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스포일러)

2019.10.03 21:19

사팍 조회 수:728

보통의 영화에서 악당은 강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인공이 악당을 이겨나가기를 관객이 응원하게 되죠.


이 영화는 기묘합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강력한 조커의 이미지를 파괴해요. 유능하지고 발상을 뛰어 넘지도 못하는 찌질한 조커의 탄생입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난 후 이 영화가 상을 받았다는데 주목했습니다.


상이라는게 세계가 관심 있는 부분을 건드려 줘야 주거든요.


기생충과 조커를 봤을 때 분명히 점점 가속화되는 양극화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커와 배트맨의 탄생을 풀어가는 영화로 별로 좋은 선택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조커는 영화의 말미에 완벽하게 기괴해졌지만 여전히 유능하지도 발상을 뛰어 넘지도 못하는 찌질이니까요.


이 영화를 보면서 옛영화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을 한 코미디의 왕(1982)가 그것입니다. 플롯이 정말 비슷합니다.


이 영화가 코미디라면 조커는 같은 플롯으로 진지한 드라마를 만들어 냈습니다.


코미디의 왕은 로버트 드 니로가 코미디의 왕이 되고 싶어 유명 토크쇼에 출연을 하려고 노력하는 이야기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는 조커에서 유명 토크쇼의 진행자로 나옵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감독이 세팅을 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아버지 없는 아들이라는 플롯을 얹지면 만들어지는게 바로 조커입니다.


보통 이 플롯은  아버지 없는 아들은 산업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아버지 역할을 배우지 못한 아들에 관한 이야기인데 과거 20세기 우리나라 영화에서 많이 보여졌던 남자 주인공의 전형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방황을 하고 몸으로 부딪치면서 역할을 배웁니다.


좀 올드하죠. 이 부분이 분명 호불호의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 플롯을 차용합니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진짜 아버지는 만날 수 있는가? 모든 기성세대에게 배반을 당한 주인공은 어떤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가?


이것이 이 영화 내용의 전부입니다. 연기와 미장센을 걷어낸다면 진부한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조커의 정신병력일 이용한 두 개의 속임수를 사용한 것도 별로였습니다. 재벌이면서 배트맨의 아버지인 토마스 웨인이 과연 조커의 아버지일까? 조커는 자신을 구원시켜줄 여인을 만난 것인가?


둘 다 조커의 정신병을 좀 더 부각시키는 역할을 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직설적이고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그런 점에서 상을 받았겠죠.


고담이 왜 혼돈에 빠질 수 밖에 없는가라는 물음의 답이고 우리의 세계는 고담을 닮았는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영화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90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23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672
110291 이자즈민 정의당 입당 [38] 사팍 2019.11.04 1415
110290 날씨의 아이 큰 스크린으로 못본게 아쉽네요 [2] 파에 2019.11.04 545
110289 진중권 전라인민공화국에 대한 궁금증 [21] 도청이본질 2019.11.04 1441
110288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잡담.. [11] 폴라포 2019.11.03 915
110287 탑텐 의류 후기, 순항 중인 기생충과 아시아 영화판 잡설 [16] 보들이 2019.11.03 1332
110286 [바낭] 사우어크라우트 후기, 무김치들 담기 [4] 칼리토 2019.11.03 870
110285 스포] 방탕일기, 잭 라이언, 우리는 모두 봉준호의 세계에 살고 있다 [22] 겨자 2019.11.03 1498
110284 [바낭] 다들 로망의 지름품 하나 쯤은 있지 않으십니꽈 [34] 로이배티 2019.11.03 1119
110283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스포일러) [4] 메피스토 2019.11.03 644
110282 [KBS1다큐] 더 플래닛스(The Planets, 2019) [2] underground 2019.11.03 3259
110281 26살 틸다 스윈튼 [1] 가끔영화 2019.11.03 887
110280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10] 어디로갈까 2019.11.03 1192
110279 [넷플릭스] 데렌 브라운의 종말과 공포를 보고 있습니다 [6] 노리 2019.11.03 1252
110278 이런저런 일기...(여혐, 제보자) [3] 안유미 2019.11.03 701
110277 잡담 아래 옛게시판 포함 게시글 사진이 보이는데 [1] 가끔영화 2019.11.02 552
110276 인도네시아 영화 레이드 말고 본 살인자 말리나의 4막극(스포일러 있음) 가끔영화 2019.11.02 690
110275 오늘 밤 8시 5분 시사기획 창 - 오지않는 청년의 시간 예정수 2019.11.02 530
110274 공무원 내년 3만여명 채용한다..29년 만에 최대 [18] Joseph 2019.11.02 1472
110273 [게임판바낭] 팝콘 씹으며 구경하는 즐거운 '데스스트랜딩' 메타 리뷰 사태 [12] 로이배티 2019.11.02 782
110272 블리즈컨 2019 감상 [1] 날다람쥐 2019.11.02 42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