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검찰 개혁을 하자고 하는 이유가 "내 편"을 (검찰의 수사로부터) 지키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정말 그게 "일반 국민"을 위해서 진정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전 집권세력에 대한 수사나 조국 사태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밝혀졌던 이춘재 씨 수사 관련 뉴스를 보면 피의사실 공표를 운운하기 민망할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검찰 개혁의 방향이 어떤 모습일지 반성과 함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철저하게 비공개 처리된 정경심 교수와 반대로, 양현석 씨의 경찰 출석 장면이 생생하게 공개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정경심 교수는 현 정부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이자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조국 서울대 교수의 가족인 반면, 양현석 씨는 본인은 물론 가족 중 공적인 직위를 가진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조국 전 장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 때와는 달리, 양현석 씨가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 조국 전 장관의 가족들이나 양현석 씨나 똑같은 인권을 가진 사람인데도, 양현석 씨를 무리한 수사로부터 지키고 양 씨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피의사실 공표' 문제 같은 경우 양현석 씨 사건과 비교하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양현석 씨, 그리고 양 씨의 기획사 소속 가수인 승리에 대한 사건만큼 광범위하게 피의사실이 공표되고 보도된 경우는 흔치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승리의 경우에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공표되거나 보도된 피의사실 중 상당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이 검찰로 사건을 넘기면서 불기소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나중에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을 정도가 되기는커녕, 경찰조차 기소 의견을 밝히기 어려울 정도의 어설픈 '피의사실'이 여러 차례 공표되고 보도된 것입니다. 이런 일이 조국 수사 때 벌어졌다면 어떤 반응이 있었을지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와 언론의 피의사실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많은 사람 중에 양현석 씨나 승리의 인권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가 진행될 때 검찰개혁을 주장했던 사람 중에, 검찰이 지금 '우리 편'을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개혁되어야 한다거나, '우리 편'을 지키기 위해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 편'이 아닐 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보기에는 '상대 편'이거나 '옳지 않은 편'에 서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마땅합니다. 미국 수사기관의 인권 보호 규칙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미란다 원칙'은 미성년자 강간범이었던 미란다의 인권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것이란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이른바 '조국 대전'이 벌어졌던 당시에 시급하게 포토라인을 폐지해야 하고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에게 인권보호라는 '진심'이 정말로 있다면 말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191110165404734?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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