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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2 18:37
(1) "어린이의 채식은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제가 아는 바 대로라면 주류 영양학계의 일치된 견해가 아닙니다. 일부 논쟁이 있지만 the American 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 Dietitians of Canada, the Australian National Health and Medical Research Council, New Zealand Ministry of Health, Harvard Medical School, British Dietetic Association등 다수 전문기관과 조직들이, 전 생애주기(임신기와 영아기, 유아기를 포함하여)에서 채식주의가 적절한 관리를 포함한다면 건강상 이득을 제공할 수 있고, 영양학적으로 적합하다고 말합니다. 원문들은 영문 위키피디아 vegan 페이지에 걸린 출처링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페이지에 반대하는 기관은 독일 German Society for Nutrition 정도인데, 이 기관 역시 "영유아에 대한 채식주의를 추천할 수 없다"는 정도의 반쯤 발빼는 주장을 내어놓던 걸로 기억합니다.
가져오신 MBC 채식의 배신 다큐멘터리는,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한 가정을 표본으로 삼았으며, 그 표본의 수 자체가 적었으며, 여타의 변인들이 통제되지 않은 채 방송된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인용된 전문가 의견은 근래의 연구들과 명시적으로 불일치하기까지 합니다. (비타민 B12가 동물성 식품을 통해서만 획득가능하다는 주장은, 김과 파래를 통한 섭취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조사된 이후 완전히 거짓이 되었고, 그 전에도 효모발효된 비건 멀티비타민이나 뉴트리셔널 이스트 등을 통해 섭취가능했기에 참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더 상세한 전문가 반론은 다음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vegedoctor.org/?p=12625
"기본적으로 인간은 잡식이고 한쪽으로 치우친 식단이 좋을 리가 없다"라는 주장은 분홍돼지님의 개인적인 견해로, 이 견해를 지지할 수 있는 주류 영양학계의 전문가 의견을 저는 찾아내기 어려웠습니다. 영유아, 아동기에는 논쟁의 여지가 일부 남아있기는 하지만, 성인의 채식주의가 건강상 유해하다는 견해는 일반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 비과학에 근거한 안아키와 채식주의를 동급으로 놓는 건 다소 오버하신 것 같습니다.
2019.12.22 20:36
벨기에 정부 자문기구인 벨기에 왕립의학원에서는 완전 채식주의 강요하는 부모, 기소 돼야한다는 내용이 담긴 법률 의견서를 발표했다고 합니다.
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523601005&wlog_tag3=daum
스웨덴에서는 18개월 딸에게 채식 식단을 제공하다가 징역형을 받았고, 호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네요. 우리나라는 아래와 같이 비슷한 사례가 방송에 나온 경우가 있습니다.
https://fun.jjang0u.com/chalkadak/view?db=160&is_mobile_view=off+class%253Df_link_bu+f_l&no=422666
위의 사례에서는 채식만 해온 아이는 근육이 부족하고 발육이 부진하며 부모도 B12가 공통적으로 부족하다고 하네요. 제가 안아키와 동급으로 비교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사례 때문에 그렇습니다. 주류 영양학계에서 주장하는 것과 일반인의 사례는 다를 수 밖에 없거든요. 성인이 하는 채식에 대해서는 저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성인이기 때문에 더 이상 성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요즘과 같은 영양이 과하게 공급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적당한 채식이 몸에 좋을 수 있으니까요. 저 자신도 고기를 먹을 때에는 꼭 쌈을 같이 먹거나 샐러드를 곁들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의 채식과 어린이와 청소년기의 채식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에는 고른 영양소가 필요하고, 채식주의의 적절한 관리만 있다면 영양학적으로 적합하다고 하지만, 문제는 그 적절한 관리를 일반인이 얼마나 따라 갈 수 있느냐 입니다.
길실밥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영양학적으로 적절한 교육이 이워지지 못한 가정은 생각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고기와 채소가 어우러진 고른 식단을 먹이기도 어렵다고 토로하는 판국에 채식만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을까요? 그것이 위와 같은 결과이며, 고른 식단을 제공하였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끝으로 한쪽에 치우친 식단이 좋을리가 없다는 주장은 제 생각입니다.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결론이기도 합니다. 주류 영양학계 전문가들까지 찾지 않더라도 가리지 말고 골고루 먹으라는 말씀은 어린 시절부터 들어온 것 같은데, 굳이 누구의 이름을 빌려올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2019.12.22 21:25
2019.12.22 18:5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채식'만 나오면 분노하고 증오하는 이들이 점점 많이 보여 당황스러울 지경이에요. 하긴 많은 이슈에서 그저 자신과 다른 의견인 것만으로도 거품물며 욕을 하고 그러는 게 어느새 이 나라에서는 평범한 일이 된 것 같긴 합니다만 갈수록 노골적이고 즉발적이 되어갑니다.
2019.12.22 19:49
2019.12.22 22:06
그러게요... 근데 꿋꿋하게(?) 계속 화내는 사람들을 더 많이 접한 것 같아 의아합니다.
2019.12.22 20:33
2019.12.22 20:53
정말 그래요; 논점 조정이 안 된다는 말씀 특히 공감합니다.
2019.12.22 18:58
2019.12.22 21:46
2019.12.22 19:51
2019.12.22 20:35
2019.12.22 20:09
2019.12.22 20:36
2019.12.23 02:03
2019.12.23 11:42
2019.12.23 13:13
2019.12.23 02:03
채식나치라는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곧 나타날지도 모르겠군요 (벌써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본문과 댓글 모두 잘 읽었어요. 지금 당장 확실한 대안을 명확하게 내올 수 없다고 해도 문제의식을 갖는거 자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9.12.23 11:48
채식나치는 별로 못 들어봤지만, 채식주의자는 정신병자라는 표현은 요새 유행이더라고요. PC 진영에 일단 나치, 정신병자를 붙이는 흐름이 남초등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2019.12.23 06:49
다른 고기는 잘 먹으면서 개고기에 대해서만 난리치는 사람들보다는 이런 채식주의 주장이 비겁하지 않게 보입니다.
2019.12.23 11:54
개고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에 농장동물 등에 대한 동물권운동을 병행하고 있음에도, 그러한 사정은 살피지 않고서, 개고기만 반대한다고 취급하는 분들이 많은 것도 분명한 현실이죠. 채식주의자, 동물권 운동가들에게 자기모순적이라는 틀을 뒤집어 씌우고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사실 PC 진영의 '완벽하지 못함'을 '자기모순, 위선'으로 치환하려는 안티PC 진영의 오래된 전략이기도 하고요.
반려동물 식용금지 운동이 먹을 수 있는 종과 사랑-교감을 나누는 종간의 임의적 구별을 강화하려는 육식주의 이데올로기에 기여하는지, 혹은 그로 인해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 얻어내는 동물처우의 개선가치들이 더 큰지를 두고 보면, 제 판단은 후자쪽으로 기우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채식주의 커뮤니티에 속하다 보면, 반려동물을 사랑하다가, 농장동물이 내 반려동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채식주의로 전향하는 분들이 참 많이 보이거든요.
2019.12.24 03:03
글쎄요, 님이 롤모델로 생각하시는 전투적 페미니즘이 마초와 수구꼴통들을 상대하기보다 만만한 성소수자와 어린이들을 타겟으로 삼았던 적이 많았던 점에 비추어보면 전투적 개빠들이 소 돼지를 자기 운동의 희생양으로 삼으리라는 짐작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2019.12.24 12:41
2019.12.24 13:50
그냥 자유로운 짐작이라기보다는 과거의 사례로부터 도출된 합리적인 추정이겠죠.
2019.12.24 16:30
반려동물식용금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생활맥락을 파악하는 관점의 합리성 문제는, 본격 논의하려면 또 별도의 논증이 필요한 논점일테니까요. 하여간에 그렇게 생각하신다는 걸 잘 알겠습니다.
2019.12.25 00:32