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2 12:52
"아이리쉬맨"을 보고나서 조 페시와 드 니로가 함께 나왔던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찾아서 봤네요.
이 영화가 이렇게 극찬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싶으면서도
주인공인 Jake La Motta가 감정이입을 할 수 없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뭔지 모르게 계속 몰입해서 보게 되더군요.
한 인간의 몰락을 잔인할 정도로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것은
고통스럽더군요. 비록 이 사람이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쓰레기같은
인간이라도 말이에요.
감옥에 질질 끌려들어가서 갇힌 채 울부짖는 장면은
우리에 갇힌 짐승의 울부짖음처럼 고개를 돌리고 싶더군요.
로빈우드의 "베트남에서 레이건까지"에 상당히 인상적인 평이 실려있어서
로빈우드의 이 영화평을 계속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동성애 텍스트로
이 영화를 평했던 것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떠오르더군요.
지금 그 책을 가지고 있다면 이 영화에 대한 부분만 다시 읽고 싶은데
듀게에서 옛날에 중고거래로 이 책을 없앴었네요;;;
아내인 비키는 스토리 라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임에도
너무 평면적인 인물인데다가 의도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아주
딱딱하고 건조한 톤으로 연기를 하더군요.
전반적으로 마틴 스콜세지의 90년대 2000년대 영화들에 비해서 건조하고
간결한 톤을 유지하고 있어요.
2019.12.02 13:37
2019.12.02 14:12
"애비에이터"도 마틴 스콜세지 영화였군요!!!! 하워드 휴즈 전기도 읽어보고 이 영화도 꽤 잘만들었다 싶었는데
감독이 누구인지 신경써서 보지 않았나 봐요.
"베트남에서 레이건까지"에 동성애 텍스트로 설명한 80년대 영화들은 정말 많은데 가장 설득력있게 써낸게
이 영화였어요.
2019.12.03 13:19
90년대 영화 잡지들에서 늘 시민 케인이랑 맞짱 뜰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던 영화라 의무감(?)으로 처음 봤을 땐 사실 별로 재미 없었어요. 잘 만든 건 알겠는데 별로 재미는 없네... 그랬는데 나아중에 어쩌다 아무 생각 없이 다시 보니 되게 좋더라구요.
그래서 블루레이까지 사 놓고 틀어보지는 않았습니다. ㅋㅋㅋ
2019.12.03 15:31
사실 재미가 있다고 누구한테 추천할 수는 없는 영화인데 묘하게 흡입력이 있더군요.
다시 볼만큼 애정이 있지는 않지만 기억에는 오래 남을거 같네요.
저는 80년 대의 스콜세지 영화에 거리감을 느끼는 편이라 아직도 이 영화를 안 봤어요. 00년 대에 만든 <에비에이터>는 굉장히 화려하지만 묘하게 빈 느낌이 들었고요. 그 영화에서 디카프리오가 참 용쓴다 싶더군요.
80년 대 영화 중에 <탑 건>을 쿠엔틴 타란티노가 동성애적 측면에서 해석한 걸 보면 같은 눈으로 그 영화를 못 보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