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0 19:15
교육제도가 아닌 입시제도를 가지고 온나라가 난리를 치는 이유 뻔합니다. 어느 학교를 나오느냐가 여전히 개인의 사회적 신분과 기회를 결정하기 때문이죠. 어느 대학을 가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인생이 결정될 뿐만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인간등급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는 아주 참혹하기 짝이 없는데 성적이 안나오는 애들은 일찌감치 자신을 ‘공부 못하는 애’로 규정하고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요. 그런 정체성이 개인의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도 크고 그런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생기는 사회적 손실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반대로 소위 명문대에 다니는 사람들, 정규직이 된 사람들은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인간적 품질에서 구분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학종이니 정시니 그딴 얘기 그만 합시다. 그냥 정말 배워야 하는 것 정말 배우고 싶은 걸 가르치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르치면 안되겠습니까. 그 사람의 성취 수준은 테스트 통과가 아닌 최종의 결과물, 실질적인 생산품의 수준으로 평가해 주면 되지 않을까요? 기업에서 사람을 어떤 기준으로 뽑든 그걸 학교에서 왜 눈치를 봅니까. 정시니 수시니 신분상승권을 두고 물고 뜯는 주제에 그게 교육을 논하는 거라고 하는 모습들을 보니 가증스럽기 짝이 없고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럽습니다. 이런 논의가 깊어질수록 한국의 암묵적 계급제, 신분제가 공고해 질거라는 불안감이 듭니다.
2019.11.10 21:10
2019.11.10 23:11
2019.11.11 10:26
지금도 그냥 배우고싶어서 그런거다라고 하면 방송통신대학교나 사이버대학에 들어가면 됩니다. 그냥 배우는것에 초점이 있지 않다는걸 잘 아실텐데요.
같은 경영학을 배워도 방통대 경영학과 보다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배우고 싶은게 사람이죠. 누구나 아무학교에 가면 받아준다 하면, 사람들은 방통대를 갈까요. 서울대를 갈까요?
2019.11.11 10:34
더 웃긴건 현재 대학진학률이 60%중후반정도 되는데 아예 대학에 안가는 고졸학생들(매년 20여만명 정도)이 어디서 뭘로 먹고사는지는 아무 관심도 없죠. 일종의 유령취급이랄까..
대졸자 실업률 이야기는 나와도 고졸자 취업에 대한 이야기는 안 나오죠.
그리고 냉정하게 말해서, 인풋이 다르기 떄문에 아웃풋도 같지 않습니다. 그게 현실이죠. 고등학교때 공부못하던 애가 배우고 싶어한다는 이유만으로 서울대 강의실에 앉혀놓는다고 해서 그 학생 머리속에 강의내용이 들어가리라는 보장은 없다는뜻입니다.
애초에 공부가 기질이 아닌 애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고민은 해야 합니다만, 배우고 싶어하면 다 배우게 합시다.이건 동의가 안되네요. 배울수 있는 애들은 따로 있죠.
엄연히 존재하는 격차를 무시하고 그 격차를 없는것처럼 보이게 합시다.하는건 문제 개선에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뻔히 수능백분위라는 명확한 정량지표가 있는데 그런걸 얼버무리려고 등급제니 어쩌니..이런걸 해봐야 달라지는게 없는거랑 똑같죠.
소위 말하는 육체노동(블루칼라)로도 먹고 살만 해지면 이런 대학입시논의는 상당부분 무의미해지겠지만 한국은 육체노동에 대한 가치산정이 낮은 편이어서요. 배관공만해도 경력 한 10년 쌓으면 연봉이 9000나옵니다 하면 대학입시논쟁은 별 의미가 없어질겁니다. 수시를 하든 정시를 하든, 별로 관심없을거에요. 서양애들은 그런돈이 크니까 자기들이 공구세트를 사서 어지간한건 다 고치죠. 한국은 특이한 경우말고는 집에다 공구세트 이런거 들여놓는 사람들 없고요. 불러서 고쳐주세요. 해도 그게 싸니까요.
2019.11.11 11:29
2019.11.11 20:22
확실히 386세대 이야기와 비슷하네요.
대학을 못가서 80년대 학번이 못되면 취급도 안해주는..
"공부 못하는 애"라는 정체성....정말 이것이 온나라를 짓누르고 있는건 아닐지. 어차피 공부에 특화된 아이의 퍼센티지는 정해져있을텐데 괜히 주눅이 들어서 스스로의 잠재력을 놓아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