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룡과강에서 황인식

2024.07.28 17:29

돌도끼 조회 수:162

황인식 선생은 한국 합기도계의 거물입니다.

70년대 초에 홍금보 모영 황가달 등 당시 골든하베스트 소속 신인 배우들이 한국에 와서 합기도와 태권도 등을 배웠던 적이 있습니다.


이소룡이 '이삼각'이라는 별명과 함께 홍콩 영화계에 발차기 액션을 처음 선보였고,

홍콩 지역은 남파무술이 성행하는 곳이라 발을 공격무기로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거든요.

그렇게 손기술 위주의 영화만 보던 홍콩 관객들은 이소룡의 발차기를 보고는 뒤집어졌습니다.

이소룡의 발차기는 미국에 있는 동안 이준구 등 한국계 태권도인들과 교류를 통해 습득한 거라고 하고요.


발차기의 중요성을 깨달은 홍콩 영화쟁이들은 홍콩에서는 보기 드문 발기술을 찾아 한국과 일본에 눈을 돌렸고,

그중에 황풍감독은 한국 합기도와 태권도에 주목합니다. 그래서 아예 배우들을 한국에 보내 연수를 시킨거라고 해요.

그렇게 습득한 합기도는 모영이라는 배우를 대표하는 무술이 되었고,

홍금보는 이때 배운 양발로 날라차는 기술이 평생 시그니쳐 피니시 무브가 되었습니다.


황풍감독은 곧장 합기도 홍보영화 [흑연비수]를 만듭니다.

여기에는 홍콩배우들 뿐 아니라 합기도 협찬을 한 한국측 인사들도 조연으로 참가했고 이렇게해서 황인식은 홍콩영화계에 진출하게 됩니다.

[흑연비수]의 촬영현장에 이소룡이 구경을 왔고, 그 뒤로 황인식이 [맹룡과강], 모영이 [용쟁호투]에 출연하게 됩니다.


[맹룡과강]에서 황인식은 이태리 깡패들이 이소룡을 상대하기 위해 초대해온 가라데 고수역으로 출연했는데,

미국 가라데 고수로 나온 척 노리스가 끝판왕으로 나와 이후 전설이 된 것과는 달리,

황인식이 연기한 일본 가라데 고수는 정말 찌질하게 나와서...

한국팬들은 이소룡이 본인보다 실력이 뛰어난 황인식을 견제해서 일부러 찌질한 역할을 줬다는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ㅎㅎ

확실히 실력에 비해 너무 미천한 역이다 보니...


그래도 [맹룡과강]이 황인식 출연작들 중 가장 인지도가 높다보니 이 영화가 황인식의 대표작이 되어버렸습니다

(그건 [용쟁호투]에 출연한 모영도 마찬가지 신세...)

황인식이 이소룡을 만나서 하는 대사

'오마이가탕룽가'는 일본팬들 사이에서 나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식으로 하자면 '오마에가탕룽까')


이소룡도 나름 찔렸던지 다음작품 '사망적유희'에서는 정식으로 황인식과 대결하는 장면을 넣기로 약속했다는데.....(...)




황인식은 한동안 한국에서 이런저런 액션영화의 주인공으로 활약했지만 그런 영화들은 해외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못한데다 국내에서도 잊혀졌고,

해외영화 출연작이 몇편 안되다 보니 결국 [맹룡과강]이 대표작이 되어버렸더랬는데,


[흑연비수]에 엑스트라로 참여하면서 황인식을 존경하게된 성룡이 [사제출마]의 끝판왕역으로 캐스팅합니다.

당시 영화계 은퇴중이던 황인식을 성룡이 직접 찾아와 모셔다 출연시켜 남들은 무술배우에서 은퇴할 나이에 다시 복귀,

역사상 가장 성룡을 고전시킨 악역으로 다시 한번 이름을 날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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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룡과강] 촬영당시 사진이라네요. 영화에선 저런 분위기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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