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5 11:05
한국 게이머 커뮤니티의 중론(?)은 엑스박스는 망한 게임기 취급이고 마소는 뻘짓하는 곧 게임 접을 회사 취급이죠.
한국 '콘솔 게이머'들이 전통적으로 일본 게임 & 플스 친화 성향이 강한 것도 있고, 거기에 루리웹 같은 일본 취향 커뮤니티와 거기서 활동하는 업자들이 부채질도 열심히 하구요. 거기에 덧붙여서 근본적으로 마이크로 소프트가 이번 세대(엑스박스 원)들어 한국 시장을 워낙 소홀히 한 탓이 크고 그렇습니다만.
실상은 뭐 플스가 이번 세대 워낙 잘 나가서 그렇지 엑박도 충분히 잘 팔리고 있고 마소도 게임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게임계의 넷플릭스가 되겠다!'고 대놓고 선언하면서 게임 컨텐츠를 갖고 넷플릭스처럼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게 꽤 쏠쏠해요.
몇 달 전에 서비스 런칭 프로모션으로 할인 행사를 하길래 대략 12~13만원 정도 들여서 3년치를 구독해 놓았는데, 그동안 그 서비스로 플레이한 게임들을 가격으로 따져보면 이미 그 돈은 훨씬 넘었구요, 아직도 기간은 2년 반이 남았죠.
그리고 오늘 새벽에 마소에서 또 자체 행사를 하면서 이것저것 발표를 했는데,
이런 게임
저런 게임
그런 게임들의 발표도 있었지만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위에서 얘기했던 게임 구독 서비스에 추가될 게임들 예고였지요.
오늘 당장 나온지 몇 개월도 안 된 '레이지2'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DE' 등등이 추가되었고 올 연말에는 '위쳐3'와 '다크사이더스3',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2' 등이 추가된다고 하구요. 내년 예정은 '오리와 눈먼 숲', '웨이스트랜드3' 에다가 '용과 같이' 시리즈 세 편과 파판 시리즈 열 편(...) 등을 기본으로 깔고 가면서 앞으로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제작해서 내놓는 게임들은 모두 발매 당일에 등록, 제공됩니다.
뭐 깐깐하게 따지면 최신 대작은 자주 들어오는 편이 아니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게임이 떡하니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고 그렇습니다만.
사실 매달 게임 서너개씩 엔딩 보는 하드 게이머들이 아니면 이런 서비스 구독이 가능하면 돈을 엄청 절약할 수 있죠.
신작 게임 두어개 살 돈으로 1년을 버틸 수 있으니까요. 헤일로, 기어즈, 포르자 시리즈 같은 마소 게임들이 일단 다 발매시 무료이기도 하구요.
참으로 성실하게 넷플릭스를 벤치마킹해서 게임 스튜디오를 여럿 인수한 후에 제작비 덜 들어가는 가벼운 게임들을 양산해내고 있으니 앞으로 컨텐츠 모자랄 일도 별로 없을 것 같구요.
그리고 여기에다가 지금 한국에서도 베타 서비스를 하고 있는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폰이나 태블릿으로 게임을 '스트리밍'해서 즐기는 개념입니다)가 결합되면 대략 10년쯤 후에는 마이크로 소프트가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큰 손으로 군림하게될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아마도 제가 환갑(...)쯤 되면 게임 콘솔이라는 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지도.
음. 그건 좀 아쉽네요. ㅋㅋㅋ
2019.11.15 11:14
2019.11.15 11:34
결국 물리적으로 소유하는 것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인데. 20세기에 자라난 사람으로서 이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지만 또 편한 건 좋은 거고... 뭐 그렇네요. ㅋㅋ
2019.11.15 11:19
확실히 세상이 뭔가 변하고 있다고 느끼는게 소유의 개념에서 '공유' '네트워크'이런 방향으로..서비스가 나오고 있는거 같아요..
2019.11.15 11:35
이러다 뭔가 세상에 변(?)이 생겨서 네트워크가 한 방에 허물어지는 그게 바로 생지옥이겠구나... 라는 망상도 종종 하게 됩니다. ㅋㅋㅋ
2019.11.15 11:44
게임패스 좋은 점이 그런 거죠. 어차피 추가금이 들지 않으니 게임이 좀 허술해도 그러려니하고 큰 슬픔 없이 엔딩 볼 수 있는. 관대한 게이머가 된다고나 할까요. ㅋㅋ 전 넷플릭스 볼 때도 그렇거든요. 어지간하면 크게 실망을 안 해서 소감도 좋아지는 효과가.
캡콤은 뭐 일단 최신작인 몬스터헌터-월드랑 데빌메이크라이V, 바이오하자드2 리메이크가 모두 게임패스에 있으니 이 정도면 괜찮아 보입니다. 귀무자는 캡콤이 거의 버린 분위기로 가는 ip라... 최근에 리마스터 내면서 간을 보긴 하던데 신작을 만들지 모르겠어요. 게임패스 등록은 둘째치고 말이죠.
웨이스트랜드는 옛날식 서양 rpg 익숙하신 분들에게만 추천합니다. 그리고 아마 한글 자막 없을 테니 영어 능력자에게만(...)
게임패스 게임들을 미리 받아 놓아도 어차피 나중에 그 게임이 계약 종료로 라이브러리에서 내려가면 하드에 받아 놓아도 플레이할 수 없게 되는 걸로 알아요. 로딩 속도 줄여본다고 외장 ssd 쓰는 경우는 봤지만 대용량 저장소에 미리 받아놓는 건 실익이 별로 없으실 듯 하니 비추천을.
마지막으로... 엑박을 몇 세대 써 보니 이게 초기 물량들은 대체로 아주 잘 뽑혀 나오는데 좀 뒤에 나오는 것들은 퀄리티 관리가 잘 안 되거나 하나 봐요. 저는 구 엑스박스 원과 엑스박스 원 엑스를 모두 발매시에 구입해서 썼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쌩쌩하게 잘 돌리고 있거든요. 내구성이 개복치급이라니 위로의 말씀을... ㅠㅜ
2019.11.15 13:22
전통적인 콘솔 게임의 플레이타임(15시간~60시간)이 구독 경제와는 미스매칭되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플레이타임이 더 짧아지고 간결해져야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9.11.15 13:28
그래서 요즘 마이크로소프트가 또 집중하고 있는 게 경쟁형 멀티플레이 게임이죠.
걍 접속해서 두어판 총질 & 레이싱 하고 끄기. 인기 많은 총질 게임들 같은 경우엔 요즘 싱글 캠페인은 없어도 되는 사족 취급이구요. ㅋㅋ
애플도 몇 달 전에 구독형 게임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출시한 게 생각나네요. 독점이든 아니든 10만달러인가 100만달러를 선지급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게임시장도 달라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