서 처음 봤었을 꺼에요.

여튼 당시에는 꽤 전도유망한 작곡자가 모던락을 한다라는 그런정도의 이미지였는데 개인적으로

90년대 나왔던 한국 모던락 앨범중에 베스트 앨범중의 하나로 꼽고 싶군요,



제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는 시간은 정해진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는 10시 이후부터였어요.

그땐 학교에서 정해진 야자시간이 10시까지였는데 저희반은 '자율'이라는 명목하에 12시까지 더 야자를 시켰거든요.

다만 이땐 조금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도서관같은 곳에서 공부를 할수있었기 때문에 이어폰을 거의 꽂은체로 공부를 하곤 했었죠.

물론 야자를 땡땡이치고 당구장을 가거나 피씨방으로 새는 경우도 많았었어요. :)


즉 이때 주로 앞에서 이야기한 음악 친구들과 서로의 테잎을 공유하며 음악 얘기로 시간을 때울 수 있었던 행복한 시기이기도 했죠.

물론 별을 보며 나와서 별을 보며 들어간다는 생활을 다시 하라면 절레절레 하겠지만요.


그래서 이번엔 몇곡을 선곡해볼께요.




아까 앞의 친구와 다르게 알게된 친구가 한명 있다고 했었죠. 그 친구와 알게 된 계기가 된 앨범이에요.

당시 위대한 유산 OST를 이 친구한테 빌려들었던가 그랬는데 그때 앨범중에 가장 떴던 곡이 Life in mono라는 곡이었어요.

근데 희한하게 그친구랑 저랑은 둘다 Tori Amos의 siren이라는 곡을 더좋아했어요.


그리고 저에게 OK Computer앨범을 선물해준 친구가 가장 사랑했던 밴드의 한곡.



이 친구가 특이한게 정말 Suede를 도저히 좋아할수가 없는 환경에서 자란 친구거든요. 부모님의 직업이 농부에 완전 보수적인 집안.

그래서 가끔 이 친구집에 농사일을 도와주러 간다는 핑계로 놀러가서 맥주마시고 논 기억이 나요.

거기에 Gayrish한 행동이나 Girlish한 행동을 디게 혐오했었거든요. 그래서 저랑 가끔 자주 싸웠다는.

정치적으로도 완전 보수였구요. 근데 희한하게 Suede는 좋아했단 말이죠. 그 쟈켓앨범을 보고도요.

암튼 지금도 이해가 잘 안가지만 참 음악은 모든걸 초월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


그냥 짧게 쓰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지고 있어요. -_-;;


아무튼 야자에 얽힌 마지막곡은 바로 이곡입니다.



이 곡을 고른 이유는 보통 제가 10시이후에 공부를 거의 안하고 보통 노래만 듣는데 희한하게 이 앨범만은 공부를 하면서도 들을 수 있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하도 많이 들어서 2번 샀던 오아이스 2집을 제치고 골라봤어요.





2,  PC통신


아마 그 당시에 파란화면에 모뎀으로 하던 PC통신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전 하이텔은 별로 못해봤고 거의 나우누리를 자주하던 세대였어요.

아무튼 당시 나우누리엔 소위 빅동아리가 몇군데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손꼽히던

동아리가 나우누리 Metal동아리 (소위 메동이라불린)에요


물론 전 당시에 PC통신에 거의 미쳐서 살던 시절이라 그외에도 여러동에 가입해있었어요.

앞에도 언급했었던 패닉팬동이나 Ani동도 기억에 나네요.


Ok 컴퓨터를 듣고나서 소위 신세계를 알게된 전 그때부터 소위 말하는 음악의 계보들을 공부해보기로 결심했었죠.

그리고 그러한 뻘짓(?)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줬던게 나우누리 메동과 이후에 쓰게될 Sub라는 잡지였어요.

당시 제가 선택한 방법은 굉장히 무식하면서도 바람직한 (?) 방법이었는대 당시 핫한 밴드나 제귀에 좋게 들린 곡들이 

있으면 무조건 비슷한 장르의 밴드들은 다 들어보고 그 계보들을 검색해보거나 그런식이었죠.


뭐 당시가 90년대다보니 인기있던 주류락음악이 지금은 그런지락이라고 불리는 '얼터너티브' 그리고 오아시스와 블러로 대표되는 브릿팝 2세대

-당시엔 근데 80년대 스미스나 뉴오더같은 밴드들을 몰라서 이들을 1세대라고 생각했었어요.- 마지막으로 그린데이와 오프스프링으로 대표되는

펑크락이었죠. 아 마지막으로 하드코어밴드들도 어느정도 인기가 있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각각의 장르별로 한곡씩만 선곡해보죠.



먼저 첫곡은 스매싱펌킨즈의 Siamese dream중의 한곡입니다.


펄잼,사운드가든과 살짝 고민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들었던 밴드를 골랐어요.

아마 지금 가장 좋아하는 그런지밴드를 고르라면 사운드가든을 뽑을듯 해요. :)


제가 스매싱펌킨스 앨범중에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2집인데요. 사실 보통 3집에 젤 유명하죠.

근데 제가 2집을 젤 좋아했던 이유는 좀 눈물겨워요. 당시 3집 앨범은 더블씨디여서 비쌌기때문이죠.

거기에 제가 그땐 음악을 모은다는 의미보단 많이 듣는걸 좋아했기에 테잎을 사는걸 선호했는데 멜롱꼴리앨범은 더블 테잎으로 나오지 않았던거 같아요.

-물론 이건 제기억상에 기록이니 확실한건 아니에요.-



다음은 브릿팝 밴드의 곡중의 하나입니다.





어땐 앨범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지금은 잊혀진(?) 밴드중들을 후보군으로 생각해보다가 떠오르게 됐어요.

아마 이 노래를 아는 분들 많겠죠. 지금 살짝 나머지 떠오르는 밴드가 몇개 더 있네요. 쿨라 쉐이커나 이름이 떠오르지않는 밴드가 하나 더 있었는데

검색을 해보려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서 포기했어요.


네오펑크나 하드코어는 지금은 썩 좋아하지 않아서 패스할께요. 사실 글이 너무 길어지는거같아서...





3.잡지


90년대 전 PC통신으로 세상을 발견하고 잡지로 그 발견한 세상을 조금더 자세하게 정립해 나갔던거 같아요.

당시 그래서 전 제가 관심있는 분야는 죄다 잡지로 잡지식들을 늘려나간듯 해요.

뭐 당시에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잡지를 사거나 게임잡지도 매번 샀었던 기억이 나네요. -ㅁ-;

그리고 대학엘 들어가고 방학때마다 집에 오면 부모님이 잡지들을 박스에 집어놓고 버릴까 물어봣는데

다른 잡지들은 다 버렸지만 지금도 책장에 고이 모셔논 잡지가 있어요.


아마 그 당시에 이런 부류(?)의 음악을 듣던 분들은 아마 기억할 이름일꺼에요.

네 Sub라는 잡지에요.


마침 제 방에 창간호가 아직 있기에 사진을 찍어봤어요. :)



아마 기억나는 분들도 많으실듯 합니다. 이때 각 표지마다 메인 아티스트가 한명 있었죠.

사실 Sub가 기존 잡지들보다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새로운 편집 스타일이랄까 거기에 더해 화보사진을 방불쾌하는 아티스트들의

사진들을 실은 거였을꺼에요. 이때 자기가 좋아하던 사진들로 종이필통을 만드는게 유행이었는데 그래서 Sub의 사진들을 오려서

필통을 만들까하다가 차마 아까워서 그만두고하는 행동을 반복했던 기억이 나요. :)


아무튼 제 기억에 서브가 한 2년을 채 못가서 판매중지 됐었던가 그랬을 거에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제가 살던 동넨 중소도시라

가장 큰 서점에서도 10개월인가 들어오다가 말았던거 같아요.


당시 Sub에 번들로 주던 CD가 있었는데 이 CD를 통해서 한국 인디 밴드들을 몇 알게 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Sub와의 인연으로 알게된 밴드들 몇몇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보죠.



지금은 제가 가장 자주듣는 장르의 하나가 슈게이징/포스트락 계열의 음악이지만 당시엔 이런 장르의 음악이 있는지조차 몰랐어요.

마블발은 대학가서 알게됐었거든요. 아무튼 옐로우 키친은 제가 장르도 모른체 당시 잡지에 딸려 나왓던 번들 Cd 에서 알게된 밴드였었죠.

이후에 대학가서 이런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면서 이후에도 가끔 듣긴했었죠.





 두번째 선곡은 벡입니다. 당시에 전 음악을 접할수 있는 채널이라곤 나우누리 메동밖에 없었고

위에 언급한 제가 좋아하던 장르의 밴드들부터 찾아들었기에 저 음악들에 속하지 못했던 Beck을

알수가 없었어요. 아마 벡이 서브 2번째 호의 메인모델일텐데 그래서 당시에 얜 누구지?라고 했던 기억이 나요. ㅋㅋ



드디어 마지막 곡입니다. 제 90년대를 상징하던 곡이기도 해요.


지금은 해체된 Seam의 Are You Driving Me Crazy 앨범중 한곡입니다. 미국계 한국인 박수영이 리더인 밴드이기도 하죠.

서브잡지에서도 여러번  소개됐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Seam이라는 밴드를 기억하게 된 다른 원인은 앞의 metal동에서

나중에 자료실에서 음악을 다운로드 받을수 있게 됐었는데 그때 가장 많은 앨범을 올렸던 분의 닉네임이 seam이였거든요.

(어떻게 보면 제 음악스승님이자 많은 음악을 듣게 해준분 일지도요 -_-)


그리고  당시에는 그런지류의 음악(시카고태생의 밴드라는게 컸던거같아요)인것같았지만 

오히려 욜라탱고류의 인디팝음악과 가까운장르적 특성을 지녔기에 지금도 꽤 좋아하는 정서의 밴드랄까요.

그리고 이건 제 개인저인 감성이지만 한국인이 미국의 주류밴드음악을 한다라는게 뭔가 서글프면서도 멋있었다랄까요.

아마 랩음악을 안듣는 제가 Eminem의 노래를 유난히 좋아하는 이유도 뭔가 회색지대같은 느낌을 좋아해서 인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글을 쓰다보니 꽤 긴 글이 돼고 새벽이 훌쩍 넘어가 버렸네요. 제 1997년의 음악은 이렇습니다.

다른 듀게분들의 1997년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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