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man] 처럼 시리즈를 처음부터 Reboot하는 줄 알았는 그게 아니더군요. 오리지널 시리즈 (Predator 1, 2)의 새로운 후속편이었습니다.  좀 더 엄밀히 말한다면 이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오리지널인 1 편의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 분기된 평형 우주 - 2 편이나 AVP들이 존재하지 않는 - 의 미래에서 일어난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 자체도 거의 1 편의 오마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굉장히 많은 부분들을 따오거나 빌려와 재조립하고 있더군요.  제작자인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1 편의 광팬이라는 얘기가 정말 사실인가 봅니다 (하다못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흘러나오는 음악까지도 그렇습니다.  이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틀림없이 그 부분에서 실소를 짓지 않을 수 없겠죠, 저도 그랬었고).


1 편의 그림자를 지운다면 영화 자체는 범작의 수준을 벗어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플롯도 군데군데 구멍들이 보이고 캐릭터들도 다들 이런 장르에서 한두 번씩은 나온 애들이며 액션씬들도 그냥 그럭저럭 볼만한 수준을 벗어나긴 힘들겠지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오리지널을 배제한다는 건 수퍼맨한테 크립토나이트를 안겨주고 싸우라는 것과 비슷한 얘기일테니까요.  적어도 1 편을 재미있게 봤던 사람이라면 MUST-SEE  MOVIE는 아니더라도 극장에서 돈을 내고 볼만한 가치는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리즈의 팬들 - 특히나 저처럼 1 편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챙겨볼 영화겠고요.  개인적으론 흥행에 성공해서 이 영화의 후속편이 나오는 걸 바랍니다.


배우들은 전체적으로  자기 몫을 다 하더군요. 주인공 격인 애드리언 브로디는 캐스팅 때부터 찬반이 갈리긴 했지만 역시나 이름값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1 편의 주지사님을 본딴답시고 근육만 우람한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보다 백만배 나은 선택이었죠.  시리즈의 전통인 남미 출신 히로인을 연기한 앨리스 브라가는 기대치를 넘는 수준이었고요.  다만 토퍼 그레이스는 너무 전형적으로 나와서 낭비되더군요.  그때문에 후반부의 클라이막스 부분이 좀 김이 빠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나머지야 예상대로 충실한 "사냥감" 역할들을 해 주었고. 

(아, 그리고 이런 장르에서 꽤 유명한 분이 깜짝 출연을 하십니다.  반가운 얼굴이긴 한데......)



P.S.: 마지막에 노골적으로 "후속편을 기대하세요"를 암시해서 혹시나 쿠키가 있나 기다렸는데 그건 없더군요. 참고들 하시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8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8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64
124197 가을인지 알았는데, 다시 여름..(9월 더위) [2] 왜냐하면 2023.09.06 228
124196 프레임드 #544 [4] Lunagazer 2023.09.06 79
124195 이런저런 사운드카드들 잡담 [2] 돌도끼 2023.09.06 189
124194 스트릿개그우먼파이터2 [2] 왜냐하면 2023.09.06 355
124193 국민의 힘 싫어하지만 정권교체하려고 대통령 된 윤석열 녹취록 [2] 상수 2023.09.06 804
124192 아드만 스튜디오X넷플릭스 신작 치킨 런: 너겟의 탄생 공식 티저 예고편 상수 2023.09.06 180
124191 오늘 아침에 맨유 안토니 여친 폭행설 생각했었는데 daviddain 2023.09.05 139
124190 [영화바낭] 30년 묵은 구닥다리 스티븐 킹 영화, '욕망을 파는 집'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09.05 317
124189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리스트 상수 2023.09.05 195
124188 프레임드 #543 [4] Lunagazer 2023.09.05 90
124187 크리스마스 캐롤과 오만과 편견 [2] catgotmy 2023.09.05 158
124186 [김규항의 교육·시장·인간](1)부모 자본가의 출현, (2)반공 노인과 반페미 소년 [1] ND 2023.09.05 332
124185 알기만 하던 용각산 생전 첨 먹어봤는데 [3] 가끔영화 2023.09.05 252
124184 점심에 햄버거 먹고 떠오른 잡상 ㅡ 축구 얘기 싫으신 분은 패스 [1] daviddain 2023.09.05 156
12418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3.09.05 512
124182 혹시 일본 음악 중 가사가 참 특이하고 좋다. 그런 음악 있으세요? [5] 한동안익명 2023.09.05 343
124181 [넷플릭스바낭] 순수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려 보아요. '바이올런트 나잇' 잡담입니다 [14] 로이배티 2023.09.04 515
124180 맥도날드 새 광고 - 주문하시겠어요? (60초 버전) [3] 상수 2023.09.04 337
124179 일본영화 고지라-1.0 예고편(11월 3일 일본공개예정) 상수 2023.09.04 179
124178 에피소드 #53 [6] Lunagazer 2023.09.04 8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